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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찍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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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신용승
  • 작성일 : 04-05-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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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용승입니다. 제가 오늘 점심시간에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합니다.
대부분 그렇듯 저 역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늘 카메라는 가지고 다니지만 실제 찍을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끔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주변 골목길등을 찍곤 하는데.. 오늘은 직장근처에 있는 재래시장을 들러 점심도 해결하고 몇장 찍을까해서 나갔습니다.

중간에 만두집이 하나 있길래 간단히 요기나 때울 요량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열심히 만두를 빚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한컷 찍었습니다. 그러자 마자 아저씨께서 얼굴을 붉히시며 "왜 찍으세요?"라고 하시더군요. 여태껏 골목사진찍으며서 수도없이 들어본 말인지라 저는 의례 "죄송합니다. 취미로 사진을 하는 사람인데.. 어쩌구 저쩌구.."하며 설명을 드렸습니다. 아저씨는 밖에 나가서 담배 한개비를 피우시고 들어오시드만 제게 필름을 달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재차 사전에 양해를 못구한 점은 정말 죄송하지만 필름에는 다른 사진들도 있으므로 제가 제 명함을 드리고 찍은 사진부분만 되돌려 드리면 안돼겠냐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럴수 없다며 필름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일단 저는 저의 실수이므로 제 연락처와 함께 필름을 빼서 드리고 다음에 다시 올테니 필름은 절대 버리지 마시라고 당부드리고 왔습니다. (아저씨가 좀 전에 제방으로 확인전화까지 하셨군요.ㅜㅜ)

길거리 사진, 특히 인물을 넣어 사진을 찍다보면 별의 별일을 다 당하고 그게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기도 하는게 사실입니다. 길거리의 他者 찍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리고 피사체가 되는 타자와 작가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무엇보다도 내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피사체가 되는 타자의 '프라이버시'도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을 깨닳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상황에 맞게 필요한 경우 대상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한편, 이번일로 위축되어 길거리 사진을 못찍는건 아닌지 스스로 걱정이 되기도 하는군요.

날씨가 너무 화창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신용승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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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주석님의 댓글

유주석

아, 그런일이 있었군요.
그럼에도, 신선생님께서 그분의 거절을 받아들이시고, 정중하게 사과드린점을 배우고싶습니다.
또한 피사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게되는 계기로 삼으신점....존경합니다.
저 같으면, 오늘따라 재수(?)없었음을 한탄하는 정도로 마쳤을겁니다.
저도 앞으로 사진을 찍을때, 피사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드리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경험담 감사합니다.

정원두님의 댓글

정원두

2년전쯤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적이 있습니다.
흥쾌히 찍힘의 대상이 되어 주셨던 분들도 있고,
웃음소리와 작은 먹거리 하나 손에 쥐어 주시던 분들도 계시고,
버럭 화를 내셨던 분들도 계시고,,
사진기까지 놓고 가라 하셨던 분들도 계시고,,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인 것 같습니다.

p.s
찍힘이 대상이 되었던 그 분들을 언제나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상제님의 댓글

이상제

기분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일본의 작가, 아라키 노부요시한테 어느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에 비슷한 구절이 있더군요.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느냐고 물으니 아라키 왈, 그냥 필름을 쑤욱 빼서 준다고 합니다.
사진이야 또 찍으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하네요.

김영하님의 댓글

김영하

기분이 상당히 씁쓸하시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실은 저도 어제 비슷한 일을 경험해서 감정이입이 "강하게" 생깁니다.^^.
아내와 시내에 쇼핑을 나갔다가 옷을 고르는 아내의 모습을 찍으려고 노출계를
꺼내어 매장 조명에 노출을 확인했지요.
그런데 왠 사내가 다가오더니 "이거 왜 찍어요?"
상당히 딱딱하게 이야기 하더군요.
그래서.."안 찍었는데요?"
사내 왈, "이거 노출계 아니에요? 찍지 마세요."
저도 버럭, "당신은 노출계로 사진 찍어? 그리고 여기 찍을게 뭐가 있다고 찍어(요..)?"
좋은 말로 물어왔으면 서로 좋게 이야기했을텐데...
처음부터 너무 예의없이 나와서 저도 그만 무례히 언성을 높였지요.
결과적으론, 도리어 제가 뭐라고 하니까 물러갔습니다만...

집에 와서 후회가 많이 되더군요.
아마도 그 사람의 경우, 매장사진을 찍어서 인테리어를 도용하는 샵이 많아 과민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만, 아무튼 카메라 들고 또 나가기가 꺼려지게 하는 경험이지요.
읽어보니 참으로 긴장되는 순간이었는데...신용승님이 참 잘 처신하셨네요.
한 컷에 대한 애정만큼 피사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사려깊음도...
일방적이 아닌 상호 교감에 의한 사진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도...
다시 한번 느끼고 생각해봅니다.

