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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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신한섭
- 작성일 : 04-04-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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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분들은 아끼시는 카메라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시는지요?
카메라라는 것이 라이카건 일회용 카메라건간에, 일단 충격과 수분 등에 상당히 약하기
마련이고, 카메라에 문외한에게 맡기기에는 무척 찝찝한 것이 사실입니다. 거기다가
라이카와 같이 고가의 카메라가 되어버리면, 정말 카메라가 찍는 사람 보다 상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집니다.
지지난주에 호암아트홀에서 하는 클래식 연주회를 감상하러 갔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어깨에 MP를 둘러 매고 연주회장 로비를 돌아다니는데, 그곳 직원분께서 카메라를
가지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 갈 수 없으니, 직원에게 맡겨 놓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찍던 안찍던 무조건 카메라는 안된다는 논리였습니다.
물론 죽을 만큼 싫었죠. 차라리 아예 연주회를 안볼까 하다가, 같이 간 일행도 있고 해서
코트 등을 맡기는 곳에 제 MP 를 맡기면서 20대 초반의 여자 직원분에게 얘기 했죠.
'이 카메라가 지금 셋팅만으로 *백만원 정도 하는 것이니깐, 신경 써주세요. 만약 보관을
잘못 하셔서 기계 이상이나, 흠집이 생기면 본인께서 사표를 쓰시던 말던 간에 저는 100%
배상을 받을 테니, 책임 지셔야 합니다. 이 점 분명히 해주세요'
라고 제가 자뭇 진지하게 얘기를 하니, 여직원이 얼굴이 하얗게 변하면서 두 손으로 살포시
제 MP를 받아 가더군요. 융을 줬더니 신생아를 거즈로 감싸듯이 살며시 살며시 감았고
까치발을 하면서 보관소에 들어 갔습니다. 그때 당시에 블랙 MP 바디에 라이카비트 장착,
90 APO 스미크론이 마운트 된 상태였습니다.
연주회가 시작되는 동안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결국 인터미션때 나와서 도로 돌려
받았습니다. 돌려 받으면서 꼼꼼히 살피는 동안 아까의 그 여직원분과 매니저 급 정도로
되어 보이는 분께서 긴장하면서 서 계셨고, 자신의 명함을 주면서 혹시라도 무슨 일이
발생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너무 오바 했나요?
그렇지만, 카메라를 너무 아끼는 나머지 사진을 찍는 것도 아깝게 여기는 것과, 자신의
카메라를 전혀 카메라를 모르는 문외한에게 장시간 맡기기 싫어하는 마음은 분명히
다른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사실 그래도 자주 찍는 편에 속합니다. 일주일에 주말을 포함해서 최소한 4 롤 정도는
꼬박꼬박 찍고, 일단 사진을 찍으러 나가면 카메라가 상하는 것은 걱정 안하고 열심히
찍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카메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제 카메라를 맡기는 것은 정말 죽기 보다 싫습니다...
댓글목록
류중래님의 댓글
류중래
참 재미있군요. 조금 섭섭하실지는 몰라도 조금은 오버인 것 같기도 하고...
연주회의 경우보다는 짜증나는 것이 공항 검색대에서 일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지방에 내려갈 때 비행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번 대구공항에서는 정말 짜증나더군요. 해외여행을 자주 하지만 국제공항이라고 간판단 곳에서는 이런 일이 전혀 없었길래 황당했읍니다. 저는 보통 라이카 M을 하프케이스에 넣고 어깨에 달랑 메고 다닙니다. 잠깐 소개해 올리지요.
<강조하지만 특정 지방을 욕하자는게 아닙니다. 제 고향이 대구입니다. 오해없기를 바랍니다.>
지난 1월 대구에서 돌아오는 길에 대구 공항검색대에서 보안 여직원과 저의 대화..
직원, "카메라 소쿠리에 담아주세요."
본인, "카메라는 검색할 필요가 없을텐데요."
직원, "카메라도 검색해야 되요."
제가 카메라를 건네주자 여직원이 받았읍니다. 그런데 소쿠리에 담긴 카메라를 보니 M6 파인더에 막을 씌운듯한 커다랗고 선명한 指紋이...
본인, "어. 파인더에 왠 지문..."
직원, "죄송합니다. 그럼 딲아 드릴께요."
그러면서 화장실 휴지를 꺼내는 겁니다. 순간 제가 당황해서...
본인, "아... 됐읍니다. 내가 딲지요."
직원, "아니예요. 제가 딲아 드릴께요."
본인, "아니. 정~~말 됐~습니다. 제가 나중에..."
이런 식으로 검색대를 통과하기는 했읍니다. ...만 짜증과 함께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밀려오더군요. 좀더 과장하자면 일반 사람들의 수준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지나친 생각이겠지요?
제 경험입니다. 여러분들의 오해는 원치 않습니다!!!
송화중님의 댓글
송화중
카메라를 전혀 모르는 분들은 당연히 이런일이 생기겠지요.. 전 좀 이해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카메라가 얼마 하는지 알리도 없고.. 디카 사이트 등에서도 파인더나 렌즈등을 뭘로 닦을지 몰라 물어보는 들들도 올라오지요..
전 공연장이나 공공시설에서 가끔 카메라 가지고 예의없는 사진질? 을 하는 분들을 가끔 보았는데..그리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공연장에서 사진 찍고 싶고..저도 찍지만.. 그냥 안된다고 하면 죄송하다고 주면 그만인것을..
