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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동급생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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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하효명
  • 작성일 : 04-04-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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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서는 제 사진 실력이 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는 사진 취미를 가진 분이 안 계십니다.
니콘 F3를 오래 사용해 오다가 약 2년 전에 딸에게 물려주기로 작정을 하고 나니 매뉴얼이 필요했습니다. 궁리 끝에 인터넷을 생각하고 혹시나 하고 니콘을 치고 들어갔더니 어마 어마한(?) 세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덕분에 F3 매뉴얼을 다운받아, 가죽 케이스에 넣어 고이 쓰던 F3와 .4표준렌즈를 매뉴얼과 더불어 딸에게 물려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라이카 클럽의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R6.2와 R8을 쓰고 있었던 터라 얼른 들어 가 봤더니 무진장한 정보의 보고(寶庫)였습니다. 그리고 회원 님들의 라이카에 대한 듯도 보도 못한 해박한 지식과 사진에 대한 열정, 실력, 감각은 저에게 경악 그 자체를 안겨 주었습니다.
때마침 사진을 찍어도 직장 동료들말고는 봐 줄 사람도 없고, 멀쩡하게 관심도 없고 바쁜 동료들에게 자꾸 사진 보라고 내미는 것도 안 어울리고. 더군다나 전시회에 내걸 게재는 더 안되고, 그래서 카메라에서 점점 멀어지는 시점에 서 있었습니다.
라이카 클럽에 한참을 방문자로 구경만 하다가 용기를 내어 회원으로 가입 신청을 냈고, 영광스럽게도 ID를 받아 가뭄에 콩 나듯이 이따금씩 글만 올렸더랬습니다. 사진수준도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Gallery에 올리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못 올렸습니다. 혼자 연구 끝에 인화물을 올리다가 요즈음은 수정 없이 평판 필름 스켄으로 드문드문 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필름 전용 스케너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LA에 사시는 송춘광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라이카 클럽 내에서 서로 쪽지를 여러 차례 주고 받으면서 같은 6학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서로의 가족 상황, 건강 상태 등도 이따금씩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웹상으로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 6학년들에게는 드문 일일 수도 있지만 전혀 Communication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애를 다지던 중 송 선생님이 한국에 오셨다는 쪽지가 왔습니다. 만나는 장소를 생각 끝에 인사동으로 정해서 어제 만나 뵈었습니다. 제가 약속 장소에 20분 일찍 갔는데 연세가 저보다 젊어 보이는 분이 한 분 계시고 송 선생님은 아직 안 오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메고 갔던지라 그 젊어 보이는 분이 먼저 저를 알아보시고 인사를 해 왔습니다. 송 선생님은 아주 젊고 탄탄해 보이는 분이셨습니다. 혼자 노력하셔서 한국 사진 협회 정회원이 되셨고 한 때 제가 기절할 정도로 많은 M3를 소장하셨던 분이었습니다. 금방 둘이 의기 투합하여 풍문여고 골목 안의 진x 한식집으로 옮겨 서울 막걸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송 선생님께서 인사동이 너무 많이 변했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짧게 한국에 머무는 기간에 혹 짬이 나시면 개심사, 해미 읍성, 수덕사 코스로 한번 출사 모기로 언약을 하고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혹 다음 만날 기회가 되면 5학년이하 하급생들도 가능하신 분 함께 동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송춘광 선생님, 내내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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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태인님의 댓글

정태인

매우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을 눈에 선하게 그리면서 읽었습니다. 두 분의 깊은 교류가 이 클럽을 더욱 훈훈하게 만듭니다. 감사드리구요, 두 분 뿐 아니라 다른 학년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해봅니다. 두 분 늘 건강하시고, 특히 우리나라에 머무시는 송선배님,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결례를 무릅쓰고 리플 달아봅니다. ^^

도웅회님의 댓글

도웅회

안녕하세요,
하선생님께서 6학년 대선배이심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
인생의 선배 또는 사진의 선배로서의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송선생님께서 고국에 들어오신다는 말씀을 듣고 꼭 한번 뵙고 인사드려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렇듯 훈훈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정말 반갑고 좋습니다. 부디 하선생님과 송선생님의 좋은 만남의 이야기들 계속해서 들려주시구요, 두분 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4학년 후배 도웅회 배상,

최성호님의 댓글

최성호

송춘광 선생님께서 귀국하셨다는 사실은 일찌기 알고 있었는데, 그간 종적이 희미해 저도 아직 못뵈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여비가 고갈되셨다는 소문도 무성했죠
그런데 오늘에사 그간의 비밀스런 행적이 약간 드러났군요. 송선생님, 정말 섭섭합니다.

하선생님 그리고 송선생님 ! 두분 대선배님 건강하시고 계속 좋으신 우정 & 교류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송선생님, 제게도 한번 기회를 주세요 !

이현구님의 댓글

이현구

하선생님.
오랜만이네요.
저도 이제 5학년이 되었군요.
잠시뵈었었지만 참으로 반갑고 잊혀지지 않는 만남이었는데요. 제게는...
한번 전화드리고 찿아 뵙는다하면서...
항상 건강하시고,
가까운곳에 있으니 출사하실때 연락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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