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쁜 것들이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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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대원
- 작성일 : 10-04-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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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홍대 앞 놀이터 한쪽 모퉁이.
흰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 예쁜 것들이 많아요 !
또박또박 볼펜으로 써 있다
"아이들이 아버님을 도와 드리고 있나 보죠?"
"아뇨, 전 지켜만 보고 있어요. 쟤는 아들이고 얘는 조카죠."
"............ ?"
"저걸 팔아서 강아지를 사겠다네요."
"얼만데요?"
"십 오만원이래요."
"그럼...... 한참 걸리겠네요."
"안 그럴 걸요. 저 것만 팔린다면......"
무슨 컴퓨터 부품 같다. '150000원' 쪽지가 붙어 있다.
참 힘들겠구나 싶다.
나는 아이들한테 귀띔해 준다.
"이걸 팔아서 강아지 사고 싶어요! 그렇게 하나 더 써 놓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좋아라 박수를 치며 종이를 찾는다.
오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모두들 미소를 짓는다.
꽃술모자 3,000원. 한 여학생이 산다.
그리고 1,000원짜리 책 하나가 또 나간다.
아이들은 신이 난다.
아까부터 옆에서 지켜보던 한 외국인 젊은이.
주머니 속에서 주섬주섬 동전을 꺼낸다.
한 손이 모자라게 동전이 많다.
그걸 아이들한테 불쑥 내민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그냥 주고 싶단다."
나는 옆에서 말을 거든다. (그러느라 이 대목을 못 찍은 게 영 아쉽다. ^^)
"노, 노!"
뒤에 앉아 있던 아빠가 황급히 일어나 손사래를 친다.
마음이야 정말 고맙지만 아이들이 세상 정정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싶어서란다.
그러면서 500원짜리 동전 한 개를 줍더니 인형 손난로를 건넨다.
그리고 DVD 한 장을 손수 얹혀 준다.
시간은 꽤 지나가고 누이동생은 떡볶이를 사서 나른다.
그래도 십오 만원짜리는 쉽게 팔릴 리 없다.
"애들아, 다 잘 됐다, 그만 하고 집에 가자!"
잠깐 자리를 비웠던 아버지가 돌아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이야긴 즉슨 이렇다.
몇 달 전에 아이들한테 사다 준 Wii. 그걸 판 상점에 지금 막 전화로 알아봤더니 15만 원에
되사들이겠다는 거란다.
사실은 원래 든 돈의 반도 훨씬 못될 터인데 아이들은 방방 뛰며 좋아한다.
어느 사이에 엄마가 마중을 나와 있다.
오랜만에 햇살도 곱다.
( 2010. 4. 4 / 홍대 앞 공원 / 5D EF28-70 )
흰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 예쁜 것들이 많아요 !
또박또박 볼펜으로 써 있다
"아이들이 아버님을 도와 드리고 있나 보죠?"
"아뇨, 전 지켜만 보고 있어요. 쟤는 아들이고 얘는 조카죠."
"............ ?"
"저걸 팔아서 강아지를 사겠다네요."
"얼만데요?"
"십 오만원이래요."
"그럼...... 한참 걸리겠네요."
"안 그럴 걸요. 저 것만 팔린다면......"
무슨 컴퓨터 부품 같다. '150000원' 쪽지가 붙어 있다.
참 힘들겠구나 싶다.
나는 아이들한테 귀띔해 준다.
"이걸 팔아서 강아지 사고 싶어요! 그렇게 하나 더 써 놓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좋아라 박수를 치며 종이를 찾는다.
오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모두들 미소를 짓는다.
꽃술모자 3,000원. 한 여학생이 산다.
그리고 1,000원짜리 책 하나가 또 나간다.
아이들은 신이 난다.
아까부터 옆에서 지켜보던 한 외국인 젊은이.
주머니 속에서 주섬주섬 동전을 꺼낸다.
한 손이 모자라게 동전이 많다.
그걸 아이들한테 불쑥 내민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그냥 주고 싶단다."
나는 옆에서 말을 거든다. (그러느라 이 대목을 못 찍은 게 영 아쉽다. ^^)
"노, 노!"
뒤에 앉아 있던 아빠가 황급히 일어나 손사래를 친다.
마음이야 정말 고맙지만 아이들이 세상 정정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싶어서란다.
그러면서 500원짜리 동전 한 개를 줍더니 인형 손난로를 건넨다.
그리고 DVD 한 장을 손수 얹혀 준다.
시간은 꽤 지나가고 누이동생은 떡볶이를 사서 나른다.
그래도 십오 만원짜리는 쉽게 팔릴 리 없다.
"애들아, 다 잘 됐다, 그만 하고 집에 가자!"
잠깐 자리를 비웠던 아버지가 돌아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이야긴 즉슨 이렇다.
몇 달 전에 아이들한테 사다 준 Wii. 그걸 판 상점에 지금 막 전화로 알아봤더니 15만 원에
되사들이겠다는 거란다.
사실은 원래 든 돈의 반도 훨씬 못될 터인데 아이들은 방방 뛰며 좋아한다.
어느 사이에 엄마가 마중을 나와 있다.
오랜만에 햇살도 곱다.
( 2010. 4. 4 / 홍대 앞 공원 / 5D EF28-70 )
추천 0
댓글목록
임수준님의 댓글

