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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노 vs 우짤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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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_민수
  • 작성일 : 10-04-18 11:09

본문

경상도 부모님을 가진 분들은 이 말이 아마 익숙하실겁니다.

보통 경상도 남자분들이 무뚝뚝하고 말수도 적다고 하시던데요,

전 부모님 두 분다 무뚝뚝하시고 말수도 적으신 분들이라, 어렸을 때부터

'조용한 가족'들 틈에서 커온 것이죠. 가끔 누나와 치고 받고 싸우는 경우 아니면

언제나 조용했던 집안입니다. ^^


홀어머니 곁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하게 된 이후로, 매주 전화를 드리지만

2분을 채 넘기기 힘듭니다.

"아무 일 업나?"

"밥은 먹고 나니나?"

몇마디가 전부 입니다. 그리고는 뚜뚜...하는 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립니다.

말수도 없으시지만 전화기하나는 전화비 나온다고 번개같이 끊으십니다.

가끔은 "장가는 언제 갈끼고?" 라는 변형된 질문 형태말고는 언제나 비슷한 대화입니다.

언제나 걱정하시는 마음뿐이죠.^^

일에 지쳐 너무 힘든 시기에 통화를 하면 물론 어머니껜 엄살을 마구 부립니다.

그럼 어머니께서 한 마디로 끊으십니다.

"우짜노?...해야지"

이 말 참 위대한 말입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힘든 상황에 어머니의 말을

들으면서 다시 힘을 얻습니다. 나약했던 제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말이죠.

단순한 이말에 참 큰 격려를 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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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진을 찍으면서 사람들 사진을 거리에서 더 찍어보려고 합니다.

조용한 가족환경에서 자라온 저로서는 사진기를 들이 댄다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죠. 물론 한 대 얻어맞을까를 고민하기도하지만,

찍고나서 감사의 표시를 하고 눈을 마주치고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웃으면서

지나치고는 저혼자 중얼거리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니면) 우짤낀데?"

물론 예의를 갖추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제일 우선입니다.

저또한 많이 고민한 부분이고, 사진을 찍어오셨던 선배님들도 고민해보셨을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극도로 내성적인 저한테 이런 최면을 걸면서

사람들의 사진을 찍곤합니다.


Elliot Erwitt이나 Cartier-Bresson같은 사진 작가들의 사진 행위도 또한

본질적으로는 우리가 말하는 '도촬'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찍고는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죠.

하지만, 제가 아는 뉴욕의 사진 작가 한 분께 이런 문제를 여쭤봤었는데요,

그 분께서 하시는 말이, 사진가의 '의도'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의견을 내셨습니다.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잘 모르겠습니다. 법 자체가

모든 상황에 대해 해답을 제시해주지는 않으니까요.

뉴욕의 사진작가님은 그래서 요즘은 꽤 많은 경우,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고

의도를 설명하신다고 합니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구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아마 다른 분들도 고민해보셨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유 게시판에 쓴 이유는 정답을 얻고자하는 것이아니구요, 다양한 경험이나

조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어떠한 태도나 시각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고 사진 행위를 할 것인가에대한

한 초보자의 고민이었습니다. ^^

평안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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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김민수님의 고민일 뿐만 아니라 모두의 고민입니다.
사실 전시 목적이나 그에 준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 사전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할겁니다.
가급적 피하려다보니 인물과 사물이 어울어지는 생활다큐를 꿈꾸면서도
사물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되네요.
줄거리가 빈약해지는 것도 안타깝지만 용기가 부족해 서성거리다가 기회를 놓칩니다. ^ ^
그러나 작가들이 완성해놓은 사진들이 과거를 재생하는 도구가되고 역사가되고 있습니다.
의무이면서도 책임이기도 합니다.

장재민님의 댓글

장재민

김민수님, 가족을 떠나 먼 곳에 있어 힘들지요.
제 모친도 그리하셨지요 별일 없나? 아~들은?
저도 그리 살갑지 못한 성격이라 그러다보면 전화는 끊어져 있지요.

그래도 아무 이야기라도 하세요. 오늘은 폭포에 가서 사진을 찍었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다가 예쁜 처자를 봤고.... 하챦은 이야기에도 좋아하실겁니다.

오늘 김석배 선생님의 사진집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의 생생한 삶의 모습에 감동이 컸지만
한편으론 참 사진 찍기가 편한 세상에 계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참 힘들지요. 모두 다 찍을 수있는 능력이 있는데 남이 찍어가는 것이
반가울리가 없겠지요.

오늘 낮에 길거리에서 두 멀쩡한 양반이 주먹질을 하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이런 장면은 20년 만에 첨이라 별볼일 없이 메고 댕기는 제 M3 는 당연히
가만 있지 않았겠지요. 경찰이 와서 왜 찍냐 물어보지만 포토그래퍼란 답으로 충분했습니다.

상업적 목적에 사용하지 않고 미리 촬영 불가로 고시된 경우기 아니라면 눈에 보이는 모든 대상을
담을 수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러다 NSA agent 의 방문도 받은 적이 있지만-
결국 거리에서 사람을 찍을 경우라면 그건 그 대상의 성격인 것이지요.
그냥 찍어도 될 사람, 허락을 꼭 미리 구해야 할 사람, 찍고 나서 무조건 모른 척하고 가버려야 할 사람....
이건 완전히 경험치에서 판단이 나옵니다.
찍는 사람이 좀 잘 생기고 덩치 큰 것도 도움이 많이되지만 전 그 정도가 안되어 뉴욕의 그런 친구 뒤에
따라 다니며 한장 씩 건지지요.

뉴욕에서 아이들 사진은 퍼레이드가 아니라면 무조건 같이있는 어른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야합니다.
철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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