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디안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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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10-02-1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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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디안이름은?

도시로 나온 뒤, 일상은 늘 새로운 기대와 소망의 아침이다. 대개는 헛되다. 어쩌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발 디딘 이곳이 어디일까? 문득 어리둥절한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안다. 지난 7년간 숲 속에서 나무처럼 살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어제 온 길만큼, 내일도 전진해 있을 것이다. ‘소금 호수 위를 떠도는 돌멩이’처럼 꾸준하게. 비록 하루만큼의 전진은 미미하지만, 만약 시간이 남아도는 누군가가 고성능 카메라로 7년을 찍어 고속 상영한다면, 내 바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독 속에서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말을 타고 국토를 내달리고, 음악을 듣고.
그간 숲으로 나를 찾아 온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 모두 나름대로의 현자(賢者)들이었다. 나는 숲 속 깊은 곳으로 찾아온 이들로부터, 꽃가루처럼 지식을 흡수했다. 대화의 주제는 늘 삶이었다. 나, 상대방, 그리고 우리의 삶. 대개 소유만을 말하는 이 시대에,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가?
그러고 보면, 나는 마치 꽃을 찾아 바쁜 아프리카산 벌처럼, 붕붕거리며 세상을 들락거렸다고도 할 수 있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고, 언제나 없었다. 그 혼란 속에서, 미지의 순간 아무도 아닌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글쎄, 나는 누구일까?
언젠가 내가 회색 도시의 빌딩 그림자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침묵하는 제로니모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에게 '시간을 기록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사진모임에서는 '글로 사진을 촬영하는 자.' 음악 모임에서는 '글로 음악을 연주하는 자.'로 불리고 싶다. 나는 우울한 문학의 공허한 세계에 그저 '지나가는 사람 1.' 로 남아있고 싶다.
때로 나는, '벌판을 말달리는 자.'로 불릴 수도 있겠다. 만약 거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말 달리며 바람을 노래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만약 그 정도라면 내 삶에 최고의 찬사가 되겠지. 하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내 아이디어는 배움터에 가득한 ‘흉내 내는 원숭이’ 들이 베끼기 바빴고, 내 정책은 관가의 “공짜 떡을 바라는 자” 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을 뿐이다. 아마 평생 동안 내가 가장 노력을 기울인 분야에, 나는 어떤 이름도 남기지 못할 것임에 분명하다. 이 행성은 ‘귀를 막은 자’ 들의 세상, 나는 잔뜩 의심받고 있다.
만약 내가 어떤 이름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삶을 벗어나 자유를 꿈꾸는 자.' 가 되거나,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옹고집 노새.' 정도로 불릴 수 있어야만 하겠지. 어쩌면 '지독하게 참는 자.', '퍼그처럼 우울한 얼굴의 잊혀 진 남자.' 가 될 수도 있다. 그건 '뼈를 깎는 고통을 참는 자.', ‘온갖 모함에도 입 다문 자.’ 와 비슷한 뉘앙스를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인디안 역사에 이런 우울한 이름은 없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가, 가치 있는 어떤 존재로 남게 되길 바란다. 어떤가? 당신의 인디안 이름은 무엇이었으면 좋겠는가?

'마음이 물 같이 잔잔한 자', '겨울 숲의 향기가 나는 자.', '가난한 자의 진정한 친구.', ‘나의 무거운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는 자.’ 라면 그는 일회성의 삶에서 상당히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돈독이 오른 자’, '배부른 소크라테스', '배고픈 돼지.' ‘술 취한 개와 춤을’ 뭐 누구라도 가능하다면 그런 이름으로는 남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삶은 길고, 인디안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어느 것을 고르든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내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자' 였던 당신. ‘내 심장의 지배자’ 였던 당신.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후. 그 아득한 전설의 시대에 당신과 나의 인디안 이름은, ‘고귀한 약속을 지킨 순결한 영혼.’ 으로 불리게 될 것인가?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www.allbaro.com