외국은 안그런다느니.. 이게 얼만줄 아느냐느니.. 직원과 다툼을 하는 장면도 보았구요.. 그럴땐 가끔 사진취미가 부끄러워 질때도 있습니다..
뭐 위에 두분이 이렇다는건 아니구요.. 그냥 제가 경험상의 일을 말한 것입니다.. 두분을 제가 본 이런분들과 빗댄것은 아니니 .. 기분 상하지 마시구요..
신한섭님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카메라에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맞기기 싫지요..특히 라이카같이 잘못 만지면 안되는 파인더가 노출된 카메라들은 렌즈뚜껑만으로 모든 무장이 되는 카메라완 틀리지요..
전 그래서 항상 가방에 넣어 다닙니다.. 좀 좋은 공연장이라면 그래도 보관이 잘 되지만.. 왠만한 대중공연에는 이상한 물건들과 막 섞여서보관되기 일수니까요..
암튼.. 뭐 사진이 그렇게 일반적인 취미는 아직 아니니..일반인의 무지? 는 용서하시란 뜻에서 적어봅니다..
그럼
최승희님의 댓글
최승희
신한섭님 얘기를 읽고 예전에 친구녀석에게 M6 밀레니움을 빌려준 생각이 나더군요...
당시엔 저도 꽤 애지중지 했던 기종인데 친구가 빌려달라고 하는 바람에 그냥 빌려주게 되었죠
조심해서 써라...하구 말이죠....
한 달인가 지나서...
놀러갈 겸 카메라 찾으러 간다고 집에 들렀는데...
밀레니움 바디가 녀석 침대 밑 바닥에서 딩굴딩굴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근데 사실 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쓰려고 산 바디이니.. 칠이나 좀 벗겨놓지 하면서..
들어보았는데.. 멀쩡하더라구요....
친구에게 이게 얼마짜리라고 얘기해주니... 시큰둥하면서...
진짜 그 정도 가격이면 니가 빌려줬겠다...그러더군요... 사진 첨 배운다고 이거 빌려간 놈이니
알만하죠... 자긴 니콘 FM2 보다 싼 기종인줄 알았다고 하더군요..M6 밀레니움으로 연습하고
FM2를 사려고 했답니다...쯥
얘기인 즉슨, 고철덩어리 카메라가 멀쩡한 사람을 괴롭혀서야 되겠습니까? ^^
카메라야 언제든 돈이면 다시 살 수 있는 고철덩어리라고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죠 ^^;
지나가는 제 생각이었습니다....ㅋㅋ
윤경일님의 댓글
윤경일
지난 휴일에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주위에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찾아 서성이는 사람이 있어 카메라를 슬쩍 보니 라이카 M 이었습니다.
그런데 별로 고급카메라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제 느낌으로는 FM-2 와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디가 납짝한것이 그것 보다 비싼 물건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라이카를 사용하는 저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카메라를 모르는 사람들은 더하지 않을까요?
라이카를 모르시는분들 대부분이 가격을 말해주기 전에는 잘 모르더군요.
제가 사진을 찍기 전에는 충무로 쇼윈도우에 진열된 라이카들을 보고 누가 저런 고물들을 살까 하는 생각을 다 했거든요.^^
송창윤님의 댓글
송창윤
최초의 글과는 별 연관없는 글이지만 바로 위 두분의 글을 읽다보니...
문뜩 어릴적이 생각나네요.
고등학교 시절 사진반에 가입했습니다.
사실 사진을 취미로 가지신 아버님덕분에 어린시절 하기싫은 모델(?)노릇 하느라...
별 내키지 않았지만 친한 친구도 가입하고 또 왠지 카메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막연히 부러워보이기도 했지요*^^*
그 당시 똑딱이라 불리는 후지나 캐논 카메라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풍때면 가지고 다녔지만
드디어 제대로 된 카메라가 필요했습니다.
당연 아버님께 의뢰를 했고 아버님은 기꺼이 카메라 몇개를 내놓으셨습니다.
이것저것 설명이 있었지만 저는 미리부터 점찍어 둔 것이 있던지라
맘데로 골라보라는 말씀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나를 집어 들며 아버님 눈치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흔쾌히 허락하시며 기본 사용법을 알려주시더군요.
이후로 전 고등학교 시절 내내 그 카메라를 사용했고 언제부터인가 똑딱이에 밀려 장농카메라가 되어 버렸지요. 펜탁스 ME수퍼 였습니다.
이후 십수년 동안 휴대와 사용이 편한 자동카메라만 사용하며 사진,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꺼져가다 몇년 전부터 다시 니콘, 라이카 등을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아버님께서 꺼내 놓으셨던 카메라는
Leica M3, III, Nikon F3 였습니다.
아마 아버님은 제가 펜탁스를 골라 내심 안도(?) 하셨을 것도 같습니다.
사실 전 그 당시, 라이카는 자동카메라 처럼 생기고 왠지 구식같이 보였고 니콘 F3는 좀 부담스럽게 느꼈는데.... 지금에 와서 M3를 사용하는 군요!
오재용님의 댓글
오재용
신한섭님에 글에는 항상 많은 리플리 달리네요~ ^^;
사진촬영금지 ' 라는 곳에서는 전 항상 가방에 넣구 입장합니다. 특별히 의식할필요는 없겠지만
또 굳이 가지고 입장 할 수 있는 것 을 맡기기 싫기 때문이죠
알아서 조심하는 편이 오히려 편하지 싶은 생각 입니다.
악기라면 그 크기때문에 반드시 맡겨야 하겠지만.......
라이카라면 카메라 싫어하는곳(?) 에서는 손쉽게 않보이게 할수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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