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림 카메라 로의 회귀..그것이 살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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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경희
- 작성일 : 10-1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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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명리에 능통한 한 선배로부터 한 10년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네 사주의 일간이 甲寅이라서 상당히 보수적이고 한가지를 파면 아주 아작을 내는데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내 던저버리기를 아주 쉽게 잘해지..
그리고 가끔 상식을 깨는 첨담적인 유행에도 민감하지!.
그게 좋은것 같은데도..극단적인 양축을 가지고 있음으로
감정 발란스를 잘 유지할 필요가 있어.. "
가만히 들어보면 칭찬이 아닌 이야기였다.
해석에 따라서는 한 우물도 못 파고...
유행에만 민감한 그저 그런 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런데 한 10년넘게 사회생활을 해보고 나름데로 자기분석을 해보자면
이 선배의 말이 틀린것도 아닌 생각이 든다.
갑인이라는 글자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문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왠지 그런 상상력을 자극한다.
얼만전에 한국에 가서 이 선배와 10년만에 재회를 했는데.갑자기 술 마시다
선배 왈"너 예술하냐? 감정 발란스가 아주 좋은데"라고 툭 끄집어 던지는것이었다.
선배가 이제 도사가 된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선배말에 신경이 쓰여서 나이먹어 피아노를 배운적이 있다,
딱 6개월 했는데 적성이 안맞아서 그만두고..
그 후 붓글씨도 좀 해볼까 기웃 거린적도 있고 동양화를 하려고
학원을 등록한 적도 있다.그런데 그게 한달을 못 넘기는거 였다.
누군가의 지도를 간섭으로 오인하는 내 뇌의 근본적인 문제임을
깨달은 것이 겨우5년전..그때부터 독학으로 어떻게 어렵게 사진을 했는데...
그게 좋은 방향으로 흘렀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번뜻 뇌리를 스친다....
”어! 저 사진 하는데요" .라고 말 했더니 믿지를 않는다.
그것도 그럴께 젊은 날의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은 내가 사진한다고 하면 우선 믿지를 않는다..
예전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다. 그리고 사람의 선입견이 무서운 모양이다.
선배의 칭찬을 좋아라하고 있는 그 순간에 또 반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말이야..사진도 얼마 못 갈꺼야! !라는 선배의 황당한 소리....
"그런게 네 인생이야! 가장 소중한것도 하루아침에 버릴수 있는 그런 지랄같은 성질머리"
가만히 듣고 있으니까...이 말이 상당히 험담으로 들려온다.
선배의 呪縛으로 부터 벗어나고자 최종적인 선택이 사진이었건만.....
약주고 병주는 격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5년을 목숨걸고 사진만 했는데
어느날 부터 손에 카메라가 안잡히더니
그 토록 증오했던 디지털 엠8을 들였으니까....라는 자책이 한 순간에 밀려온다...
한국에서 만난 선배의 주문에 완전히 세뇌당한것 같은 불안이 스쳐온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안 편하다.
필림에 대한 향수,,그리고 현상,스캔의 삽질에 대한 추억..
안한지가 이제 한달을 넘어가고 있다...
과연 나는 사진을 버릴까? 라는 자문자답의 연속....
좀 더 지켜봐야 겠다..
이번주말에는 동경라이카지부의 출사도 있으니까 오랜만에 필림을 써볼까 한다.
그게 선배의 呪縛으로 부터 벗어날수 있는 길 이라면....
사진 설명
내 텅빈 마음이 투영된것 같다
,,버려진 의자...
댓글목록
진인구님의 댓글

그거 ... B형인데요... ^^
우리집 가족 4명 전원 B형인 가족입니다만... ㅎㅎ
이치환님의 댓글

아닌 건 아닙니다. 아니다고 느끼는데 미련을 갖는 게 어리섞은 거죠.
저도 아닌 건 바로 버립니다.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삶은, 특히 정신적 작업은 예민해야 되고, 까다로울 수 밖에 없고,
사로잡히지 않으면 몰입할 수가 없는 게 정답이라고 믿습니다.
내 40대가 생각 났습니다.^^
오승주님의 댓글

음~ 꼭 절 두고 말씀 하는 것 같아 공연히 움찔 되는군요.. 공감이 갑니다. 언제는 카메라가 옆에 없으면 불안하고 사진 취미를 안 하면 낙이 없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왠지? 덤~덤 합니다. 간혹 디카로 담아보지만 이것도 시들 덤덤 해 집니다. 이러다 라클에서 조용히 조욯히 사라 질 것 같습니다. ㅎㅎ
노현석님의 댓글

뭐 저도 비슷한 사주인 듯 합니다.
금(金)이 많아서 다행히도(?)플라스틱보다는 기계적인 카메라가 주종이네요.
다행인 것은 사진 자체에 대해서 하는 고민은 크게 바뀌지 않는 듯합니다.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바꿈질?보다는 장비가 늘어가는 것이 오히려 걱정이네요.
강웅천님의 댓글

ㅋㅋㅋ 글을 읽다가 움찔했습니다. ^ ^
몇십년을 허리가 휘도록 짊어지고 다니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퀘퀘한 LP들...
CD를 듣다가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좁은 창고로 들어가 뒤적거려 LP를 꺼내 들고 나옵니다.
크게 다를 거 없는데, 더 따듯하다는 둥, 덜 피곤하다는 둥 감성이 앞서서 진실을 이끕니다. ^ ^
필름이 더 좋은 이유는 필름이 더 재미있어서가 아닐까요.
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빠빠라찌/김현욱님의 댓글

