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公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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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리지환
- 작성일 : 10-02-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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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이라면 본인이 한창 일하고 있는 와중에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을 한 두번 쯤은 가져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최근 몇년 사이에 뭔가 새로이 시작하고자 하는 희망을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일상에 지치고 도전의 과정에 지레 겁을 먹고 현실에 그냥 안주해 버리길 수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달 사이에 "지금이 아니라면 이제는 없다"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도전하게 되었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바로 "아내의 公演"이었습니다.
물론, 가정적/개인적으로 內助(?)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만...
제 아내는 학교에서 무용을 가르치는데, 이쪽 계통이 (다른 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어릴 적부터 오로지 "춤 추는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아내도 예외는 아니라서 꼬맹이때부터 계속 무용을 하였고,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무용하던 분들이 대학 졸업 내지는 결혼과 더불어 그만두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만큼 일과 삶을 병행하는 소위 "Work-Life Balance"가 이런 분야에서 특히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는 경우에는 더.
결혼 초반에는 사실 "이봐 친구, 내 아내는 무용을 해. 멋지지 않냐? 부럽지?" 이런 심보를 마음에 품으면서,
아내에게는 마치 "난 내 배우자의 삶을 존중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하지 않아? 내가 지원해 줄테니 맘껏해봐." 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나 몇년이 흐른 지금, 그 때의 제 자신이 너무나 이기적이었고 아주 그릇된 생각을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내가 수개월의 준비를 거친 자신의 작품을 오래간만에 무대에 올린 최근의 일입니다.
지난 계절, 장인어른을 모시고 당신의 옛고향을 수십년만에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수십년간 고향을 찾지 않은 이상하리만큼 단단한 당신의 고집스런 행동의 이유와
너무나도 달라져버린 고향 동네에서 사시던 집 마저 찾지 못하시던 그 모습,
그리고 바닷가 한켠에 덩그라니 있던 당신의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막걸리 한사발을 올리고 눈물을 훔치며 돌아서시던 모습.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반드시 무대에 올려서 아버지의 恨을 풀어드려야 겠다는 아내의 다짐.
그 여행에서 저는 죄송스럽게도 그냥 "철없는 운전기사" 노릇밖에는 못하였지만
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이번 공연이 "그냥" 잘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아내의 "예술적 창조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지난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尊敬"이라는 단어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 지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처럼 무용을 하던, 이곳의 여러 선배님들처럼 사진을 찍던, 아니면 저처럼 그냥 회사를 다니던,
그 무엇이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서 "만족"을 느끼기 위해, 그리고 다른 이를 감동시키기 위해
얼마나 큰 무한대의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 하는지를,
저는 제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제 아내의 모습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적인 내용으로 게시판을 채워서 한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더욱이 어디가서 자기 마누라 자랑하면 말그대로 "팔불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상당히 큰 자극이 되었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본인에 대한 채찍질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차원에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李知桓 拜上
그런데 최근 몇달 사이에 "지금이 아니라면 이제는 없다"라는 굳은 다짐을 하고 도전하게 되었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바로 "아내의 公演"이었습니다.
물론, 가정적/개인적으로 內助(?)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만...
제 아내는 학교에서 무용을 가르치는데, 이쪽 계통이 (다른 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어릴 적부터 오로지 "춤 추는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제 아내도 예외는 아니라서 꼬맹이때부터 계속 무용을 하였고,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무용하던 분들이 대학 졸업 내지는 결혼과 더불어 그만두곤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만큼 일과 삶을 병행하는 소위 "Work-Life Balance"가 이런 분야에서 특히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는 경우에는 더.
결혼 초반에는 사실 "이봐 친구, 내 아내는 무용을 해. 멋지지 않냐? 부럽지?" 이런 심보를 마음에 품으면서,
아내에게는 마치 "난 내 배우자의 삶을 존중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하지 않아? 내가 지원해 줄테니 맘껏해봐." 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나 몇년이 흐른 지금, 그 때의 제 자신이 너무나 이기적이었고 아주 그릇된 생각을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내가 수개월의 준비를 거친 자신의 작품을 오래간만에 무대에 올린 최근의 일입니다.
인용:
우리네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어머니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수많은 역경과 질곡, 기쁨과 슬픔, 그리고 이러한 고통의 치유를 위한 내면적 여정을 춤으로 표현한다. |
지난 계절, 장인어른을 모시고 당신의 옛고향을 수십년만에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수십년간 고향을 찾지 않은 이상하리만큼 단단한 당신의 고집스런 행동의 이유와
너무나도 달라져버린 고향 동네에서 사시던 집 마저 찾지 못하시던 그 모습,
그리고 바닷가 한켠에 덩그라니 있던 당신의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막걸리 한사발을 올리고 눈물을 훔치며 돌아서시던 모습.
그리고 이를 지켜보며 반드시 무대에 올려서 아버지의 恨을 풀어드려야 겠다는 아내의 다짐.
그 여행에서 저는 죄송스럽게도 그냥 "철없는 운전기사" 노릇밖에는 못하였지만
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이번 공연이 "그냥" 잘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 아내의 "예술적 창조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지난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고,
"尊敬"이라는 단어를 언제 사용해야 하는 지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처럼 무용을 하던, 이곳의 여러 선배님들처럼 사진을 찍던, 아니면 저처럼 그냥 회사를 다니던,
그 무엇이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서 "만족"을 느끼기 위해, 그리고 다른 이를 감동시키기 위해
얼마나 큰 무한대의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 하는지를,
저는 제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제 아내의 모습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적인 내용으로 게시판을 채워서 한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더욱이 어디가서 자기 마누라 자랑하면 말그대로 "팔불출"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상당히 큰 자극이 되었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본인에 대한 채찍질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차원에서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李知桓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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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규형님의 댓글

저는 결혼한 적이 없어서 이런 글을 볼 때 마다 상상해 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느 일에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돕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옆에서 힘이 돼주시는 것을 읽으니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행복하세요~
김_민수님의 댓글

앞으로도 계속 멋진 공연하시길 바래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성원기님의 댓글

대단하신 사모님을 모시시는군요.
쉽지않지만 참 멋진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모님이 하시고 계신 일에 비해 자랑이 너무 겸손하십니다.
준비하시는 공연 성황리에 마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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