15만원짜리는 게임기네요.
것보다 참 아이들도 이쁘고 아이들 도와주신 게 멋져요^^
김_민수님의 댓글

주말 홍대 앞 희망 시장에 저희 누님도 작가로 참여해서 물건을 만들어 팔기도하고 공연 기획같은 것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한번도 안가본 무관심한 동생입니다. ^^
희망 시장 작가들하고 얘기해보셨다면 아마 저희 누님도 보셨으리라 생각되네요^^
신한주님의 댓글

바람직한 교육의 현장이었네요...
부모님도 멋지시고 박대원 선배님도 멋지시고. ^^
박대원님의 댓글

인용:
원 작성회원 : 김_민수
주말 홍대 앞 희망 시장에 저희 누님도 작가로 참여해서 물건을 만들어 팔기도하고 공연 기획같은 것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한번도 안가본 무관심한 동생입니다. ^^
희망 시장 작가들하고 얘기해보셨다면 아마 저희 누님도 보셨으리라 생각되네요^^ |
이번 주말에 꼭 찾아 뵙고 싶네요!
쪽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홍건영님의 댓글

애들이 게임기를 버리고 강아지를 선택했군요
참 좋은 결정 같습니다
그나저나 5D는 언제 영입하셨는지요? ^^
박대원님의 댓글

인용:
원 작성회원 : 박대원
이번 주말에 꼭 찾아 뵙고 싶네요!
쪽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오늘 오후 놀이터에 나가자마자 <희망시장>을 총괄하는 사무국을 찾았습니다.
한 분씩 모든 참여자에게 묻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저 ~, 바쁘신데 미안합니다. 저희 사진클럽 친구 한 분이 미국 버펄로에 있는데요, 김민수라고, 누님 이름 ......"
"어마, 제 동생인데요!"
저는 제 말을 더 잇기도 전에 셔터부터 눌렀답니다.
누님께서 바로 사무장으로 일하시고 계시더군요.
세상 참 ......!
그나저나, 민수 씨가 카메라를 바꿔야겠다고 하셨다고요?
크게 걱정은 안 하시더군요.
"근데......어르신은 라이카가 아니네요?"
"예? 예 ~ ...... !" ^^
( 5D / EF 28-70 )



김_민수님의 댓글

앗..선배님~~
저는 깜짝놀라버렸습니다.^^
사진으로나마 가족을 여기서 보게되네요.
터프하게 생기신 매형(노트북 쓰시는.^^)도 결혼식 이후 처음 보네요^^
다들 잘계신듯...
그런데 카메라를 워낙 많이 바꿔와서 1년 전 이후로 정보가 업뎃이 안된 모양입니다.ㅋㅋ
저희집은 워낙 너가 좋아하는거 하는데 누가 말리냐는 주의입니다.
그래도 사고치고 문제일으키는 사람없는게 신기하지요^^
사진 감사드립니다.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