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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진사는 좌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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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09-12-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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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진사는 좌초 중

그냥 카메라라는 기계가 좋았습니다. 그 정교한 메커니즘에 깊이 빠졌습니다. 괜스레 이런 저런 순간에 셔터를 눌렀고, 그 경쾌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좋았습니다.

한창 젊었던 시절. 가끔 사랑에 빠지면, 그 소중한 순간을 어떻게든 남겨두고 싶어서 이리저리 출사 아닌 출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물론 연애질이지, 진사님들이 말씀하시는 그 진지한 출사라는 개념은 절대 아니었음을 압니다.

이렇게 저렇게 전문 사진사가 아닌 일반인으로 장비도 조금씩 바꾸어 보았고(물론 비싸지 않은 장비들입니다.) 나름대로 여기저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눈동냥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겨우 막눈은 면한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사진을 못 찍겠습니다. 보는 눈은 쪼금 생겼는데 실제로 사진을 찍기엔 재능도, 시간도, 노력도 부족합니다. 찍어 놓은 사진마다 모조리 졸작이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사진에 집중할 여력도 없고, 먹고 사는데 집중하다보면 절대로 그럴 수도 없습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저것 다 안되면 사진 그만 둬야지. 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사진, 이게 쉽게 끊을 수도 없는 취미입니다. 오죽하면 3C(카메라, 자동차, 컴퓨터)에 걸리면 집안 거덜난다는 말이 다 생겼겠습니까?

다행이 자동차, 컴퓨터는 나이가 들어 그다지 끌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사진은,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은 점점 더 빠져들기만 합니다. 좋은 장비가 있다고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도무지 그럴 여유는 나지 않습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취미로 촬영하는 진사님들이시라면 제 말씀 다 이해하실 것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까? 벌써 일주일째 한 번도 셔터를 못 누르고 있습니다. 제 눈으로 보는 사물은 다 거기서 거기. 막눈에 감각도 없는 제가 뭘 하겠습니까? 초보 진사는 지금 좌초중입니다. 다 포기하고 그냥 몇 년 동안 카메라 치우고, 사진 전문가 분들의 작품을 보기만 하는 것이 더 나을까요? 에이, 나는 원래 여기까지야. 하고 아무거나 막 찍을까요?

다른 진사 분들은 이런 경우가 없었습니까? 만약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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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승원님의 댓글

최승원

우선 선생님의 고민 공감합니다.
저도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늘 고민입니다.
촬영할 여유도 없고 필름현상해서 스캔할 시간은 더더욱 없구요....
그래서 한때는 속전속결의 디지탈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즐기기위한 취미라면 프로들 처럼 쫒기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시간 나면 나는대로 아니면 말고...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잘 찍을 필요도 없고...
좋은 걸 만들어야 한다란 맘을 먹는 순간,
마음은 이미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그것이 사진을 어렵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시간이 나신다면 고마운 거죠.
집에서 재미있는 가족사진이라도 열심히 연구해 보신다면
취미생활에 또다른 활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말....실컷 사진이나 찍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김명기 선배님의 고민은 우리 모두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고민을 경험하고 극복하신 분이 있다라면 아마도 큰 무대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사진적 고민을 하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고수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김_민수님의 댓글

김_민수

저같으면 말(馬) 연작을 나름 기획할 것 같습니다. 항상 가까이 있는 주제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고, 말이라면 도시인들이 가까이 하기 힘든 소재이니 정말로 좋은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나름 이것 저것 어떻게 해볼까 계획도 세워보고 생각도해보는 과정또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으셔서 사진을 많이 못찍는다고해도 가끔씩 즐겁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요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대상 혹은 주제를 찾는 겁니다. 어디 따로 출사나가긴 쉽지 않으니까요.

저는 아직 경력이 미천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좀더 생각의 여유를 갖습니다. 하루 300장을 찍어서 한장 마음에 드는 것이 나온다면 사진 작가의 감각은 아니더라도 쓸만한 감각 아니더냐..이런식으로 말이죠. 참고로 사진 작가 김아타 님은 하루에 많이 찍으면 천장도 찍는다고 하시던데 찍는 과정에서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근에 M8까지 영입하셨으니 부담없이 찍으셔도 되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선배님 한분이 항상 제게 하시는 말씀이 "테크닉이전에 대상에 대한 애정이 우선이다"라는 말을요.

저도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라 선배님의 의견에 공감을 많이 하게 되네요.

홍건영님의 댓글

홍건영

저는 극복을 포기하고 제 자신을 기계과로 자리매김했더니 몸과 마음이 다 편합니다

사진도 어쩌다 찍고 결과물도 남들이 "라이카로 찍었다는데 잘 모르겠다?" 이런 반응을 보일만한 결과물이지만
기계과로서의 사진 생활은 즐겁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김선근

언제나 초보,앞으로 영원히 초보이고 싶은 사람입니다.

취미로하는 사진 , 어떠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

초보의 낙(?)을 그누가 알겠습니까.

임규형님의 댓글

임규형

카메라의 표현법을 다양하게 실험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1. 장미꽃 한 송이를 피사체로 정해 놓고
2.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한 다음,
3. 최단 초점거리로 다가가서
4. 조리개를 최대 개방으로 부터 최대 값 까지 한 단계씩 조여가며 찍어 봅니다.
5. 각각의 조리개 값에서 셧터를 빠른 속도 부터 느린 속도에 이르기 까지 찍어 봅니다.
6. 이것을 거리를 늘여가며 해봅니다.

물론 다 아시겠지만 그렇게 해서 연습하다 보면 피사체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될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저 모습을 이렇게 표현해야겠다'는
상상이 작품으로 구현돼 나오기 시작하면 그 다음 부터는 한결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악기를 다룰 때에도 스케일링을 하듯 사진작업도 이런 기본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멋진 연주곡을 듣고 감명 받았다고 그 곡을 아무나 연주할 수는 없겠지요.
악기에 대한 연습이 없다면 말이죠.

요즘은 디카 덕분에 연습이 너무나 쉽지요.
다 아실 사항이겠으나 도움이 될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해 적어봅니다.

최덕형님의 댓글

최덕형

전문 사진 작가와 아마츄어 사진가가 출사를 나갔답니다.
결과물을 보니 아마츄어 사진가의 사진이 더 감성적이고 아름다웠답니다.
전문 사진가는 좋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찍지만
아마츄어는 그런 강박관념 없이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지요.

저는 퇴직하고 남아도는 것이 시간 뿐인 백수지만
어떤 땐 한달이 가도 셔터 한번 눌러 보지 못하고 카메라는 가방에서 잠을 자곤 한답니다.
이따금 손주들이 놀러오면 그 녀석들 사진이나 찍어주고요.

10여년 전 척수강 협착증 수술을 받고
늘 허리가 않좋아 고생을 하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것은
그래도 사진이 좋고
아니 사진 밖에 내가 할 줄 아는 취미 생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취미는 어디까지나 취미일 뿐입니다.
취미 생활로 사진을 택하신 회원님들
이 추운 날씨에 힘내시고 건강들 하셉시오.
건강해야 좋은 사진도 나올 수 있답니다.
저같이 건강해치고 나면 모든 것이 허망할 따름이랍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김명기

사진의 매력은 진짜 대단하지요?
아마 우리를 살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 같기도 합니다.
저도 이제 조금은 마구잡이로 찍은 다음 골라보기로 생각합니다.
여러 선배님들의 충고 너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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