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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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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유인환
  • 작성일 : 10-11-15 13:00

본문

청마 유치환의 시 [수 首]에 보면 이런 귀절이 나옵니다

- - -(전 략)
이 작은 가성의 네거리에 비적의 머리 두 개 높이 걸려 있나니,
그 검푸른 얼굴은 말라 소년같이 작고
반쯤 뜬 눈은 먼 한천에 모호히 저물은 삭북의 산하를 바라보고 있도다
너희 죽어 율律 의 처단의 어떠함을 알았느뇨
이는 사악이 아니라 질서를 보전하려면 인명도 계구와 같을 수 있도다
- - -(이하 생략)

청마 시집 [ 생명의 서 ]에 실려 있는 시의 일부입니다.

지난 번에 강화 교동도로 나갔다가 위 시의 구절이 연상되는 어떤 장면을
마주하여 마음이 아팠기에 여기 그 장면을 사진 한 장으로 찍어와 함께 올립니다.

요즈음엔 시골 농가에 가면 밭두덕 그 주변에 높이 1m의 그물망을 쳐 놓고
야생동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작은 간판을 세우고
그 위에 설명을 써 붙여 놓은 것을 간혹 보곤 했었는데
야생동물이 밭에 들어와 한 해 농사 농작물을 마구 해치는 것을
막으려는 농민들의 심정이야 이해 되지만 - - -

아래 사진 처럼 그 그물 망에 걸려 생을 마감한 어느 참새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
저게 먹어 봤자 얼마나 먹는다고 - 이렇게 죽게 만들어야 되나 -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망에 걸려 죽은지 한참되었는지 형체가 많이 상해 버린 것을 보면
그 밭 주인이 이놈을 아직 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라면
위 시에 나오는 것처럼,
너희들 여기 함부로 날아들려다간 이 꼴 날 줄 알아 !
하는 경고의 의미로 몸이 다 분해 되도록 그냥 걸려 있게 놔 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자기가 먹어도 되는 양식이라 잘 못생각하고 쌀알 몇알 먹으려다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참새가 않돼 보여 여기 사진 한 장 올려 보았습니다

p.s. 나이롱 줄에 걸린 날개와 발을 빼 보려고 얼마나 한참 동안 몸부림쳤을까요 -
하늘을 날 줄은 알면서도 그물에 걸린 발을 뺄 방법을 모르고 태어난 새들이라,
빠지지 않는 발을 빼보려고 몸부림치며 오랜 시간 서서히 숨이 끊어져 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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