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가슴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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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성수
- 작성일 : 10-11-0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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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저의 사무실 직원들과 단합을 도모하고자
바닷가 어느 항구 마을에 2박3일 일정으로 다녀 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둘째 날에는 하루 종일 각자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더니
직원들은 산으로 등산을 간다고 하여 나이 든 저는 빠지기로 하고
잘 다녀오라고 한 뒤 그냥 조용히 혼자서 카메라 하나만 들고 항구로 나갔습니다.
철지난 바닷가 항구 방파제에는 낚시하는 사람들만 간간이 앉아 있을 뿐
산책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조용한 바닷가를 혼자 걸으며
어디 사진 될만한 장면 없을까 이리저리 둘러보며 걷고 있었는데
방파제 옆 테트라포드 틈 사이 햇빛이 잘드는 구멍 속에
조그마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게 눈에 뜨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란 동물은 경계심이 강하고 의심이 많아
사람이 눈에 뜨이면 신속히 움직여 몸을 숨겨 상대편의 동태를 살피곤하는 동물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조그마한 고양이는 아주 귀찮은 듯 느릿느릿 고개를 들어
방파제 위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저를 힘이 하나도 없는 눈빛으로 쳐다만 볼 뿐
그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더니 자신을 해칠 것 같지 않다고 판단이 섰는지
곧 고개를 떨구며 원래 웅크리고 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수의사는 아니지만, 한눈으로 보아도 그 고양이는 어디가 많이 아픈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동안 그자리에 서서 그 고양이를 내려다 보고 있었지만 그 고양이는 더 이상 움직임 없이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자기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도 귀찮아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를 떠나 방파제 끝을 향하여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양이는 잊어 버렸습니다.
방파제 끝 등대 밑에 한참 앉아 있다가 되돌아오며 다시 그 고양이 생각이 났습니다.
고양이가 있던 자리로 돌아와 구멍속으로 내려다보니 그 어린 고양이는 여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다른 커다란 고양이 한마리가 같이 앉아 있다가 제가 접근하는 기척을 듣고 놀랬는지 황급히 몸을 일으켜 테트라 포드 그늘 속으로 몸을 숨기고 그 그늘 속에서 저를 경계의 눈초리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새끼고양이가 애처로와 보여서는
제가 여러가지 몸짓으로 그 고양이 관심을 끌어 보려고 한참 노력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그 옆에서 병문안을 하고 있던 큰 고양이는(혹시 그 에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사라져 버렸는데
병든 새끼 고양이는 다시 고개를 들어 저를 쳐다볼 기력조차 없는지 그냥 꼼짝도 않고 그대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픈 고양이를 내려다보며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차마 그 고양이를 향해
카메라를 드려댈 마음이 생기질 않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수분동안 지켜보다가 그냥 자리를 뜨는데도 그 고양이 미동도 하지 않고 햇빛만 쬐고
있었습니다.
서울로 되돌아오는 차 속에서 다시 그 고양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디서 상한 생선을 잘못 먹어 나쁜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한 것이 아닐까?
어디서 무슨 병에 걸려 그런 모습으로 몸도 못가눌 상태가 되어 웅크리고 있었던 것일까?
저는 애완동물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은 아니었는데도
서울에 도착하기 까지 그 고양이의 애처로운 병든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내 마음이 이럴 줄 몰랐는데 - - -
그럴 바에는 어제 그 고양이,
죽기전에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 줄껄 그랬네 -
서울에 도착 하여 지금까지도
그 고양이 사진하나 찍어 주지 못했던 것이 내내 마음이 아파
이 글 한 줄 올려 봅니다.
저의 사무실 직원들과 단합을 도모하고자
바닷가 어느 항구 마을에 2박3일 일정으로 다녀 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둘째 날에는 하루 종일 각자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더니
직원들은 산으로 등산을 간다고 하여 나이 든 저는 빠지기로 하고
잘 다녀오라고 한 뒤 그냥 조용히 혼자서 카메라 하나만 들고 항구로 나갔습니다.
