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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S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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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재유
  • 작성일 : 10-11-12 14:28

본문

어제밤에 있던 일입니다.

컴퓨터 사진이 가득차서 사진들을 모두 지워버렸습니다. 물론 저는 사진들을 외장 하드디스크에 모두 옮겨놓았다고 생각했지요. 근데 저의 aperture 앨범을 열어보니 원본사진이 모두 없다고 나오네요. 백업디스크에서 사진들을 다시 옮겨오는데... 컴퓨터가 하루가 다되가는데도 다시 복구를 못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 백업을 했던것도 지금생각해보니 확실치가 않네요.....


10년치에 사진들
필름들을 꺼내서 다시 스캔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뭐 어차피 지난일들의 사진들인데... 그냥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하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행히도 500장정도 사진은 얼마전에 다시 손본다고 파일을 따로 만들어 놓은게 있네요.. 뭐 10년동안 500장정도 건졌으면 됐다고 생각합니다만...



항상 그래 그정도면 됐지....


막내로 자라서 그런지 매사가 항상 그렇습니다. 잘안되면 그냥 툭털고 돌아가고 못할것 같으면 그냥 미리 포기하고...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가진것도 없지만 누구에게 손 안내밀고 밥굶을 걱정 안하고 진지하지 않게 세상을 별탈 없이 잘살아왔습니다.


친구들....

항상 Arrogant하게 굴지만 저는 사람들을 참 좋아합니다. 좋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쁜사람, 욕심많은 사람, 사기치는 사람, 바보같은 사람까지 모두 좋아합니다...


사진이란걸 열심히 찍은지 한 10년은 된것 같습니다. 존캐리의 대통령 유세장에서 처음본 직업 사진가들을 보고서는 어린마음에 흥분을 해서 사진들을 더 열심히 찍었던것 같습니다. 사진보다는 참 뽀대가 난다고 생각했었죠.
그동안 거의 사진들을 프린트해 본적도 없었구요.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지도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냥 찍으면 그대로 필름박스(없어진 필름롤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던져놓고 현상소에서 CD에 넣어주는 사진들을 컴퓨터에 주르륵 넣어놓고 열심히 라이카클럽 보이트클럽 레이소다등등에 사진자랑하고... 그럼 다였습니다.

몇달전에 그림장사(?)하는 친구가 집에와서 쌓여있는 필름들을 보고 갔습니다. 다 프린트하라고 하더군요. 그후에 저는 사진들을 한장한장 손봐서 모두 500장 좀 안되게 프린트를 했구요. 이친구는 제 Bio도 다시 쓰고 짧은 introduction도 만들고... 만남도 주선하고....

저는 다른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사진을 넣을 나무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아는한 뉴욕 최고의 목수인 친구입니다. 오랜시간 안걸리고 박스를 만들었구요.

저는 부끄럽게도 그동안 찍어놓은 사진들을 골랐을 뿐입니다.

그렇게해서 24장의 Scar라는 사진들을 나무 보관함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진들은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찍을때는 제가 왜 찍었는지도 모르는 사진들입니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제가 당시에 이런 사진을 찍을수밖에 없었던 사진이었던듯 합니다. 거의 다 아문 상처처럼 희마하게만 기억나는 개인적인이고 감정적인 사진들만 작은 박스에 넣었습니다.

6개의 박스에 사진을 넣어서 오늘 친구에게 건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서 박스가 상처나고 떼묻고... 그렇게 돌구 돌겠지요. 저에게는 소중하지만 다른분들에게는 어떤가치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렇게도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 한달동안은 사진 생각만 했던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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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모두 똑같은 경험,,그리고 똑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네요.
그래도 미리 500장따로 만들어 놓으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지인한테 사진으로 보관하라고 늘 잔소리를 듣습니다만 미제의 사진 액자부터 보관함(아키바사의 공문서 보관함)이 일본에서는 꽤 비싼 가격이라 별 생각없다가 얼마전에 하나 준비해서 한 50장 프린터 작업했습니다만..정말 제가 찍은 사진이 쓰레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싹 지워버릴까 하다가 꾹 참은적이 있습니다.그러고 나니까 현상이며 스캔이며 5년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던 작업에 손을 놓게 되더라구요.
재유씨는 그래도 전진하실수 있는 신념과 용기가 있어서 부럽습니다.
그래도 좀전에 일본잡지 편집부에 오늘 라클에 올린 지하철 사진이랑 5점을 보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진 그만둘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오늘 가는길에 그동안 벼르고 있던 공문서 보관함 몇개 사서 프린터 작업 밤새 해야 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박스 탐나는데요? 그리고 새머리 사진 예사롭지 않게 보입니다.
프린트는 아날로그 프린트인가요?
막네들은 정말 왜 그런데요? 여기 막네도 재유님처럼 뒤를 안돌아봐요.ㅎㅎ

