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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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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박대원
  • 작성일 : 17-08-28 16:08

본문

창밖은 어둡고 비가 내린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가 지금 흐느끼고 있다.

남쪽 나무에는 이상한 열매가 열리네.
잎사귀와 뿌리에는 피가 흥건하고
산들바람에 검은 몸뚱이들이 매달린 채 흔들리네.
미루나무에 매달린 이상한 열매.

멋진 남쪽 전원 풍경
튀어나온 눈과 찌그러진 입술,
달콤하고 상쾌한 매그놀리아의 향기,
그리고는 갑자기 불어오는 살덩이 타는 냄새여.

여기 까마귀들이 띁어먹고
비를 모으며 바람을 빨아들이는
햇살에 썩어가고 나무에서 떨어질
여기 이상하고 쓰디쓴 열매가 있네.


1939년 뉴욕의 한 카페에서 스물네 살의 빌리 홀리데이(1915~1959)가 부른 노래다.
노랫말은 그 이태 전 교사이며 시인인 아벨 미어로폴이 쓴 시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며칠을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시 <이상한 열매 Strange Fruit>를 쓴다.
그리고 손수 곡을 붙인다.
훗날 이 노래는 흑인 민권운동을 위한 운동가요가 된다.
그는 백인이었다.

* 흑인 청년 토마스 쉽과 애브럼 스미스가 백인 군중에 의해 나무에 목이 매달린 것은 1930년 여름이었다.
인디애너주 매리언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로렌스 바이틀러가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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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충기님의 댓글

장충기

박선배님,
오랫만에 클럽에 들어 오니 선배님의 글이 보이네요.
저도 노래의 의미를 알고나서 많이 충격을 받았던 곡인데...
그래도 빌리의 목소리는 그 충격을 잊을만큼 매력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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