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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피 넣고 수제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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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10-06-0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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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시판에 올려야 좋을지 망설이다가
여기 "사진과 함께 하는 이야기" 게시판에 올립니다.

"이야기"거리라고 하기엔 너무 가벼운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 ====== =====

서울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사진애호가들이라면, 삼청동이 어디 근처에 있는 동네인지는 대략 알고 있겠지요.

사진이 국민취미가 되다시피 한 이래로
삼청동 골목은 주말에는 인사동거리를 방불케 할 정도로
특히 연인들끼리 많이 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이 곳이 사진기 둘러매고 가는 곳이 되기 좀 전에
이곳의 어느 음식점 하나가
갑자기 유명해진 일이 있습니다.

아마 그 전부터도 이름이 좀 있던 음식점이었는데
더 유명해졌다고 해야 옳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갑자기 유명해지고 나서야 그런 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느 날 청와대에서 이 집 음식을 점심때 시켜먹곤 했다...
라는 얘기가 돌면서.. 이집은 옥호를 만방에 떨치기 시작했다 이겁니다.

제가 경복궁, 삼청동에 가끔 사진거리 찾으러 갈 때면
저도 이 음식점에 들러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때마다. 이 집 문 앞에는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여서
다음에 가지 .. 다음에.. 하면서 그냥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 유명해진 음식이 뭐냐?

수제비

입니다.

도대체 을매나 맛있길래, 청와대에서 시켜다 먹나?

전 그게 궁금했습니다..



전 어려서부터 밀가루 음식을 좋아했고
또, 수제비는 결혼하고 나서도 중전마님표 수제비를 가끔 먹곤 했습니다만..
애들 커가면서 부터는.. 이 왕비표 수제비는 사라졌지요..

이거 집에서 만들어 먹자.. 는 희망사항을 말하게 되면..
밀가루 반죽부터 수제비 뜨는 것까지..
제 담당이 될 게 뻔하니.. 안먹고 말지...

그게 그러니까.. 라이카클럽 전시회를 하던 3월 어느날.. 전시장에 들렀다가
삼청동으로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낙산공원쪽으로 올라갔다가.. 어느 가파른 골목계단을 내려왔더니
그게 바로 이 수제비집 바로 맞은편으로 나오더군요..
그게 오후 4시쯤인데.. 이 시간이면 한산하겠지....하고
들어갔더니..

혼자 온 손님은 좀 기다리라하더군요..
빈 테이블이 몇개 눈에 뜨이는데도 말입니다..

떼 돈 버는 가게로구만..
그런 생각이 버뜩 들었습니다..

어쨋건간에.. 구석진 곳에 자리 하나 배정받아서
수제비 시켰는데...

서빙하는 태도나.. 자세나... 이건 아니올시다.. 였지만
하여간에 음식맛이 중요한 것이지 다른 것은 부차적 문제다...라고
위안을 해가며 기다렸습니다..

긴말 줄이고..

첫 숟가락 입에 넣으면서..

엉? 이게 수제비야?

이런 생각이 퍼덕 들더군요..

그게.. 뭐와 비슷하냐하면요...
만두국에서 만두속은 빠지고 만두피만 남은 거 먹는 느낌과 90% 쎔쎔이었지요..

하여튼간에..
시킨거 어쩌랴... 울분을 삼키며.. 먹기야 다 먹었습니다만..

또 이게 뭐 이리 비싸냐? 하며
가게 문을 나서면서.... 내 이집 두번 다시 안온다...

아니 청와대 누구는 수제비가 어떻게 생긴건지 모르고 산 사람이었나 싶네요..
그 사람(들)이 .. 혹시 만두피 넣고 끓여먹던 걸 "수제비"라고 잘 못 알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이 사람들.. 혹시.. 잔치국수를 .. 칼국수라고 우기는 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이 사진 후보정 정성껏 했습니다..
내 평생에 슈레기같은 음식사진에 공 들여 후보정 해보기는 첨입니다.. ㅎㅎ
추천 0

댓글목록

임병태님의 댓글

임병태

풍초 선생님께서 많이 서운하셨던거 같습니다. ^^
저도 위에 말씀하신 수제비집 앞을 몇번(많이) 왔다갔다 했는데요... 이상하게 끌리지는 않더라구요
줄을 늘어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까... 어렵게 들어간다 해도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먹고 싶진 않아서요.. ^^
예전에 아는 어른 한분께서 하신말씀이 기억납니다. '음식점에서 대접 받으려면 절대로 사람 많은곳에 가지말아라...'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돈 벌기 바빴지 음식을 제대로 만들고 손님을 제대로 대접하는 곳이 드문거 같습니다.
전 삼청동 가면 식사는 거기서 안하고 따로 나와서 하는 편입니다.

이헌구님의 댓글

이헌구

예전에 가본 집인데 (2001년정도? 그리고 2005년정도?), 지금 기억에 당시에는 가격은 안비쌌습니다.
여기도 뭔가 변한 것일까요...

원래 유명한 장소에 가면 아니올시다가 좀 있는 듯 합니다.
주인장이 요리에 대한 열정 없이 그저 돈으로 승부할려는 집도 보았고 뭐 그렇습니다만
삼청동에 있는 모든 음식점이 다 그런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신당동 모 유명 떡볶이집도 2000년 정도에 갔을땐 제법 가볼만 했는데
최근에 간 사람 말을 들어보니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서 지금은 패스트 푸드 지점 같다고 하던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확실히 인터넷 이후 소통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이 클럽처럼 좋은 장소도 생겼지만
부작용도 좀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님의 댓글

김용준

아마도 수제비 밀가루반죽 두께를 얇게 해야 빠른 시간내에 익힐 수 있다는 노하우를 알아 버린 이유가 아닐까요?^^
예전에 그 수제비 집은 한번 거론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유명 모범음식점. 아주머니의 서비스 행태는 초등학교 앞 분식집보다 못한....
http://www.leicaclub.net/forums/showthread.php?t=56010

아직도 그 동네 지나가다 그 집 앞에 줄 서 있는 손님들 보면서 혀만 차고 지나옵니다.

정용철님의 댓글

정용철

정말 맛나겠습니다... ㅎㄷㄷ 언제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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