위축되지 마시고 또 카메라 들고 나가세요.
그래야 멋진 작품들 계속 구경하지요.^^.
유쾌한 기분으로 오후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영하 올림

윤경일님의 댓글

윤경일

전 그래서 사람들은 가급적 찍지 않습니다. (시비가 벌어질까봐 못찍는것이겠지요.)
그런데 언젠가 홍대앞에 있는 한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음식을 기다리다 무심코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냈더니 주인이 와서는 찍지 못하게 하더군요.
사람 얼굴도 아닌 벽를 찍으려고 했는데... (벽파..)
아마 그 가게에서 나름대로 독특하게 인테리어를 해놨는데 다른 가게에 도용할까 해서 그런것으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화점 같은곳에서도 의상 디자인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일체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항상 사진을 보면 풍경사진이 대부분이라는...

황인범님의 댓글

황인범

골목길에서 꽃을 찍다가 주인 아주머니한테 해명하느라고 혼났습니다.
허락없이 찍느냐?, 왜 찍냐?...
꽃도 프라이버시 있는 가 봅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은 혹시 구청(?) 또는 다른 용도로 사진을 찍는게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시장에선 가능한 오후에 사진을 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개시도 하지않은 상태에서 사진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킵니다.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습니다.
잊어 버리시고 좋은 사진 많이 찍으세요^^

이태영님의 댓글

이태영

개인적으로는 내가 무언가를 찍을때 사진에 담기게 되는 '내용' 은 저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고
전 단지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형식' 을 담을 뿐이기 때문에
사람을 찍었다고해서 (사람이 찍혔다고해서) 그 사람을 찍은것이 아니므로
마음속으로는 별다른 프라이버시의 침해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저도 사회를 살아가는 한마리 인간이기에 혹여나 충돌이 생기게 되면
굳이 제 생각을 말하지는 않고 그냥 유들유들 넘어가는 편입니다.
좀 표리부동한걸까요?

..

최환익님의 댓글

최환익

일전에 길가 주차된 자동차 바퀴가 도로선과 재미있게 교차되어 있길래 두 컷 정도 찍고 있는데, 뒤쪽에서 화급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저씨, 지금 약사가지고 오는 길이예요. 차 바로 뺄께요.."
무안한 순간이였습니다. ^^

저도 이태영님과 같은 派인지 사진속의 사람은 그냥 하나의 기호로 보고 프래임을 잡는 경우가 많은편입니다.
아마도 사람에게 다가갈 자신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기현님의 댓글

김기현

이런 저런 경험이 없을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다양한 경험 중에 저는 저에 국한될 수도 있지만,
제가 사진기를 사람을 향할 때, 마치 총을 겨누듯이 사진기를 들이대면,
상대방도 적대적인 시선과 함께 불편함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편안한 관찰자의 시선과 또 그에 걸맞는 유연한 모습으로 다소 겸손하게(?)
사진기를 들이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시하거나 그냥 관대하게(?) 넘겨주는것 같았습니다.

제게 어떤 사람이 사진기를 들이대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로 제가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좀 모호한 이야기지만, 이심전심이라고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는 그 범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제가 지금껏 세상을 살아오면서 느낀것이고, 사진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혹, 상대방이 꺼려할듯 하면,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양해를 구해볼 수도 있고,
또는 편안한 모습으로 느긋하게 상대에게 우호적인 시선과 표정을 먼저 보인 후
사진기를 사람에게 향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것 같습니다.

말장난 같지만 호기심과 관심, 또는 색다른 볼거리와 마음에 와닿는 볼거리는
좀 다른것 같습니다.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정말 같이 사진을 찍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방자하고 건방지고 불손하기 짝이없이 사진기를 휘둘러대는 그런 사람들을
제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좋을 것을.......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왜 찍으세요? 뭘 찍으세요? 찍어서 뭐해요?
이런 질문은 누가 하지않더라도 늘 내 스스로 내게 던지는 것입니다.

특별한 소명을 가진 사진인만이,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사진 세계'를 만들어 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큐 사진에서는 더 더욱 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소명 의식이 분명치 않아서, 정면에서 사람을 촬영하지 못합니다.
단 촬영할 때는 정중하게 동의를 구하곤 하지만,
동의했다고 할지라도 왜 찍는가?에 대해 스스로 묻고, 그 답이 분명해야
셔터를 누릅니다.

신용승님, 더 진지해지고 더 승화되는 계기로 삼으세요.

