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인 어느 회원의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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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치환
- 작성일 : 10-11-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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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서 인터넷에 접속해서 메일을 확인하고, 국내 뉴스를 보고
내 홈사이트를 열어보고, 그리고 라이카클럽에 접속한다.
빨간 라이카 로고와 검은 색 창이 약간 뜸을 들이다가 갑자기 확 열리면서
갖가지 메뉴가 보이고, 그 아래 작은 사진 아이콘들이 바람처럼 스치듯 지나간다.
오늘 파리 시간으로 밤 9시 15분 경,
칼라 감각 공부를 위해서 촬영했던 필름을 스캔하며 라이카 클럽에 접속하자마자
모든 메뉴 글자를 앞질러 시선을 확 잡아끈 사진 한장이 있었다.
내가 보지 못했던 오승주님 사진 한 장.
태양빛의 여운이 꼬리를 감추기도 전에 밤의 푸른 청색이 세상을 뒤덥는다.
그 순간 세상은 청록색의 빛에 휘감기고,
먼바다 아득한 곳으로부터 꿈틀대며 달려드는 바다색보다 짙은 고뇌가
어둑한 해변 가에 몸을 무겁게 내려 앉혔다.
연이어 소리치는 파도는 차라리 위안의 노랫 소리다.
칠흑같은 먼바다를 향해 일생 쏟아낸 눈물과 한숨의 찰랑거림일 뿐이다.
그래, 이렇게 끈질기게 난 살아있는 거야.
나를 반기며 널춤 추는 바다가 있기에 내 고통 빼버릴 수 있는거야.
어떤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기둥 하나
해변 바위 심장 속에 깊숙히 박힌 강한 기둥.
그것은 아버지인 남자의 의지다.
벌거숭이 내 자신에 대한 믿음 하나로 아득한 바다를 단신 건너 온 나의 의지다.
***
오승주님의 사진은 인간에 대해 깊은 연민의 정을 품은 그 자신의 품성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만나보셨냐구요? 아뇨, 한번도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이런 생각은 했습니다.
한번 만난다면, 아마도 서로가 마냥 미소 지으며 부드러움과 따뜻함으로 손을 맞잡을 것이라고...
요즘, 승주님 사진을 보면 내 안에 안타까움이 생깁니다.
많이 흐트러져 있고, 나이 늦어 방황하는 듯, 예전에 늘 보던 소박하면서 따뜻한 시선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쓸쓸하고 텅빈듯한 느낌이 내게 보여집니다.
기우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내 마음이 그렇기에 좋아하던 사람의 이미지가
그리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어두운 바닷가에서 홀로 고뇌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까마득히 잊어버린 그리움이 되살아나 내 차가운 심장을 따뜻하게 데웠습니다.
승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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