디지털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 모두는
뇌의 한켠..혹은 뇌의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휩사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두 사진을 오래한건 아니지만 생각없이 담아둔 디지털사진들을보며 좀 더 신중하고 생각있게 찍는 필름으로 잠시 갔다가 그 불편함에 다시 디지털로 돌아오는 반복적인 변화를 보인듯 합니다.
취미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름이 땡기시면 필름을 쓰시다가
다시 디지털로 오시고
다시 또 가시면 되는거죠 ^^
취미는 즐겁기 위해서 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
신 정식님의 댓글

갑자기 디지털 연장을 들고자 장만해 놓고는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저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내일은... 하지만 또 어찌될지 걱정만 앞섭니다.
그나마 저는 아직 취미로 남아 있어서...
박삼정님의 댓글

TR이나 CD의 처음 출현시는 모두들 진공관이나 LP레코드가 이세상에서 모두 사라질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지나면서 제방에 진공관앰프가 나중에는 슬그머니 턴테이블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ON후 몇분을 기다렸다가 한시간쯤 듣고 있으면 부드러운 소리를 내는 진공관이나,
먼지를 털어도 가끔씩 잡음이 나는 레코드, 이 둘의 진부함이 필카와 같다고 생각하는 저역시도 디카의 유혹에 언젠가는 빠질 수 있다는 불안을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임규형님의 댓글

수능이 끝났다고 댓글 달아 봅니다.
전 디지틀이든 필름이건 사진엔 그닥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디지틀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혀 있으니까요.
디지틀 현상이야 그렇다 쳐도 인화는 정말 머릴 내두르게 합디다.
디지틀이 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뉘신지 모르겠어요.
디지틀 사진이 되면서 분명해진 것은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가 작품의 한계라는 것입니다.
유경희님께서 디지틀을 그만 두신다면 그게 상상력의 한계일 것입니다.
이것은 필름이어도 그대로 유효한 얘기 겠지요?
우리는 결국 자신의 상상력과 싸우고 있는 것일 겁니다.
일간이 남자에겐 (여자보다) 더 중요하단 얘길 들은 적이 있지만 웃어 넘기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됐든 결국 인생은 이루어낸 자들의 잔치일 뿐입니다. 근거이든 핑계이든 간에....
남긴 것이 없는 사람이 잊혀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남긴 것이 있음에도 잊혀지는 것은 도리 없는 일이지요.
(그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사진에서 근원적으로 생각하신 바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기억되든 잊혀지든 그거야 완전한 자기의 몫만은 아니잖아요?
디지틀에서도 한계 까지 가 보십시다.
정진화님의 댓글

원 작성회원 : 임규형
수능이 끝났다고 댓글 달아 봅니다.
전 디지틀이든 필름이건 사진엔 그닥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디지틀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혀 있으니까요. 디지틀 현상이야 그렇다 쳐도 인화는 정말 머릴 내두르게 합디다. 디지틀이 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뉘신지 모르겠어요. 디지틀 사진이 되면서 분명해진 것은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가 작품의 한계라는 것입니다. 유경희님께서 디지틀을 그만 두신다면 그게 상상력의 한계일 것입니다. 이것은 필름이어도 그대로 유효한 얘기 겠지요? 우리는 결국 자신의 상상력과 싸우고 있는 것일 겁니다. 일간이 남자에겐 (여자보다) 더 중요하단 얘길 들은 적이 있지만 웃어 넘기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됐든 결국 인생은 이루어낸 자들의 잔치일 뿐입니다. 근거이든 핑계이든 간에.... 남긴 것이 없는 사람이 잊혀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남긴 것이 있음에도 잊혀지는 것은 도리 없는 일이지요. (그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사진에서 근원적으로 생각하신 바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기억되든 잊혀지든 그거야 완전한 자기의 몫만은 아니잖아요? 디지틀에서도 한계 까지 가 보십시다. |
상상력의 한계....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디지털로 시작해서 필름으로...필름값, 현상값, 부수 장비값에 고민하다 다시 디지털로 전향을 생각해봅니다만, 디지털은 상상력의 한계보다는 후보정의 한계가 더 심각하기에 주춤하고 있습니다.
유경희님의 댓글

원 작성회원 : 임규형
수능이 끝났다고 댓글 달아 봅니다.
전 디지틀이든 필름이건 사진엔 그닥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디지틀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혀 있으니까요. 디지틀 현상이야 그렇다 쳐도 인화는 정말 머릴 내두르게 합디다. 디지틀이 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뉘신지 모르겠어요. 디지틀 사진이 되면서 분명해진 것은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가 작품의 한계라는 것입니다. 유경희님께서 디지틀을 그만 두신다면 그게 상상력의 한계일 것입니다. 이것은 필름이어도 그대로 유효한 얘기 겠지요? 우리는 결국 자신의 상상력과 싸우고 있는 것일 겁니다. 일간이 남자에겐 (여자보다) 더 중요하단 얘길 들은 적이 있지만 웃어 넘기시기 바랍니다. 무엇이 됐든 결국 인생은 이루어낸 자들의 잔치일 뿐입니다. 근거이든 핑계이든 간에.... 남긴 것이 없는 사람이 잊혀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고 남긴 것이 있음에도 잊혀지는 것은 도리 없는 일이지요. (그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사진에서 근원적으로 생각하신 바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기억되든 잊혀지든 그거야 완전한 자기의 몫만은 아니잖아요? 디지틀에서도 한계 까지 가 보십시다. |
선배님의 말씀에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아침입니다.
취미로 하니까..그냥 즐기면서 하라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그냥 전 갈때까지 가보겠습니다,물론 노력이 필수 지요..
그리고 디지털이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말씀에도 동의합니다.
현상하고 스캔해서 파일정리까지 많은 시간을
요하지만 디지털도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거의 같은 시간을 요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먼저 감성과 상상력의 깊이를 연마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싶습니다.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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