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택님과의 서해바다 촬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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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최준석
- 작성일 : 04-04-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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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서해바다사랑으로 갤러리에 아름다운 서해사진을 채우시는 이가 있다.
2년간 인터넷으로 사진을 배웠다는 그는 우직하게도 서해사진만 찍어오고 있다.
사진을 잘 못 찍는 사람은 새벽부터 바다에 나 간다고 하던 그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서해바다 풍경사진은 놀라울 정도였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그의 사진을 흠모하던 초심자로서 이번 황금연휴(4월3일~5일)에 그와 함께 서해바다의 일출을 함께 하였다.
대구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설레던 마음에 안산까지 달려가 만난 그는 체구가 듬직하고 눈이 부리 부리한 사내였다.
그와 내가 만나던 안산 터미널에서의 시간은 새벽 2시였는데 떡 벌어진 가슴과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외모와는 달리 그는 속이 깊은 사내였다.
평소 일면식도 없이 그자리에서 얼굴을 처음 본 우리...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서로의 소식과 사진으로만 접하던 그를 어둡고 캄캄한 안산 터미날에서 만난 것이다.
가입인사란의 댓글달기로 매일 만나는 그였지만 조금의 어색함이 흐를때쯤 그의 조근조근한 질문들이 우리들의 어색함을 천천히 풀어주었다.
안산 중앙동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시원한 국물이 먹고프다는 나의 말을 쫒아 그와 낙지전골집에 들어 앉았다. 앉아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사진얘기며, 장비얘기. 라이카클럽얘기를 하였다.
뜨거운 낙지 국물에 차가운 위장이 풀어지듯 그와의 말붙임이 익수해질때쯤 그가 이끄는 대로 서해바다로 향했다. 대구 촌놈이라 서해바다에 와 본적이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였던 나는 어둡고 캄캄한 차창밖 풍경이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차를 몰던 중간 중간 하늘을 보고, 바람을 살피던 그의 모습이 생경스러웠지만 풍경사진의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대작을 향한 그의 열정이 부러워졌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속에서 잠시 차 속에 대기하다 일출이 다가올 무렵 ..
삼각대와 장비들을 챙겨 서해대교 근처 마을의 갯벌로 천천히 걸어 나아갔다.
꼭 이럴때 전장을 나아가는 전사같은 기분이더니만..
이것도 잠시뿐...
빛이 바뀌는 순간 그가 삼각대를 들고 뛰여다니기 시작하였다.
영문도 모른체 아무렇게나 삼각대 걸고 한컷 한컷 신경써서 찍다 그를 보면..그는 어느새 육안으로 보이기에 한점처럼 보여지며 멀리서 뛰여다니고 있었다.
장화신고 여기 저기 아까운 빛의 과정을 찍기 바쁜 그였다.
나도 욕심에 그의 뒤를 따라 나섰다가 갯벌에 빠지고 넘어지고...
여기 저기 넘어져 옷은 다 버려버리고 샷을 날리던 손톱은 깨지고 신발과 양말사이에서는 진한 갯벌국물이 우러러 나오고 있었다..ㅠ.ㅠ
질퍽한 신발을 이끌며 혼신의 힘을 다하여 빛의 변화를 살피고 노출을 맞추고 앵글을 잡는등 ..그를 따라 다니며 열심히 찍어 보았다.
미리 장화를 준비한 그는 노련한 기사처럼 정확한 장소(포인트)와 빛의 변화를 읽는 눈..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노출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이렇게 찍힐 거라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었던 것이다.
당황하지 않고 좋은 순간을 위해 조용하게 움직이는 그였다. 마침 일을 나가던 어부부부가 있었는데 능숙하게 말을 걸고 침착하게 샷을 날리던 그는 인상적이였다.
서글서글한 말솜씨에 일나가시던 그분들도 귀찮아 하지 않으시며 우리를 의식하지 않으며 일을 계속하셨다.
정말 일련의 과정이 한 순간에 금방 지나가 버렸다.
준비하는 시간에 비해 찍는 순간은 정작 40분정도의 찰라였다.
촬영을 마치고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너무 막샷이였구나 싶었다. 그리고 노출이 좀 오버였으리라는 생각들었다..그러나 어째하겠는가 지나가버린 것을..
이번 일출촬영을 통해 나의 사진 찍는 기술은 좀더 발전해야 됨을 또한번 뼈져리게 느끼는 순간이였다.
특히 느린 순간포착과 변하는 빛의 대한 노출대처등등..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음을 느꼈다.
정규택님의 장비는 단출했다. m6 클래식에 35mm 스미크론(500대 한정 스크류기념버젼), 90mm 엘마리트 2.8 그리고 코닥 e100vs 등의 포지티브필름이였다.
과거 나도 그의 21mm 엘마리트 2.8 이 보여주던 사진에 흥분한 적이 있다. 아마 그때 사진들이 여름철부터였으리라.. 광각의 시원함에 매료되여 갈때쯤 그는 다시 35mm 로 돌아왔다. 요즈음 그는 35mm와 90mm 로 작업을 하고 있다. 간간히 후지 ga645로 흑백을 찍기는 하지만 그의 주력은 m6과 35, 90mm 이다.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단출하지만 아주 요긴한 조합이였다. 멀리서 찍기 보다 그는 가까이 최대한 다가가서 찍기를 좋아한다.
