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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긴 휴식을 맞이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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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강인상
  • 작성일 : 10-11-17 13:42

본문

어느 날 학교를 돌아보다가 그네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여러 해를 지내다보니 그네도 그만 떨어지고 말았더군요.

오늘은 그 의미가 더 다르게 다가옵니다.




학교 구석구석을 오늘 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학교를 거쳐갔을 것입니다.

아이들, 선생님, 그리고 우리 학교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




1949년에 익산 망성면의 한 학교 분교로 처음 시작하여

60년대에 단독 국민학교로 인가가 된 후,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1년 3월 2일이 되면.

지난 63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우리 학교는 이제 긴 휴식을 갖고자 합니다.




2005년 3월.

떨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교문을 넘어설 그 때가 떠오릅니다.

누구나 처음 가는 학교에는 그렇겠지만,

저로서는 우리학교가 첫 부임지라는 아련한 그리움이 진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라이카에 대한 꿈도 우리학교.

바로 이 곳에서 제대로 피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아마 다른 피사체를 정했다면 제가 지금도 라이카를 잡고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남는 건 사진 뿐이더라...라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분명 추억을 뒷바침 해 줄 수 있는 멋진 도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저는 그 추억의 한 쪽 끝에서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학교풍경 시리즈도 이제 곧 기약없는 휴식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이들과 헤어져 다른 학교로 가겠지만,

이 곳 우리학교에서처럼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허락된 환경이 주어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 휴식이 부디 길어지지 않길 바라고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간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제가 올리는 사진들이 무척이나 지루한 소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내주신 관심과 격려 덕분에 보잘 것 없는 사진생활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폐교조치는 지난 9월부터 시작해서 비로소 오늘 최종 결정 통보가 나왔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그저 지나칠 수 있는 일이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간 보여주신 관심에 이렇게라도 학교 폐교 소식을 전해드리는 것이 옳다고 믿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오랜시간 우리 학교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하길 바랄 뿐이지만,

이제는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데, 우리 성남 아이들과는 이제 그 때가 되었나봅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도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 ^

회원님들 겨울철 건강 유의하셔서 늘 즐거운 사진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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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過疎문제인가요?
뭐 그런 다른 문제 운운 이전에 정들었던 학교가 없어진다는 사실 만큼 가슴 아픈일은 없겠습니다.
다른 학교에 가신다고 하시니까..여러불안감도 있을거구요.
여하간 마음 잘 추스리시고 지속적인 사진생활이 가능했으면 합니다.
한번 끈을 놓쳐버리면 다시 찾기가 힘들어지는 법입니다.
화이팅입니다.!!!

김용준님의 댓글

김용준

먼 훗날 후손을 위해 교육공간인 학교를 놓아 두어야 할 일이지만 학생 숫자도 문제 겠지요.
통학버스를 이용한 등,하교 정책등으로 대신하면서 유지를 위한 여건이 문제가 되어 분교의 통.폐합 절차를 밟는가 봅니다.
물론 폐교를 임대,불하하면서 지역적으로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주민에게 좋은 역할을 하는 곳도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공간을 불하 또는 임대받은 개개인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한 공간 역할에 만족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괜히 강샘이 그동안 애를 쏟으며 가꾼 공간이 닫힌다 생각하니 여간 맘이 짠 해지는군요.
아무쪼록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마음과 눈에 또 카메라에 담으시기 바랍니다.

손창익님의 댓글

손창익

십년전쯤인가 직장생활로 맘도 몸도 피폐해졌을때 머리도 식힐겸

고향을 갔는데 우리동네에서 30분쯤 걸어서 다닌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가 폐교가 되었더군요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그네와 시소, 미끄럼틀은 녹이 슬어 곧 고철이 될 것처럼 되어 있어군요

혼자 운동장을 한번 걸어봤는데...그렇게 넓어보이던 운동장은 좁아보이고...

무단결석 자주(1개월에 10일정도는 학교안가고 개천에서 놀았음)하다가 칠판 앞에서 몽둥이로 두들겨

맏다가 교실을 도망쳐 나와 교무실뒤로 도망쳤던 그시절도 떠오르고...밟고 다년던 그 자갈길도 그대로

있고.....교실안을 넘어보니 칠판도 그대로 있는 것고...학교를 한바퀴 돌고 나오면서 시간여행을 다녀오

는 것이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상상에 조금 가까워 졌읍니다


폐교를 당하는 선생님은 많이 안타깝겠지만 심기일전하시길 바랍니다.

신 정식님의 댓글

신 정식

첫 부임지와 정감어린 아이들이 있어 강선생님의 생활이 얼마나 좋았을까 실감이 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런 안타까운 대상의 학교 소식을 들으면 우리네 마음은 허전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학교는 아무래도 작아야 하는 공동체 같은데...
다음 학교에 가셔도 아이들과 강선생님의 라이카는 늘 함께 할 겁니다.
남은 기간 더욱 추억에 남는 멋진 컷들로 마무리 하세요... 화이팅 !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헉!!! 이런~~이런~ ㅠㅠ
폐교라니요~~~

음.........................
강 선생님을 비롯해서 아이들 주민분들 모두 많이많이 아쉬울 듯합니다.
결국 남는건 그동안 작업하신 아이들과의 행복한 기억과 추억들 뿐이겠죠.
모든 분들께 파이팅!!을 힘차게 외쳐봅니다.

장재민님의 댓글

장재민

항시 염려하던 일이 다가왔군요.
6년이면 긴 세월이고 숫자로는 얼마 안되겠지만 학생들이 강 선생님 맘을 거쳐갔는데.
많이 아쉽겠습니다. 그래도 많은 모습을 흘려보내지 않고 담아 두셨으니 위안을 가지시지요.
다행이 제게도 귀한 아이들 모습이 있는 사진이 있어 오늘 다시 한번 더 봅니다.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아이들을 낳지 않는 대한 민국.
외국의 못된 건 다 따라하고 있는 대한 민국.
엘리트만 키우려는 대한 민국.
돈 없는 사람들 가슴에 염장지르는 대한 민국.
우리 편 아니면 모두가 적인 대한 민국.

...........폐교 소식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그래도 가슴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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