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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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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 경민
  • 작성일 : 05-02-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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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인사를 빼면 거의 처음 남기는 포스팅입니다. 그동안 주욱 눈팅만 하면서 지냈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잡담을 남기고 싶어집니다.

약속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고, 사무실에서 그 동안 시간을 죽이며 웹서핑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좀 더 정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만 좀처럼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아마 제가 아껴 쓰던 물건이란 것을 처음 남에게 넘겨주러 가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냥...일하기 싫은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서두요. (사실 후자 쪽일 확률도...만만치 않습니다;; )

작년 여름에 사서 써 오던 카메라를 오늘 팔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참 이상합니다. 저는 원래 제가 쓰던 물건을 남에게 잘 주지 못하는 성미라, (제가 깨끗하게 쓰던 물건을 남이 가져가서 무얼 할 지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ㅠ_ㅠ) 컴퓨터 한 대를 이리저리 뜯어내가면서 7,8년씩 재활용을 합니다. 이 카메라도 계속 끼고 살면 좋겠지만, 갖고 있다 한들 계속 쓰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시간이 충분히 지난 셈이지요.

작년 여름,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 오던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장만했던 카메랍니다. 제게 처음 사진 찍는 재미를 가르쳐주던 친구였는데요, 하하, 우정이 쉽게 애정으로 변할 수는 없더군요. 또 언제까지나 이성이면서도 순수하게 친하기만 한 친구를 두기도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결국은 이제 영영 안 보는 사이가 됐죠.

헤어지기로 결정한 다음, 2, 3주일 정도 몸이 안좋았습니다. 기력이 없어서 그 해 여름 예정해 두었던 여행을 못 가게 됐죠. 그 돈을 털어 저 카메라를 샀었습니다. 작년 6월의 일이니 이제 8개월 남짓 지났군요. 경험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사건 덕택에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동아리가 산산히 쪼개지고 말았습니다.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는 생각에 정말 괴롭고 슬펐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만나기는 합니다만, 모두 같이 재미있게 놀았던 옛날 그 때를 돌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어쨌든 시간이 약이긴 한가 봅니다. 가끔 생각하면 역시 울분(?)이 치솟을 때가 있긴 하지만 이젠 뭐...

그러니 이젠 보내 줘야죠. 결국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을 테니까요. 기억...정도나 결국 평생 끼고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때가 되어 자기에게 찾아오는 것이 있다면 담담히 받아들이고, 때가 되어 인연이 끝나는 것이 있다면 또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에고 참, 어르신들 많으신데 제가 잘난 척이 심하군요. -.-

뭐, 그렇습니다. 다음 주에는 동경에 갑니다. 카메라 가게도 한 번 들러 볼 생각입니다. 실은 이번에, 국내에는 씨가 말라 있는 Contax의 ARIA를 업어 올 예정이었는데 오후에 잠시 만나 뵈었던 같은 회사의 다른 분께서, '아무리 ARIA라도 렌즈를 마운트하면 무겁다! 크기와 무게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냥 라이카의 세계로 오는거야~ CL이 제일 가벼워!' 하고 꼬시는 말에 지금 귀가 펄럭펄럭합니다. 저도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습니다. 에휴. 간 김에 일단 한 번 만져 보기는 하겠지요. 개인적인 이유지만 남대문보다 일본 카메라 가게가 더 맘 편한 건 사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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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병규님의 댓글

이병규

동경에 가면 몇군데 자주 들르는 상점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나가노역에 근처에 있는 후지야 카메라점을 자주 들르곤 합니다. 한번 들러 보세요.. 비교적 크고 저렴한 중고카메라 상점입니다.
상점이라고 하긴 그렇고... 회사 이죠.

신쥬꾸역에서 전철로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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