유경희님의 댓글

유경희

인용:
원 작성회원 : 유경희
모두 똑같은 경험,,그리고 똑 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네요.
그래도 미리 500장따로 만들어 놓으셔서 다행입니다.
저도 지인한테 사진으로 보관하라고 늘 잔소리를 듣습니다만 미제의 사진 액자부터 보관함(아키발사의 공문서 보관함)이 일본에서는 꽤 비싼 가격이라 별 생각없다가 얼마전에 하나 준비해서 한 50장 프린터 작업했습니다만..정말 제가 찍은 사진이 쓰레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싹 지워버릴까 하다가 꾹 참은적이 있습니다.그러고 나니까 현상이며 스캔이며 5년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던 작업에 손을 놓게 되더라구요.
재유씨는 그래도 전진하실수 있는 신념과 용기가 있어서 부럽습니다.
그래도 좀전에 일본잡지 편집부에 오늘 라클에 올린 지하철 사진이랑 5점을 보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진 그만둘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오늘 가는길에 그동안 벼르고 있던 공문서 보관함 몇개 사서 프린터 작업 밤새 해야 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보관함 사진 한장 올립니다......

홍건영님의 댓글

홍건영

포클 이큅 게시판에는 별 설명이 없으셨는데
여기서 보니 더욱 더 좋습니다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라고 했는데 그 반대 상황이 (사실 더 좋은 그런 상황) 벌어졌네요
10년 작업을 남들이 다 알아주나 봅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안타깝습니다. 필름이 있으시니 꼭 필요한 사진들은 다시 스캔하면 되겠지만 그간의 수고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또 의미를 가지시니 필요한 사진들을 찾아 스캔하면서 더 많은 배움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사진 보관함과 그 의미는 정말 좋군요.
가끔은 친구들의 책상 머리에 아무렇게나 알몸으로 놓여있는 제 사진들을 봅니다. ^ ^
'어 ~ 이거 아직 여기 붙어있네' 하고 발견하게 되는,

즐겁게 사진하시는 이재유님께 또 많이 배웁니다.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인용:
원 작성회원 : 강웅천
안타깝습니다. 필름이 있으시니 꼭 필요한 사진들은 다시 스캔하면 되겠지만 그간의 수고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또 의미를 가지시니 필요한 사진들을 찾아 스캔하면서 더 많은 배움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사진 보관함과 그 의미는 정말 좋군요.
가끔은 친구들의 책상 머리에 아무렇게나 알몸으로 놓여있는 제 사진들을 봅니다. ^ ^
'어 ~ 이거 아직 여기 붙어있네' 하고 발견하게 되는,

즐겁게 사진하시는 이재유님께 또 많이 배웁니다.


아무래도 파는 사진이니까 보관함이라기보다는 팩키지라고 하는 편이 낳겠지요.. 워낙 까다로운 사람들이 상대이다 보니......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인용:
원 작성회원 : 이치환
박스 탐나는데요? 그리고 새머리 사진 예사롭지 않게 보입니다.
프린트는 아날로그 프린트인가요?
막네들은 정말 왜 그런데요? 여기 막네도 재유님처럼 뒤를 안돌아봐요.ㅎㅎ


막내들이 원래 그래요~~ ^_^
정말 모든일에 진지한 형과 정반대랍니다. 박스때문에 사진산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 잘만들었습니다. Anthony Visco라는 친구가 만들었어요. 뉴욕에서는 하이엔드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가구나 내장재를 만드는 친구입니다. 제가아는 한 두번째로 기술좋은 목수입니다. 아무래도 디자인쪽일을 하다보니 이런저런일로 손재주 좋은 사람들에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인용:
원 작성회원 : 유경희
저도 보관함 사진 한장 올립니다......


음 박스가 멋지네요... 저도 검정 박스를 아도라마에서 얼마전에 구입했습니다. 그안에 프린트한 사진들을 넣어놓고 있습니다. 왠지 뿌듯한거 있죠.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지난번에 말씀하신 사진들과 박스네요. 결국 리본까지 구하셨군요.
자신의 결과물을 어떤 하나의 과정을 통해서 프레임이든 상자든 하나의 완성된 분신들을
보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저도 재유씨처럼 꾸준히 사진찍어서 좋은 사진들 만들고 프린트물로도 보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드네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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