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물이라는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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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상엽
- 작성일 : 04-06-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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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에서 먹은 오물이라는 물고기
시베리아의 정중앙에는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호수가 있습니다. 바이칼 호수. 러시아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진주’라 부르지만 이 호수의 주인이었던 몽골인들은 바이갈(Baigal) 즉 ‘순수한 자연’이라 불렀습니다. 과연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물맛을 어떨까? 요즘처럼 오염된 먹을거리가 판을 치는 세상에 순순한 자연의 맛이라? 이곳에도 바이칼을 물을 길어 만든 생수가 있습니다. 이름은 그대로 ‘바이칼’ 생수. 수심 200미터에서 길어 올린 물이라고 합니다. 이 물이 어찌나 ‘물’ 자체인지 미네랄도 거의 없는 순순한 물 그 자체라고 합니다. 근처 바이칼 박물관에 전시한 이 생수의 샘플은 10년이 지나도 전혀 침전이나 흐려짐이 없었습니다. 생수도 훌륭하지만 이 물이 만든 특별한 맛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오물이라 불리는 생선입니다. 3000만 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바이칼 호수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유종들이 많습니다. 이 중 오물이라는 생선은 오직 바이칼에만 삽니다. 청어처럼 생겼지만 잔가시가 없고 맛은 담백합니다. 한국인들은 신선한 고기만 보면 회를 즐기려 하지만 오물의 진짜 맛은 훈제에 있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다보면 앙가라강과 만나는 호반마을 리스트비얀카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가면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나무상자들을 가지고 오물을 파는 상인들이 잔뜩 모여 있습니다. 이 나무상자들은 아래 화덕에서 자작나무 톱밥을 태워 연기를 내 상자에 담긴 오물을 훈제하는 일종의 이동식 가마들입니다. 나무향이 진하게 나는 30센티미터 정도의 오물 한 마리는 우리 돈으로 3천 원 정도. 생선을 사서 가게로 가져가면 테이블을 빌려줍니다. 대신 보드카 정도는 사야죠. 보드카를 한잔 따르고 맨손으로 오물을 뜯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껍질은 한번에 벗겨지고 단단한 육질의 살이 쉽게 뜯깁니다. 보드카 한잔에 오물 한점. 입안에 도는 구수한 나무향과 산뜻한 생선 비린내, 그리고 순순한 알코올 같은 보드카의 향이 한꺼번에 혼합되어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가게의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같은 바이칼 호수! 홀로 떠나 시베리아 취재 여행 중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낭만이었다. 오물의 맛 다시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시베리아의 정중앙에는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호수가 있습니다. 바이칼 호수. 러시아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진주’라 부르지만 이 호수의 주인이었던 몽골인들은 바이갈(Baigal) 즉 ‘순수한 자연’이라 불렀습니다. 과연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물맛을 어떨까? 요즘처럼 오염된 먹을거리가 판을 치는 세상에 순순한 자연의 맛이라? 이곳에도 바이칼을 물을 길어 만든 생수가 있습니다. 이름은 그대로 ‘바이칼’ 생수. 수심 200미터에서 길어 올린 물이라고 합니다. 이 물이 어찌나 ‘물’ 자체인지 미네랄도 거의 없는 순순한 물 그 자체라고 합니다. 근처 바이칼 박물관에 전시한 이 생수의 샘플은 10년이 지나도 전혀 침전이나 흐려짐이 없었습니다. 생수도 훌륭하지만 이 물이 만든 특별한 맛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오물이라 불리는 생선입니다. 3000만 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바이칼 호수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유종들이 많습니다. 이 중 오물이라는 생선은 오직 바이칼에만 삽니다. 청어처럼 생겼지만 잔가시가 없고 맛은 담백합니다. 한국인들은 신선한 고기만 보면 회를 즐기려 하지만 오물의 진짜 맛은 훈제에 있답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다보면 앙가라강과 만나는 호반마을 리스트비얀카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가면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나무상자들을 가지고 오물을 파는 상인들이 잔뜩 모여 있습니다. 이 나무상자들은 아래 화덕에서 자작나무 톱밥을 태워 연기를 내 상자에 담긴 오물을 훈제하는 일종의 이동식 가마들입니다. 나무향이 진하게 나는 30센티미터 정도의 오물 한 마리는 우리 돈으로 3천 원 정도. 생선을 사서 가게로 가져가면 테이블을 빌려줍니다. 대신 보드카 정도는 사야죠. 보드카를 한잔 따르고 맨손으로 오물을 뜯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껍질은 한번에 벗겨지고 단단한 육질의 살이 쉽게 뜯깁니다. 보드카 한잔에 오물 한점. 입안에 도는 구수한 나무향과 산뜻한 생선 비린내, 그리고 순순한 알코올 같은 보드카의 향이 한꺼번에 혼합되어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가게의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같은 바이칼 호수! 홀로 떠나 시베리아 취재 여행 중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낭만이었다. 오물의 맛 다시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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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두성님의 댓글
김두성
바이칼호...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오물이라는 생선, 한번 시식해 보고 싶군요.
조철현님의 댓글
조철현
정말 부럽습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낮선곳에서 생전 처음 보는 풍경과 사람들, 음식 그리고
보드카 한잔과 믿음직한 카메라----
꼭 바이칼이 아니더라도 수년내에 그런 시간이 주어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