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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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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엄창호
  • 작성일 : 11-07-1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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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침, 아니 새벽
전날 일찍 잠이 든 까닭으로 새벽4시쯤 일어났지요.
북쪽을 보니 대단한 구름이 산을 넘고 있었지요.
자전거를 타고 그곳으로 무작정 달렸지요.
동천(東川), 그곳으로 가면 저 같은 초보자에게도 그럴듯한 그림을 안겨주는 광경이 펼쳐질 것으로 믿고, 출근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가기로 마음먹고 달렸지요.
'강'이라고도 부르는 그곳에 도착해서는 신기하게도 기억되는, 불러본지 20년은 훨씬 지난 노래를 흥얼거렸지요.

'해지고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덮힌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리를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 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빈 거리를 생각하오.....'

가다가 가다가
출근 시간을 염두에 둔다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순간에 이르러, 사진을 찍고, 다시 자전거를 서둘러 몰아 돌아왔지요.

대단했던 날, 그 광경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소한 결과물들을 받아들었지만, 그래도 <라클>회원분들과 나누고 싶어 갤러리에 올렸지요.


그리고 이제는 못다한 얘기가 남은 것처럼, 올리지 못한 사진들을 보고 있지요.
마음을 급하게 하는 광경들.
왜 우리들은 그대로 놔두지 못하는가. 강을 강답게, 산을 산답게....

'어디까지 계속 가야만 하는 걸까. 어디까지 계속 되어 있는 걸까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 걸까. 누구가 누구를 위한 걸까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까. 하늘과 저 붉은 태양의 빛깔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까. 단잠에서 깨어난 아침의 기분을
더 이상 더 이상 더는 그 누구를 위한다고는 말하지 마
더 이상 더 이상 더는 이제 그만 이제 그만.......'
추천 0

댓글목록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전국 구석구석이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언제 어떻게 파헤쳐질지
모르는 위기에 서 있음을 알게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찍어둬야 하나요...^^;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강과 산이 더 이상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아침산책의 진득함이 좋아 보입니다.

김승현님의 댓글

김승현

동감입니다............!

엄창호님의 댓글

엄창호

오늘 아침 '아차'하면서 깨어났습니다.
어젯밤(아니 오늘 새벽)에 이 글타래를 열었던 생각이 갑자기 났던 것입니다. 얼굴이 달아오르는군요. 술에 취해 자기 사진 보면서 감상에 빠져 이런 글을 썼다는 사실이 부끄럽습니다.
특별히 횡설수설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술힘을 빌려야 이런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부끄럽고요.

'음주 <라클>질' 자제해야 할 텐데요...

정규택 선생님, 김승현 선생님 말씀으로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유영님의 댓글

박유영

낙동강 하류 부산 구포 부근에 "물금"이라고 한 번씩 해질녁에 찾아 다니는 장소가 있었
습니다. "4대강"인지 뭔지 한다고 깡그리 다 뒤집었고 천박하게 콘크리트로 바르고 인조
돌로 미화작업을 해버려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강언저리 곳곳에
소담하게 자라던 왕버들나무도, 웅장한 모습으로 서있던 거목도 이제는 흔적도 없습니
다.

나라에서 개발이데올로기로 국책을 삼으니 지자체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서울회원님
들이 부산 오시면 그렇게 좋아하시던 다대포도 뭐 춤추는 분수인가하고 공연장 만든다
고 그 아름답던 모래사장의 많은 부분을 뒤엎고 큰크리트칠을 하고 있습니다. 와보시면
한숨이 나다 못해 욕이 나오실겁니다.

제발 제대로 된 지평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라는 걸 하고 그래서 상식이 물처럼 흐르는
사회에서 살 수는 없는걸까요? 하긴 그 양반들을 찍은 게 우리 국민이니... 참

공감합니다!!!!!

양형석님의 댓글

양형석

개발이라고 하면 무조건 까부시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새마을 운동 시절 사고방식이 아직도 머리에 박힌 분들 때문에
정말 서글퍼집니다...

비단,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저는 광화문 사거리 쪽에서부터 종로를 지날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김대석님의 댓글

김대석

어차피 좁은 지구 땅덩어리에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요.
인구는 많고 국토는 좁은 우리나라에서 국내 내수 경제의 상당부분을 건설경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개발은 영원할 것입니다.
이런 국내 사정을 감안하면 어디가서 멋진 풍경사진을 담을 때 순수 자연만을 사진에 담기는 거의
불가능 할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개발도 문제지만 개발행위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반대도 문제가 되겠지요.
균형있는 개발도 필요하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평가하는 것도 무척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신 정식님의 댓글

신 정식

이 비좁은 나라 안에서 머리 속에 든 것 가지고 뭔가 하려니 할 짓이 그런 것만 아닐까요...?
주장하는 이들마다 다 멋진 논리로 포장되어 있으니 말하기 좀 "거시기"합니다만...
이젠 추억에 사로잡혀 살다보니 눈에 익은 옛것이 그리워집니다만... 별로 볼 것도 없네요...
서울이 고향인 저는 이미 다 잊고... 잃었습니다.

서명덕님의 댓글

서명덕

아~ 무차별 적인 개발 과연
인간을 위한 개발 일까요
조금은 불편함을 들어주겠죠
그러나 그편함은 눈물로 남는것을
인간의 편익을 위한개발이라 하지만
정말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자연의 재앙은 너무나 크게 다가오기에~~~
좋은글 가슴 가득합니다 감사합니다

송안호님의 댓글

송안호

개발은 하대 개발을 위한 개발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고, 인간을 위한 진정한 개발을 해야 한다.

몇몇 토목업자 배만 불리는 개발은 더욱 안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를 못해서 문제와 불만이

야기된다. 이제는 진정한 자연을 생각하고 우리인간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개발을 해야

하지않을가 !!!!!!

한 성민님의 댓글

한 성민

선배님의 마지막 사진은 다큐멘타리 사진같이 많은 사건과 이야기가 담겨있는것 같습니다.

문득...
아마존의 울창한 산림이 도시화와 외화벌이의 수단으로써
사라져가고 있는 현재상황이 오버랩 되는데요, ^^;;

의미있는 글타래를 만들어주신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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