김구배님의 댓글

김구배

저도 그와 엊비슷한 경험을 한 경우가 몇번 있습니다.
거리풍경상 전체 화각의 안 모서리에 어쩔수 없이 들어간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초상권침해라는 이유로 과잉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필름을 아예 전부 달라고 그럴 경우 정말 할말이 없더군요. 다행이도 그 때 서브로 쓰고있던 디카로 파일 지운 것을 확인시켜드리고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제 촬영버릇이 먼저 서브용디카로 테스트샷을 한 다음 필카로 찍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서로 엊비슷한 크기의 시커먼 블랙바디의 M과 디지룩스1을 혼동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젠 그런 불완전한(?) 방법은 안쓰고, 정말 놓치기 아까운 장면을 발견했을 때, 그러나 불행히도 상대방의 분위기에서 어떤 불미스런 포스(?)의 레스폰스가 나올 것 같다고 감지가 되면, 그냥 레인지 파인더를 안보고 허리 위치의 과감한 로우앵글로 재빠르게 찍게 됩니다. 나중에 그렇게 찍은 거리풍경들을 보니 로모액션 비슷하게 되어버리더군요.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저도 5월 5일 우포에서 경험한 일입니다.
그날따라 안개도 적당하고 물안개도 오르고 마침 해가 뜨려던 참이라
저으기 흥분이 되는 지경에 열심히 구도를 그리고 있는데,
배를 밀고 나가던 주민 한분이 담배를 꼬나물고 "뭐 찍어, 찍지마소."하며
험악한 인상을 보이는데... 참
옆에서 촬영하시던 분 얘기가 걸작입니다.
"예, 안찍습니다. 허가없인 사진 안찍어요.."하시더니
주민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니
"바보, 그래 말하면 안찍을 줄 알았나? 그지요?"
하며 저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 오는길에 그런저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사실 자신이 없어, 인물사진은 늘 회피해 왔고
정말 절실해지면 도전하리라 미뤄왔던 것인데
이치환 선생님의 댓글이 아침에 강하게 저를 때립니다.
'소명의식이 있는 사진인'
전 아무래도 딜레탕트가 아니었던가
그만큼 절실했었나...
좀더 고민하겠습니다. 어쩌면 평생 잡고 갈 화두인지도 모르지만.
이치환 선생님, 감사합니다.
다시금 깊이 새겨 보겠습니다.

황기원님의 댓글

황기원

안녕하세요?? 신선배님! 잘 지내시죠??
주제가 저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소견을 적어 보려합니다.
생명은 소중하고 고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중에 사람은 더더욱 그러하지요
그들이 펼쳐가는 일상의 모습들은 그 어떤명화보다도 감동적인 리얼리즘이 있기에
좀더 자연스럽게 그들을 담으려하다보니 어찌하다보면 부딪히는 문제 인것 같습니다.
저는 두가지를 사용합니다.
하나는 친해지는 방법이구요...이것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하나는 목측식과 피사계심도를 이용해서 속사를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내가 담지 않으면 그것은 영원히 없는 것일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그 해법을 찾지 않으면 해결하기 힘드리라 사료됩니다.
사람들이 어색해하면 제사진들을 보여줍니다.3*5로 인화한 사진들이여
그러면 어느정도 해결이 되던데...
잘 해결하시어 해답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구요..^^;

임규형님의 댓글

임규형

거리 사진에서 뒷모습이나 먼발치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은
찍히는 사람들의 민감한 반응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조금 가깝게
찍은 것은 어린아이 아니면 노인분들이 많은 것도 호기심이나
'무슨 대수냐' 하는 피사된 사람들의 태도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한때 이런 시도를 한적이 있습니다. Rollei38을 조리개와 셔터를 적당히
조작해 가며 파인더를 보지 않으며 무차별로 찍은 경우도 있었습니다.(재미있음)
요즘은 소형디카가 많아 더 유리해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어떻게 찍든 피사체가 된 사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동의를 구하려면 잘 찍은 작품과 제대로된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그 모두가 체질에 맞지않아 Sherman처럼 self portrait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위태한 사진까지도....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곧 올려보겠습니다.

김주오님의 댓글

김주오

세상이 각박해지다보니...
시장에서 카메라들고.. 측광만 하고 있어도.. 아저씨 짐 치울께요.. 하면서 단속을 걱정하는
아주머니...
주차단속을 하는줄 알고 차 빼는 아저씨..
판자촌에 갔더니 무허가 건물 단속때문에 구청에서 나온줄 알고.. 놀래는 할머니....

이시원님의 댓글

이시원

저도 쓰래기 더미 찍는데 직원인 듯한 분이.." 머찍으세요...? 구청 같은데서 나온거 아니지요..?"
하시 더군요...
사실 생각 해보면 저두 사진 찍히는거 무쟈게 실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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