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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양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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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유인환
  • 작성일 : 10-11-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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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원 여러분들 경험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찌 개와 잘 맞지 않는 괘(팔자)를 타고 났는지
시골 마을 출사 나가기만 하면 그 동네 입구 초입에서 부터
그 동네 개들로 부터 아주 요란한 환영행사를 받게 됩니다.
제가 뭘 어찌 잘못해서 라기 보다 그냥 조용히, 발자국 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마을로 들어가 돌아다니는 데도 그런 행사를 치루어야만 합니다.

그 개란 넘들(실례! 개를 좋아하시는 다른 회원들께 양해를 구함) ,
어찌나 영민한지, 담장안에서 내 모습을 보지도 않고 발자국 소리만 듣고서도
그게 그 마을 사람이 아니라 외지인이라는 걸 아주 금방 알아채고
요란하게 잡아먹을 듯이 짖어 대는데
한 집 개가 짖기 시작하면 그 옆집 개, 뒷집 개, 온 동네 개들이 연대하여
함께 짖어 대는데 개들에게서 그와 같은, 아주 요란한 환영을 받게 되는 일,
그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어떤 개들은 그냥 건성으로 짖어대는게 느껴집니다.,
한마리가 짖기 시작했는데 같이 짖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동네 개들에게 왕따 당할 까봐 그런지 아주 건성으로 짖어 대는 놈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정말 창자가 목구멍 밖으로 튀어 나오는것 아닌가 걱정 될 정도로
심하게 짖어 대곤 합니다.

일년 열두달을 대문 열어 놓고 살며, 농사일이다 뭐다 해서 하루 종일 집을 비워야 할 일이 많은 우리나라 시골 마을 생활 습성 상 어느 마을에나 커다란 개를 기르는 게 당연한
일이고
그래서 집주인이 집 지키는 일을 몽땅 다 자기에게 맡기고 출타한 집 주인을 위해서
충직한 개로서는 그래야 하는게 또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잘 잘못을 따지자면,
예고 없이 조그만 마을에 나타난 외지인이 잘못한 것이지
자기 주인집을 주인 없는 동안 외지인에게서 지키려고 충성을 다하려는 개들을
뭐라고 나무랄 이유야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발자국 소리조차 안들릴 정도로 조용히 마을을 조심스럽게 돌아다니고
있는 찍사에게 잡아먹을 것 같이 덤벼드는 개들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꼴에 - 그래도 이게 지네 동네라고 - 되게 우악스럽게 짖어대네 -

그래도 한가지 찍사에게 다행스러운 일은 그 개들이 마당 안쪽 개집에 든든한 쇠줄로
묶여 있다는 점이지요.
묶어 놓지 않을 경우, 개들에 따라서는 난푹하게 달려들어 외지인을 물어 뜯거나 공격하는
일을 겪을 수도 있는 건데 묶여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일 한 두번 겪은게 아니라서 이젠 그러려니 생각하고 그냥 넘어 갈 때도 있지만
어떤 날은 정말 기분 상하는 일을 겪을 때도 있더군요.
나 원참, 하다하다 이제는 시골 개에게조차 푸대접을 받는 구나 라고
내가 지금 이런 꼴을 당하면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 ?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씁쓰레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충남 문의면 어느마을에 나갔을 때 만난 이 양반 개는
짖기는 커녕 나를 보자마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친구하자고 달려 나옵니다.
그 개가 하도 젊잖고(?) 양반스러워
맘에 들었었기에 한장 찍어 가지고 와 여기 올립니다.
추천 0

댓글목록

심회갑님의 댓글

심회갑

역시 충청도는 양반의 고장답게 견공들도 착하고 순한가 봅니다.

혼자서 시골길을 어슬렁거리며 소재를 찾다보면 흔히 오해도 많이 받지요

저의 여식도 충청도에서 혼자 자취하면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는데

애들도 별로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나저나 30이 넘었으니 좋은 신랑감을 만나야 할텐데...........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하하하하 이거 참~ Paradog가 아닌 Paradox입니다.(*주, 불어로 Para는 막는다. 방어한다의 뜻)

나까지 개가 되어버렸네요. 허긴 전 동물을 무척 좋아하고,
개자식은 욕이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라 그리 기분 상하진 않습니다.
개만큼만 진정성과 충성심만 있다면, 이 사회 화낼 것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본래 의미로 돌아가서,
개와 살아보면요 짖는 소리가 그들의 말인지라 소리마다 다른 그 깊은(?) 뜻을 알게 됩니다.
물론 진중하게 처음 짖어대는 개 소리에 해당되지만,

'별로 좋지도 않는 낯선 냄새 피우면서 남의 동네를 휘젖고 다니며 소란 피우지 말라'라는 경고도 있고요,
'낯설지만 어쩐지 마음에 들어서 누군지 자세히 알고 싶으니 얼굴 보여달라'고 부르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달려오는 개는 순진한 강아지죠.
개도둑이면 어쩔려고 그러는지? 전 철없는 개라고 생각됩니다.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전 두번째 짖어대는 개가 되고싶군요.
꼬리는 절대 안칩니다. 화냥개가 아니거던요. 하하하하

유인환님의 댓글

유인환

인용:
원 작성회원 : 심회갑
그나저나 30이 넘었으니 좋은 신랑감을 만나야 할텐데...........


요즈음 제일 인기있는 직업이 학교 교사라고 하는데.

일 년에 두번이나 방학이 있으니 해외 여행 가기 쉽지요,
퇴직한 후 퇴직금 가장 든든하니 노후 보장 가장 확실하지요 - - -

요즈음 세상적 가치 판단 기준으로보면
정말 누구나 모셔가려고 할 직업을 가진 훌륭한 따님을 두고 무슨 걱정을 하시나요?
따님 곧 좋은 혼처가 어디선가 나오겠지요.

유인환님의 댓글

유인환

인용:
원 작성회원 : 이치환
전 두번째 짖어대는 개가 되고싶군요.
꼬리는 절대 안칩니다. 화냥개가 아니거던요. 하하하하


라클 어느 글타래에서 회원님이 살짝 밝히신 연세를 (그 글을 읽는 바람에)
제가 살짝 알고 있습니다. (저는 회원님 보다 살짝 많습니다 ㅎ ㅎ )
그 연세에 꼬리를 치실 분이 아니시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리시는 글타래 내용의 진지함으로통하여
이치환 님의 성품이나 작품하시는 자세, 철학 등을 조금은 짐작 하고 있습니다.

잡글이지만
제가 별도로 개인 홈피 같은 걸 가지고 있지 아니하여
가급적 라클에 글을 자꾸 올리면서
제 생각도 정리하고
제가 출사하여 여기저기 다니며 겪는 일을 메모 해 놓는 다는 의미로
올리고 있습니다.
졸문을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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