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싶은 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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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대원
- 작성일 : 12-05-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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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나선 산책길이었다.
붐비던 북촌도 그 끝자락은 사람들 발길이 뜸하다.
애기를 가슴에 보듬은 한 여인이 네거리 모퉁이를 막 접어든다.
한 손에는 그림틀 하나가 들려있다. 순간 나는 뛴다. 거의 반사적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길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네모난 틀만 보면 무작정 달려든다.
이제는 버릇이 된 것 같다.
길을 잃은 걸까, 애기아빠를 찾는 걸까, 여인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애기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나는 서둘러 사진기를 눈에 갖다 댄다. 그 순간 애기는 나를 본 듯 한데, 여인은 바쁜 표정 그대로다. 나는 셔터를 누른다.
여인이 갑자기 손을 들어올렸다 내린다. 그리고 앞 뒤로 서성이다 또 다시 손을 들어 올린다.
택시를 잡으려는 게다. 하지만 웬일인지 택시들은 그냥 지나간다.
그 틈에 나는 또 셔터를 누른다. 그러고나서야 내 발길을 돌린다.
"나는 삶에 감동한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를 좋아한다.
나는 나를 숨기지 않지만, 또 아무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Willy Ronis가 한 말이다.
얼마 전 우연히 그를 발견하고 그의 사진세계에 나는 흠뻑 빠져 있는 터이다.
이제껏 사진을 찍으면서 나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이 잘 나왔을까. 온통 그 생각 뿐이다.
더욱이나 아주 오랜만에 만져 본 필름 아닌가. 게다가 바르낙이라니......
역시나 구도도 그렇지만 노출이 영 말이 아니다. 그냥 버릴까 하다가 낑낑대며 포토샵과 씨름한다.
그 이틀 뒤, 어찌어찌한 끝에 가까스로 형상이 보인다.
그걸 한참을 들여다본다.
모두가 잠들 깊은 밤, 아차 하고 나는 숨을 멈춘다.
손이라도 한번 대신 들어 줄걸!
( 북촌 / Barnack IID 50 f 3.5 Nickel Elmar / Nikon 5ed )
붐비던 북촌도 그 끝자락은 사람들 발길이 뜸하다.
애기를 가슴에 보듬은 한 여인이 네거리 모퉁이를 막 접어든다.
한 손에는 그림틀 하나가 들려있다. 순간 나는 뛴다. 거의 반사적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길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네모난 틀만 보면 무작정 달려든다.
이제는 버릇이 된 것 같다.
길을 잃은 걸까, 애기아빠를 찾는 걸까, 여인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애기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나는 서둘러 사진기를 눈에 갖다 댄다. 그 순간 애기는 나를 본 듯 한데, 여인은 바쁜 표정 그대로다. 나는 셔터를 누른다.
여인이 갑자기 손을 들어올렸다 내린다. 그리고 앞 뒤로 서성이다 또 다시 손을 들어 올린다.
택시를 잡으려는 게다. 하지만 웬일인지 택시들은 그냥 지나간다.
그 틈에 나는 또 셔터를 누른다. 그러고나서야 내 발길을 돌린다.
"나는 삶에 감동한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를 좋아한다.
나는 나를 숨기지 않지만, 또 아무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
Willy Ronis가 한 말이다.
얼마 전 우연히 그를 발견하고 그의 사진세계에 나는 흠뻑 빠져 있는 터이다.
이제껏 사진을 찍으면서 나도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진이 잘 나왔을까. 온통 그 생각 뿐이다.
더욱이나 아주 오랜만에 만져 본 필름 아닌가. 게다가 바르낙이라니......
역시나 구도도 그렇지만 노출이 영 말이 아니다. 그냥 버릴까 하다가 낑낑대며 포토샵과 씨름한다.
그 이틀 뒤, 어찌어찌한 끝에 가까스로 형상이 보인다.
그걸 한참을 들여다본다.
모두가 잠들 깊은 밤, 아차 하고 나는 숨을 멈춘다.
손이라도 한번 대신 들어 줄걸!
( 북촌 / Barnack IID 50 f 3.5 Nickel Elmar / Nikon 5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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