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라이카 렌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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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전우현
- 작성일 : 04-10-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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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헐값(?)으로 얻은 35밀리 즈미크론 1세대는 그야말로 내가 이런 마(?)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세밀하면서도 투명한 듯한, 주위로 갈수록 개방에서 느껴지는 비네팅과 해상력의 떨어짐은 분명 대부분 사람들이 지적하는 렌즈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임이 분명할지인데도 나에게는 좋게만 보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언젠가 개방에서 1/15로 찍은 집사람의 인물 사진은 그야말로 눈물이 나올만큼이나 감동적이었고, 유럽에 가지고 간 이 렌즈는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촉촉하게 부드러운 색감을 보여준, 나도 놀라고 현상소 아저씨도 같이 놀랐던 기억이 있는 렌즈이다. 이 렌즈로 하여금 내 친구는 급기야 라이카로 돌아 서게 되었고, (니콘 필카, 디카 유저인 그는 물론 아직도 니콘을 사용중이지만...) 라이카 렌즈 중에 가장 손에 넣고 싶은 제 1호 렌즈를 이 렌즈로 꼽는다. 이곳 라이카 클럽 회원분들은 워낙 점잖으시고 (^^) 예의가 있으셔서 렌즈에 대한 이러쿵 저렁쿵의 발언을 하는 것을 대단히 자제하고 계시는 터라, 아마도 이러 글을 올리는 나 같은 초보를 보시면 코 웃음 치실테지만, 라이카 클럽을 항상 좋아 하면서도, (예를 들면 장터라던가 갤러리는 항상 좋은 글과 좋은 매물이 많아서, 그리고 매매의 매너가 아주 좋아서) 재미있는 글들이 그다지 많이 올라오지 않는 다는 것에서 좋든 나쁘든 읽을 거리를 가끔이나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올려 보자는 것도 일종의 의도인지라, 모두들 너그러히 이해해 주시리라 (지금껏 그래 주셨듯이) 여기고 편안하게 이 글을 적는다.
50밀리 엘마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나의 애마 M6 TTL을 헐값(?)에 처분했다. 위에서 언급한 친구에게 넘겨버린 것이다. 물론 그 친구가 그 렌즈와 내 라이카를 평소에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것을 눈치챈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나로서는 도저히 아내에게 손을 벌릴 염치도 없어서 이다.
이제는 라이카 렌즈가 많이 없어 졌다. 잠시 니콘 렌즈 한둘을 모으는데 자금을 다 날렸을 뿐아니라, (그 멋진 F3HP!) 친구에게 넘기기도 하고, 이제는 사실 라이카 장비는 2개 밖에 남지를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6군8매와 50밀리 녹티룩스. -> 이 둘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렌즈이거니와 한번 팔아서는 도저히 다시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나의 애마와 엘마 ^^를 팔게한 장본인은 바로 35밀리 즈미룩스이다.
즈미룩스를 평소에 탐탐치 않게 여기던 나에게 어느날 갑자기 충격으로 다가운 일본 한 웹페이지의 사진은 나로 하여금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고, 관련 자료를 모으고, 선배들에게 문의하고 (죄송합니다 ^^)... 약 1개월의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구.입.해.야.겠.다" 였다.
하지만 올드 단렌즈로 이렇게 비싼 렌즈가 또 있을까? 물론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것은 워낙 흔치않은 아이템이라 (듣기로는 생산이 1600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50년 가까이 되어 가는 이 렌즈의 수명을 감안하면 제대로 남아 있는 것은 도대체 몇백개나 될 것인가?)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하기야 나라도 이 렌즈의 주인이 된다면 앞으로 정말 어떤 문제, 예를 들자면, 렌즈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지, 혹은 결과 물에 실망을 한다던지 하는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절대로 장터에 내 놓지 않을 것은 분명할 것이다. 나중에 내 아들이 장성하여 "아버지, 그 렌즈를 저에게 주십시오." 하면 그때도 사실 망설일터인데!
어줍잖은 경험으로 옥션이나 이베이도 둘러 보았다. 좋은 매물이라고 생각하여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문제있는" 물건, 황당한 "판매자"라는 말을 듣고 답답해 오던차 우연찮게 들어온 정보와 여러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모두 나 보다 엄청난 연장자들 이시며, 더군다나 모두들 아주 바쁘신 분들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드디어 구입에 이르렀으니...
이제 렌즈 도착이 약 3시간 남았다. 점심 식사를 시켜놓고 어디로 들어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허둥지둥 먹고, 선뜻 다가온 병원 창문밖으로 다가온 낙엽들에게서 남보다 늦은 가을을 느끼면서 담배를 피우다 보니 선뜻 라이카 클럽에 "자랑"이 하고 싶은 진 것일게다. 그런 거겠지....
인화도 귀찮고, 자가 현상도 귀찮고, 현상소의 다양한 취향(?) 덕분에 네가필름도 접은 시점. 집에 있는 냉장고에는 김치가 아니라, 온통 RVP, E100VS뿐이니... 그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찍을 거리가 없다는 핑계로, 바디와 렌즈도 없다는 이유로 저장만 해 놓아던 나의 필름들을 이제 한롤씩 꺼내어 요리를 시작해야 겠다. 좋은 명기를 손에 넣었으니, 당연히 그래야 겠지. 쓰면 쓰수록 더욱 새롭고, 튼튼해 지고, 애착이 간다는 것이 이 세상이 어디 흔하겠냐만은 그래도 이 라이카 렌즈들만큼은 그런 "황홀함"을 건네 주기에, 나는 사실 사진기로서, 렌즈로서의만의 라이카, 라이츠가 아니라, 나의 애장품이자, 어른이 되어 찾게된 나의 장난감이며, 술도 먹지 못하는 나에겐, 유일한 호사스러운 사치품으로 생각한다.
