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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입문자들을 위한 안내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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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진인구
  • 작성일 : 10-04-10 03:19

본문

부제: 웰 컴 투 라이카 판타지 월드

==============================

2편에서,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빗대어 라이카 나라를 잠시 설명했더랬습니다.
영어제목의 wonderland 라는 것이 원더풀 랜드는 아니듯이
이 라이카 랜드가 원더풀 랜드는 아닙니다.
매우 기이한 나라입니다.

어떤 환상을 쫓아서
라이카 나라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각자 사정이 모두 다르겠지요만

초보입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모두 같을 것입니다.

저도 입문하고 몇년간은
카메라 (제 경우는 M6)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왜?

필름 한통을 넣는 일도 그렇고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 했고....
또 당시에 이렇게 좋은 라이카 클럽이라는 인터넷 카페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요..
아니.. 1997년도 즈음에 인터넷이 비로서 좀 활성화 되기 시작하던 때가 아니었나요?


첫 롤을 다 찍고
동네 현상소에 가져가서 인화를 부탁했지요
근데.. 인화된 사진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상당히 다른 사진들이 되어있더라구요..
색감도 이상하고.. 도대체 쨍한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그전에 니콘 FE를 십여년 사용하면서 그런 경우는 한번도 없었거든요..

절망.. 실망.. 뭐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어떤 M 바디로 시작을 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제 경우는 M6 (노출계 내장형)으로 시작했으니
M6 를 기준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빨리 라이카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우선, M6 의 노출계 특성을 빨리 파악해야합니다.

SLR 들의 AE 모드에서 내장 노출계들은 상당히 정확한 노출을 잡아줍니다
그래서 그냥 A 모드나 P 모드에 놓고, 샷타만 눌러줘도
쨍한 사진이 나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M6 의 노출계는 그게 아닙니다. 커다란 스팟 측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어딜 어떻게 측광해야하는지 좀 숙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노출 특성의 차이를 모르고, 과거에 사용하던 SLR 이나 DSLR 기계마냥
샷타만 누르면 사진 잘나오겠거니 생각했다가 낭패를 겪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제가 보기엔, 우선은 돈 좀 들더라도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해서 몇 통 찍어보세요.
현상만 해도 볼 수 있으니까, 어떻게 찍혔는지 금방 알 수 있지요
슬라이드필름으로 찍을때, 노출을 의도적으로 언더나 오버로 주고 찍지 마시고
그냥 노출계가 적정이라고 잡아주는 대로 서너통 찍어보세요.
그렇게 해서 노출 특성이 조금 파악된 후에
비로서, 조금씩만 언더, 또는 오버로 찍어보는 연습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 슬라이드로 연습하는가 하면
네가 필름을 사용하게 되면, 일단 현상된 걸 스캔해서 봐야합니다
바로 인화하여 보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스캔해서 보면 자주 사진이 좀 멍청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그래서 약간의 후보정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노출을 제대로 잡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슬라이드 필름에서는 후보정에 제한이 있어서, 그냥 찍힌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아주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그건, 렌즈 조리개를 5.6 이나 8 정도에서 연습을 하시라 하는 것입니다.

f/1.4 나 f/2.0 짜리 렌즈로 완전 개방하에서 멋지게 배경날려볼 생각은 처음엔
포기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일단은 M6 로 쨍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니콘 FM 이나, 캐논 AE-1 이나 올림푸스 OM-2 사용할 때는
쨍한 사진이란게 당연히 나왔겠지만
라이카에서는 그게 당연하게 나오는게 아니라는 걸
몇년 지나고서야 전 알았습니다.

쨍한 사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어디 모임에 나가서 단체사진을 찍어서는 안됩니다..
라이카 갖고 무슨 엉성한 사진 만들어왔다고 욕먹기 딱입니다..

...

그리고 .. 이것도 제 경험인데요..
라이카 들고 나가서 연습할 때
되도록이면 똑딱이 디카나 DSLR,을 함께 들고 나가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런거 갖고 나가면.. 그걸로 다 찍고 오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라이카로는 10 장도 안찍구요.. ㅎㅎ

이게 제가 라이카 초보 입문자들께
알려드릴 수 있는 전부입니다...
쨍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 그다음엔 뭣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이 걸 마스터 하지 못하면
렌즈 아무리 비싼거 좋은 거 사용해본들 다 꽝입니다..

이제 이 라이카 판타지 월드에 들어오셨으면
처음에 다른 사람들 바디나 렌즈가 더 좋아보이게 됩니다..
자기 것이 뭔가 좀 부족해서 사진이 잘 안나온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게 이 판타지 월드의 특성입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비싼 거 좋은 거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6개월도 안되어 또 바꾸게 될 것이니까요..
그래서 아예 처음엔 젤 싸구려로 시작하는게 좋을 겁니다..
라이카 렌즈가 아니더라도, 일제 cosina voigtlander 것도 충분히 좋구요
요즘은 당최 구하기 어렵지만 made in Japan Carl Zeiss 렌즈들도 훌륭하지요
또 필름도 비싼거 사용할 이유가 초보시절엔 없습니다.

오늘은 요기까지.. ^^
추천 0

댓글목록

이상무i님의 댓글

이상무i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가끔씩 타 장터에 올라오는 M6에 눈길이 갔었는데
함부로 덤벼들 일이 아니네요.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계속 올라오는 글 기다리겠습니다.

신현동님의 댓글

신현동

훗~ 저도 M6 들여놓고 바라만 보고 있고, 냉장고의 슬라이드 필름은 유통기한이 지났네요.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간만에 여유있는 토요일 아침을 보내는 중에

재밌게 써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 ^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아 보는 내내 참 즐거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백주홍님의 댓글

백주홍

아침에 일어나서 2편에 이어 3편까지 보았습니다

저같은 초보를 위해 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반드시 잘 적응하겠습니다~

백득원님의 댓글

백득원

정말 좋은글 감사합니다
제가바로 이런상태에ㅓ 헤메고 있거든요......

이태인님의 댓글

이태인

전 라이카의 원더풀랜드를 꿈꿨습니다. 사실 제가 상상한 판타지의 세계임을 아직도 실감하고 있구요,
M6을 다뤄본지 2개월이 되지 않지만(10롤가량 촬영) 다행인건 현재까진 "내 맘데로 돼라!..."입니다.
아무리 조리개를 개방해도 노출계가 언더였던 이유가 렌즈캡을 빼지 않았다는것을 제외하곤 딱히 당혹
스런 경험도 없었구요.
하지만 진인구님의 글에 여러가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명곤님의 댓글

김명곤

제 처음 m도....m6 인데.. 몇롤이나 찍었을까요.. 반성하게되네요...

얼마전 m8를 구했는데도 요즘은 자꾸 m3를 찾고있다는... ㅜㅜ

문현웅님의 댓글

문현웅

계속 연재 해주시는거죠? 많이 도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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