도시로 나온 뒤, 일상은 늘 새로운 기대와 소망의 아침이다. 대개는 헛되다. 어쩌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발 디딘 이곳이 어디일까? 문득 어리둥절한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안다. 지난 7년간 숲 속에서 나무처럼 살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어제 온 길만큼, 내일도 전진해 있을 것이다. ‘소금 호수 위를 떠도는 돌멩이’처럼 꾸준하게. 비록 하루만큼의 전진은 미미하지만, 만약 시간이 남아도는 누군가가 고성능 카메라로 7년을 찍어 고속 상영한다면, 내 바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독 속에서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말을 타고 국토를 내달리고, 음악을 듣고.
그간 숲으로 나를 찾아 온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 모두 나름대로의 현자(賢者)들이었다. 나는 숲 속 깊은 곳으로 찾아온 이들로부터, 꽃가루처럼 지식을 흡수했다. 대화의 주제는 늘 삶이었다. 나, 상대방, 그리고 우리의 삶. 대개 소유만을 말하는 이 시대에,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가?
그러고 보면, 나는 마치 꽃을 찾아 바쁜 아프리카산 벌처럼, 붕붕거리며 세상을 들락거렸다고도 할 수 있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고, 언제나 없었다. 그 혼란 속에서, 미지의 순간 아무도 아닌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글쎄, 나는 누구일까?
언젠가 내가 회색 도시의 빌딩 그림자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침묵하는 제로니모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에게 '시간을 기록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사진모임에서는 '글로 사진을 촬영하는 자.' 음악 모임에서는 '글로 음악을 연주하는 자.'로 불리고 싶다. 나는 우울한 문학의 공허한 세계에 그저 '지나가는 사람 1.' 로 남아있고 싶다.
때로 나는, '벌판을 말달리는 자.'로 불릴 수도 있겠다. 만약 거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말 달리며 바람을 노래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만약 그 정도라면 내 삶에 최고의 찬사가 되겠지. 하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내 아이디어는 배움터에 가득한 ‘흉내 내는 원숭이’ 들이 베끼기 바빴고, 내 정책은 관가의 “공짜 떡을 바라는 자” 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을 뿐이다. 아마 평생 동안 내가 가장 노력을 기울인 분야에, 나는 어떤 이름도 남기지 못할 것임에 분명하다. 이 행성은 ‘귀를 막은 자’ 들의 세상, 나는 잔뜩 의심받고 있다.
만약 내가 어떤 이름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삶을 벗어나 자유를 꿈꾸는 자.' 가 되거나,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옹고집 노새.' 정도로 불릴 수 있어야만 하겠지. 어쩌면 '지독하게 참는 자.', '퍼그처럼 우울한 얼굴의 잊혀 진 남자.' 가 될 수도 있다. 그건 '뼈를 깎는 고통을 참는 자.', ‘온갖 모함에도 입 다문 자.’ 와 비슷한 뉘앙스를 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인디안 역사에 이런 우울한 이름은 없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가, 가치 있는 어떤 존재로 남게 되길 바란다. 어떤가? 당신의 인디안 이름은 무엇이었으면 좋겠는가?

'마음이 물 같이 잔잔한 자', '겨울 숲의 향기가 나는 자.', '가난한 자의 진정한 친구.', ‘나의 무거운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는 자.’ 라면 그는 일회성의 삶에서 상당히 성공한 사람일 것이다.
‘돈독이 오른 자’, '배부른 소크라테스', '배고픈 돼지.' ‘술 취한 개와 춤을’ 뭐 누구라도 가능하다면 그런 이름으로는 남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삶은 길고, 인디안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어느 것을 고르든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내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자' 였던 당신. ‘내 심장의 지배자’ 였던 당신.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후. 그 아득한 전설의 시대에 당신과 나의 인디안 이름은, ‘고귀한 약속을 지킨 순결한 영혼.’ 으로 불리게 될 것인가?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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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명기님의 댓글
이유 없이 남을 불쾌하게 하는자,
내부의 울화를 이유 없이 내 뱉는자...
기준도 없는 기준을 강요하는자.
그런 것은 절대로 안되겠지요...
누구라도 타인에게 무뢰할 수 있는 자격은 없습니다.
신사복을 입고 바짓 가랭이에 진흙을 묻힌 자 또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고급 담배를 피우는 자,
대화중, 호상, 인민, 수령 같은 단어를 쓰는자... - 간첩 식별법 -
도 안 될 것이구요... ^~^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엔 멋진 인디안 이름을 갖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손영호2님의 댓글

어떤 인디언 이름이 어울릴려나 곰곰 생각해보니...
참 부끄러워지는군요. ㅠㅠ
김영모님의 댓글

개인적으로 이런 글들의 연속은 개인 블로그에 어울리는 내용 같습니다.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이러면 제가 간첩일 수도 있겠군요~~
김명기님의 댓글
인용:
원 작성회원 : 김영모
개인적으로 이런 글들의 연속은 개인 블로그에 어울리는 내용 같습니다.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이러면 제가 간첩일 수도 있겠군요~~ |
아니요, 댁은 기준 없이 말도 안되는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무례한 사람일 뿐이지요.
라이카클럽님의 댓글

인용:
원 작성회원 : 김명기
아니요, 댁은 기준 없이 말도 안되는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무례한 사람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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