철지난 바닷가 항구 방파제에는 낚시하는 사람들만 간간이 앉아 있을 뿐
산책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조용한 바닷가를 혼자 걸으며
어디 사진 될만한 장면 없을까 이리저리 둘러보며 걷고 있었는데
방파제 옆 테트라포드 틈 사이 햇빛이 잘드는 구멍 속에
조그마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게 눈에 뜨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란 동물은 경계심이 강하고 의심이 많아
사람이 눈에 뜨이면 신속히 움직여 몸을 숨겨 상대편의 동태를 살피곤하는 동물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조그마한 고양이는 아주 귀찮은 듯 느릿느릿 고개를 들어
방파제 위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저를 힘이 하나도 없는 눈빛으로 쳐다만 볼 뿐
그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더니 자신을 해칠 것 같지 않다고 판단이 섰는지
곧 고개를 떨구며 원래 웅크리고 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수의사는 아니지만, 한눈으로 보아도 그 고양이는 어디가 많이 아픈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동안 그자리에 서서 그 고양이를 내려다 보고 있었지만 그 고양이는 더 이상 움직임 없이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자기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도 귀찮아 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를 떠나 방파제 끝을 향하여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고양이는 잊어 버렸습니다.
방파제 끝 등대 밑에 한참 앉아 있다가 되돌아오며 다시 그 고양이 생각이 났습니다.
고양이가 있던 자리로 돌아와 구멍속으로 내려다보니 그 어린 고양이는 여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다른 커다란 고양이 한마리가 같이 앉아 있다가 제가 접근하는 기척을 듣고 놀랬는지 황급히 몸을 일으켜 테트라 포드 그늘 속으로 몸을 숨기고 그 그늘 속에서 저를 경계의 눈초리로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새끼고양이가 애처로와 보여서는
제가 여러가지 몸짓으로 그 고양이 관심을 끌어 보려고 한참 노력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만사가 다 귀찮다는 듯,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그 옆에서 병문안을 하고 있던 큰 고양이는(혹시 그 에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사라져 버렸는데
병든 새끼 고양이는 다시 고개를 들어 저를 쳐다볼 기력조차 없는지 그냥 꼼짝도 않고 그대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 아픈 고양이를 내려다보며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차마 그 고양이를 향해
카메라를 드려댈 마음이 생기질 않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수분동안 지켜보다가 그냥 자리를 뜨는데도 그 고양이 미동도 하지 않고 햇빛만 쬐고
있었습니다.
서울로 되돌아오는 차 속에서 다시 그 고양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디서 상한 생선을 잘못 먹어 나쁜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한 것이 아닐까?
어디서 무슨 병에 걸려 그런 모습으로 몸도 못가눌 상태가 되어 웅크리고 있었던 것일까?
저는 애완동물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은 아니었는데도
서울에 도착하기 까지 그 고양이의 애처로운 병든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내 마음이 이럴 줄 몰랐는데 - - -
그럴 바에는 어제 그 고양이,
죽기전에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 줄껄 그랬네 -
서울에 도착 하여 지금까지도
그 고양이 사진하나 찍어 주지 못했던 것이 내내 마음이 아파
이 글 한 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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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동용님의 댓글

제목을 읽고 살며시 가슴 조이며 무슨 일일까?
궁금해 하며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님이 목격한 장면장면이 마치 제가 찍은 사진처럼 눈앞에 되살아나며
역시 저의 가슴까지 뭉클하게 하는 사연입니다.
자그마한 동물......
사람이라면 쉽게 의료 혜택도 볼 수 있지만......
특히 돌봐 주는 이 없는 야생의 동물이나 사람 주거지 근처를 떠돌아 다니는 동물들이
다쳤거나 아플 때는 도움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합니다.
님께서 집에 돌아오셔서 한참까지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안타까움을 표현하신 글을 읽고
님의 영혼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사진 한장 첨부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작가의 사진입니다.
photo by 레인즈포토 : http://rainspho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