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간 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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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성수
- 작성일 : 10-08-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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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영국을 여행하던중
Midland 지역의 Chester에 도착하여 하루동안 사진 촬영을 마친 후
그 도시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다음 행선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아니한 상태라서 새벽에 일찍 깨어난 탓에
호텔에서 나오는 아침 식사 시간까지 한시간의 시간 여유가 있었습니다.
호텔 방안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 카메라를 들고 호텔을 나서서
Chester 기차 역 부근을 돌아다니며 역을 통해 떠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M8 에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거장 앞 광장, 높이 1m 정도의 검은색 난간 쇠기둥위에 놓여 있는 아주 조그만 하얀 물체가 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가가 보니 빨간색 칠보로 조그마하게 하트모양의 장식을 만들어 얹은
스털링 씰버로 만든 조그마한 링(반지)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젊은 연인들이 함께 구입하여 하나씩 나누어 끼는
소위 커플링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반지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 반지를 손에 집어 들고, 사진 찍기도 그만둔채, 그 반지가 역 앞 광장 난간 위에
놓여 지게 된 경위에 관하여 혼자서 여러가지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손가락 굵이가 아주 가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을 해 보면 그 반지의 주인은 아주 젊은 여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20대 초반? 아니면 영국의 어느 여고에 다니는 고등학생?
그런데 그 여인은 어째서 역 앞 광장에 이 반지를 빼 놓고 간 것일까?
커플로 삼았던 남자 친구가 변심하고 자신을 버린데서 마음이 많이 상했기 때문일 까? ---
아니면 그 반지의 주인인 여인이 먼저 고무신짝을 바꿔 신고 떠나며 버리고 간 것일까?
그런데 버리기로 작정한 이 반지를 그냥 땅이나 쓰레기 통에 던져 버리지 않고
광장 난간 쇠기둥 위에 아주 곱게 올려 놓고 간 이유는 뭘까?
반지와 함께 버리려는 반지에 얽힌 추억도 함부로 쓰레기 통에 쳐넣어버리기에는
여전히 그처럼 아쉽고 고왔기 때문일까?
그 반지의 주인이었던 젊은 여인이 Chester 를 떠나며 역 앞 광장에
커플링을 빼버리고 떠난 그 사정이 궁금했지만
아무리 반지를 들여다 보아도 그런 사정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
그날 오후는 다른 도시로 가서 사진을 찍는 동안 내내 그 반지의 주인이었을
알 수 없는 여인에 대한 생각이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찍은 사진 속에서 그여인에 대한 나의 상념이 어떤 형태로든
감정의 흔적으로 남아 있게 되기를 바라며 셔터를 누르곤 했었는데
귀국해서 그 날 오후 찍은 사진을 살펴 보아도 그런 감정의 어룽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아니하였습니다.
사진에 내 감정을 담는다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내 감정을 사진 속에 충실히 담아내려면 멀었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idland 지역의 Chester에 도착하여 하루동안 사진 촬영을 마친 후
그 도시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다음 행선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아니한 상태라서 새벽에 일찍 깨어난 탓에
호텔에서 나오는 아침 식사 시간까지 한시간의 시간 여유가 있었습니다.
호텔 방안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 카메라를 들고 호텔을 나서서
Chester 기차 역 부근을 돌아다니며 역을 통해 떠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M8 에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거장 앞 광장, 높이 1m 정도의 검은색 난간 쇠기둥위에 놓여 있는 아주 조그만 하얀 물체가 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가가 보니 빨간색 칠보로 조그마하게 하트모양의 장식을 만들어 얹은
스털링 씰버로 만든 조그마한 링(반지)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젊은 연인들이 함께 구입하여 하나씩 나누어 끼는
소위 커플링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반지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 반지를 손에 집어 들고, 사진 찍기도 그만둔채, 그 반지가 역 앞 광장 난간 위에
놓여 지게 된 경위에 관하여 혼자서 여러가지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손가락 굵이가 아주 가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을 해 보면 그 반지의 주인은 아주 젊은 여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20대 초반? 아니면 영국의 어느 여고에 다니는 고등학생?
그런데 그 여인은 어째서 역 앞 광장에 이 반지를 빼 놓고 간 것일까?
커플로 삼았던 남자 친구가 변심하고 자신을 버린데서 마음이 많이 상했기 때문일 까? ---
아니면 그 반지의 주인인 여인이 먼저 고무신짝을 바꿔 신고 떠나며 버리고 간 것일까?
그런데 버리기로 작정한 이 반지를 그냥 땅이나 쓰레기 통에 던져 버리지 않고
광장 난간 쇠기둥 위에 아주 곱게 올려 놓고 간 이유는 뭘까?
반지와 함께 버리려는 반지에 얽힌 추억도 함부로 쓰레기 통에 쳐넣어버리기에는
여전히 그처럼 아쉽고 고왔기 때문일까?
그 반지의 주인이었던 젊은 여인이 Chester 를 떠나며 역 앞 광장에
커플링을 빼버리고 떠난 그 사정이 궁금했지만
아무리 반지를 들여다 보아도 그런 사정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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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는 다른 도시로 가서 사진을 찍는 동안 내내 그 반지의 주인이었을
알 수 없는 여인에 대한 생각이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찍은 사진 속에서 그여인에 대한 나의 상념이 어떤 형태로든
감정의 흔적으로 남아 있게 되기를 바라며 셔터를 누르곤 했었는데
귀국해서 그 날 오후 찍은 사진을 살펴 보아도 그런 감정의 어룽 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아니하였습니다.
사진에 내 감정을 담는다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내 감정을 사진 속에 충실히 담아내려면 멀었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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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인상님의 댓글

마음을 사진에 담아 찍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는 우리 학교 아이들 사진이 그것입니다.
잘 찍으려고 애쓰는 순간 달아나고, 무엇인가 그 느낌을 담으려 하면 멀어지는..
잘 찍으려 노력하는 순간 무엇인가 놓치고 가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제 마음에 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진은
그 순간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과 제가 파묻혀 찍는 사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님의 생각은 그 반지가 충분히 알아주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곳에 반지를 놓고 간 사람은 그만한 보람이 있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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