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진이란 무엇일까?

음... 오래된 상자에서 우연히 발견한 먼지가 잔뜩 낀 일기장?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사진에 대한 생각이
어느날 문득 떠올랐습니다....
자주 들리는 카페에서 어떤 작가분의 사진과 글을 봤습니다.
그분이 찍은 사진 한장을 보고서는 그래 사진을 시작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시적 작은 형이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증명사진 참 많이 찍었드랬습니다.
암실에서 흑백사진 만드는 조수노릇도 많이 했죠.
현상액을 만드느라 저울에 각종 화학약품 계량해서 맞추는 것도 제 일이었습니다.
작은 카메라를 들고 조카 운동회에 가서 찍은 사진으로 상도 하나 받았었네요.

군대생활은 큰형의 캐논 AE-1 빌려 가서 사진병 비슷하니 보냈습니다.
그리고 모든 용돈은 동료들 스냅사진 찍어주고 벌었습니다.
동료들 참 증명사진 많이 찍어줬네요.
1981-83년 1사단 15연대에서.........................

30대 초반에 사진을 시작해보려고 미국출장길에 보급형 니콘 카메라를 사왔습니다만
애들 사진 좀 찍어주고 그만뒀네요. 내게 사진은 사치라고 생각했어요.
몇년전에는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전에는 형에게 흑백 확대기 등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냥 또 포기했습니다.

먹고사느라고... 아니.... 다른 잡다한 곳에 관심이 많아서요.

최근에 아주 최근에 손희 디카를 하나 샀습니다. 넥스라고. 요게 요게 이종교배가 된다네요. 그래서 교배를 잘 시키려고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음... 라이카 비싸서 장만할 형편은 못되고, 필카도 어렵고....
어찌하다 보면 손희 디카에 라이카 렌즈하나 물려볼수도 있겠지요.

비싼 카메라를 꼭 사야하는 것은 아니니까.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사진들 잘 감상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제가 꼭 찍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찍으면 더 좋겠지만....
종종 들려서 이곳 창고에 쌓이고 쌓인 횐님들의 모든 사진 다 감상하겠습니다.

일단 중요한 한 걸음은 뗐습니다.
사진이 고파서 카메라 하나 구입하는 것으로 한 걸음은 뗐습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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