3시간 후에는 도착한다...
(내용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일본 자료를 찾는다고 워낙 일본웹번역기를 읽다 보니 웬지 다시 읽어 보니 제 글이 일본웹번역기 문체같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댓글목록
류중래님의 댓글
류중래
사치스런 가격에 사치스런 사진을 만들어주는 멋쟁이 렌즈라고 말하고 싶군요.
어쨋든 명품 구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사진 많이 올려주셔서 감상하게 해 주세요.
전우현님의 댓글
전우현
큰 도움을 주신 여러 라이카 클럽의 선배님들께, 이 글을 빌어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구에서 전 우 현 드림.
오기동님의 댓글
오기동
라이카에서 들이지 말아야 할 곳에 발을 들이셨군요..ㅎㅎ
이제부더 엄청난 탐구와 고난?, 고뇌?, 그리고 지갑이 항상 비어 있을 재앙을 만나 셨습니다..
그 어러움들의 폭풍 끝이 나야 안정을 찾게 되고 라이카교에 득도를 하시고 평안하시게 될 것입니다..(그런데 그런 득도를 하신 분들을 만나기 아주 어렵습니다)
저도 그 폭풍이 이제 조금 걷치고 있습니다만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ㅎㅎ
어째든 좋은 랜즈의 구입을 축하?(위로) 드리면 좋은 사진 많이 많이 찍으시기 바랍니다..
저도 1세대들을 좋아 해서 35미리는 니켈엘마(초기형 - 시리얼없고 한바퀴 돌아가는 타입), 즈미크론 6군8매, 즈마론 스큐류와 50미리는 즈마 f2(무코팅),엘마 f3.5, 즈미크론(리지드), 녹티 f1의 초기형, 28미리는 즈마론 f5.6등등...많이도 모았고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ㅎㅎ
사진을 찍으면서 자기를 표현하기도 하고 기록을 하기도 하는 재미?도 있지만 이렇게 카메라 역사의 축이라 할 수 있는 라이카 자체를 즐기는 즐거움도 큰 행복인것 같습니다..
서정현님의 댓글
서정현
친구의 렌즈를 기다리며... 덩달아 제 마음까지 뛰는 것은 무슨 조화 일까요?
평소 준석이 형께 전우현 선생과 제가 "덤 앤 더머"로 불릴 정도이지만...^^
음.. 전선생에게 렌즈 도착하면 바로 문자 보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명 렌즈를 같이 개봉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입니다.
설레는 이 마음... 달랠길 없어..~~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정경용님의 댓글
정경용
엄청나게 잘 나온 사진 한장에, 올드렌즈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져만 갔던 일이 비단 저만의 일은 아니었나봅니다.
날씨가 추워지네요, 감기조심하시고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시길 바랍니다. ^^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쓰면 쓸수록 더 써보고 싶은 랜즈들이지요...올드랜즈..털털하고 고즈넉한 시골틱한 분위기가 자꾸만 노스텔지어를 자극합니다.
흠잡을데 없이 깔끔한 현행 랜즈들에 비해 이 '노스텔지어가' 강력한 마력으로 작용하는것 같습니다.
전우현 선생님이 여기에 걸려 들었다면 다음번 영입 대상은 아마도.......머머 일꺼라고
예상 될려고 합니다....ㅋㅋ
서정현님의 댓글
서정현
음... 같이 보았습니다.... 카리스마와 오우라가 느껴지는 렌즈 였답니다. 쓰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클린한 외모... M3에 장착했을때의 아름다움...
렌즈가 사진을 만들어 줄 것만 같은 느낌이더군요.
부럽다... 부러워...
전우현님의 댓글
전우현
예정보다 30분정도 늦게 렌즈가 도착을 했습니다. 박스를 열고, 비닐을 여는 순간
가죽으로 된 반달형 원통의 가죽 케이스에 든 렌즈를 열어 보고는 놀랐습니다...
아주 이쁘고, 깨끗한 렌즈가 들어 있었습니다. 마운트 부분도 거의 스크래치가 없을 정도로 깨끗한 렌즈더군요.
개인적으로 물론 깨끗한 것을 원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에, 사실 걱정이 먼저 앞서더군요. 과연 이 렌즈를 써야 하는가 컬렉션용으로 두어야 하는가....
이런 걱정에 또 다시 고민하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었지만... 친구 서선생의 말을 듣고 위로가 되어 과감히 M3에 마운트를 하고 찍기 시작했습니다.
"너 말고도 분명히 이 렌즈를 후손(?)들을 위해서 진열장에서 잘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라고 말이죠. ^^
앞으로 마구마구 써 볼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더 렌즈 구매에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구 모임 한번 해야죠?)
전우현님의 댓글
전우현
앗... 이상호님. 제가 말씀드린 렌즈는 그 렌즈가 아니라, Eye 있는 1세대를 말씀드린 것이었습니다. ^^ 하핫. 제가 설명이 아마 애매모호해서 오해를 하신듯....
현재 정확한 홈페이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일본웹 번역기에서 35mm summilux(혹은 스미르크스;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발음하나 봅니다) 1st 혹은 구면 즈미룩스라고 하면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 도움이 안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만... ^^ Aspherical 렌즈 저도 한번 구경해 보고 싶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경향과 다른 렌즈라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