90mm를 가지고도 대상에 최대한 다가가고자 하였다. 그리고 꼭 삼각대에 걸고 촬영하기를 즐겼다. 일출이 다하여 빛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그는 삼각대에 걸고 조리개를 조인상태에서의 촬영을 선호하였다. 그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인화하기 좋은 품질을 얻을려 함이였다. 그의 말처럼 20R정도 크게 확대하였을때도 최고 품질의 사진을 그는 원하였다.
조금은 터프해보이고 사내다운 그였지만 그의 여린 감성속에는 조그마한 소망이 있다. 자신의 서해안의 사진을 모아 자그마한 전시공간을 서해안에 마련하는 것이다. 자식들이 모두 출가하고 나면 서해안 촌 농가를 개조하여 갤러리를 운영하며 사는 것이 그의 꿈이였다.
"그런 공간을 만들려며 지금 부터 돈 많이 벌어야 되는데" 라며 껄껄 웃어 버렸지만 그가 꼭 해내리라고 본다.
그의 눈 속에서 나는 정열을 보았기 때문이다. 부디 그의 원이 이루어 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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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배님 ...고마웠습니다..!!
갤러리에도 올리지 못할 못난 사진이나 정규택님과의 추억을 위해 사진을 남겨 봅니다.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M6 or HEXER RF + 35,50mm summilux + e100vs, TX
미놀타 5400 필름스켄
댓글목록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헐~~ 쑥스럽네유~.. ㅡㅡ,,
갑자기 눈물이 앞을.....고기 반찬이라도 대접해서 내려가시게 해야 했는데..너무 후회가 되네요..엉엉~ (미리 이렇게 쓸거면 말씀을 하쉬지잉~~~ㅋㅋㅋ)
최준석님 죄송합니다. 모처럼의 서해촬영을 오셨는데,잠한숨 못 자고 돌아 다니니,터미널 까지 배웅도 못해 드리고...(마음은 터미널 이였지만,몸은 집으로 향하더군요 따뜻한 샤워가 그리워서..)
사진 너무 좋습니다.늘 보는 내 앞에 풍경을 다른분의 사진으로 봐도,이제는 내 사진처럼
느껴지는건 뭔 이유인지..^^ 앞으로 서해바다 오지 마세욧...내가 설 자리가 없어져요..ㅠㅠ
최준석님 시간 되시면 또 놀러 오세요...그땐 꼬기 사줄께요.. 꾸벅~
양정훈님의 댓글
양정훈
최준석님의 좋은 글을 읽고 나니,
정규택님의 사진에 대한 지극한 열정과 함께
최준석님의 사진을 향한 열열한 소망도 눈에 보이듯 느껴집니다.
최근 제가 간절히 느끼고 있는 것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좋은 사진과 좋은 그림을 많이 보아야 겠다는 겁니다.
아울러 좋은 사진을 찍는 분들과
함께 하여 사진 찍는 기회를 갖는다면,
그 분들의 사진 찍는 뒷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대가든 프로든 아마추어든
좋은 사진을 찍는 분들을 보면
자기 만의 확실한 사진 미학과 방법론을 가지고 계신 것같습니다.
강철권님의 댓글
강철권
저곳은 저도 생각이 나네요..^^ 저도 정규택 선배님과 2번정도 서해바다를 돌았네요..^^(사실 저곳은 제가 정선배님의 글만 읽고 무작정 혼자 찾아 헤매였던곳 입니다..ㅜ,.ㅜ)
정선배님과 같이 있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과 친근함이 ^^..
매주 따라다니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벌써 2주를 그냥 보냈네요..^^
아 최준석님도 뵐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저의 일정이 좀 ^^
설마 이번한번으로 끝내시지는 않으시겠지요...^6^
자 다음 촬영일자 잡으시죠....ㅋㅋㅋ
최성호님의 댓글
최성호
저도 일전에 안산에서 만나 차 한잔 같이 나눈적이 있습니다. 정규택님과는 Off-Line에서는 첫 만남이었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고 헤어 졌는데, 정말 사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처음보는 사람을 편하게 해 주시는 그 매너또한 100점이었습니다.
낮시간만 아니었으면 (나이를 떠나) 바로 대포한잔 하며 사진얘기를 하고 싶을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
송춘광님의 댓글
송춘광
덧글: 정규택님 그는 누구 인가를 일고,
거의 매일 라이카 크럽에 올리시는 서해안 사진을 보고 과연 그분은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사진을
그림 그리듯 라이카 크럽 Gallery에 올리시어 멀리고향을 등지고 사는 사람에게 어느날은 툇마루에
어느날은 마당에 앉아 바라보는 고향 앞 바다를 연상게 하시고
그런가하면 어느날은 라이카 크럽 기쁨조로 변신 하여 40 여년 전에 듣던 우렁찬 충성 소리와 끝에는 꾸 어 뻑 ,,, 소리로 끗매짐을 하시는 바쁜 분인줄만 알고 있읍니다만..
멀리서 오시는 손님에게 좋은 사진 까지 바리 바리 싸주시는 넉넉한 인심에 싸나이 이군요..
아직 일정이 않잡혀 있지만 고향에 가면 한번쯤 정선생님 따라 서해안에 구경을 해볼까 하고
대층 짐을 꾸려 놓았읍니다만 장화까지 준비 할려 하니 다시 짐을 꾸려야 하는 문제가 있네요.
사진이야 뒤로 미루어도 좋치만 그곳에 유명한 해물 갉국수라도 하면서 정선생에 넉넉한 덕담을 듯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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