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모터홈, 약 200일, 미국 전 국토 2만 마일의 방랑기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안상준
  • 작성일 : 09-10-14 16:23

본문

"빈곤과 굶주림에 시달리던 개척자들이 부를 좇아 미 대륙을 횡단하던 중 그들은 불모의 잿빛 바다와 맞닥뜨렸다. 그리고 이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대의 망상이 필요했다. ‘알라딘 환상’이다.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주는 램프의 거인이다. 미국의 초기 개척자들은 수많은 상품과 식료품이 가득 쌓인 신기루를 광대한 재의 저편에서 본 것은 아니었을까. 가난한 미국인들이 이 재의 바다를 건너 미친 듯이 서쪽(파라다이스)으로 돌진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는 그 신기루를 손에 넣게 될 것이라는 어린애다운 희망과 확신이 충만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의 사진가 겸 작가인 후지와라 신야의 <아메리카기행>의 본문 중의 글입니다.
후지와라 신야는 <인도방랑>, <티베트방랑>, <동양기행>, <황천의 개> 등으로 유명하고,
독특한 사진과 특유의 철학적이고 관조적이며 시니컬한 글맛이 일품인 작가죠.

사진과는 달리 그리 밝지만은 않은 아메리카, 미국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솔트레이크, 시에라네바다, 로키산맥, 재의 사막, 시카고, 뉴욕, 플로리다를
모터홈이라는 자동차를 타고 그야말로 '방랑'한 내용을 담고 있네요.

요즘 나오는 여행에세이처럼 사진이 아름답고 이쁘장하지는 않습니다.
1980년대 미국을 여행한 기록이라 사진에 나오는 미국인들도 좀 촌스럽구요.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국'이라는 환상을 깨주는 저자의 생각도 읽을 수 있었고,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도 생각 나고,
어쩌면 보드리야르의 <아메리카>라는 책과도 비슷한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디즈니랜드에 대한 시각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20여 년이 넘은 다소 먼 미국의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과거의 미국이 없었다면 현재의 미국도 없었겠죠.
지금도 맥도널드, 코카콜라에 열광하는 '나'이지만
그런 것들을 저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추천 0

댓글목록

조현갑님의 댓글

조현갑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방랑"은 내용은 참좋았습니다만,
요즘 출판사가 무슨 책을 그렇게 발행했는지....쯔쯔쯔!
30여년전의 형편없는 수준급이였습니다...
"작가정신"이라는 출판사 대단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메리카 기행"은 "청어람 미디어"이군요!
청어람 미디어에서 발행한 책은 몇권있는데 수준급입니다.
한번 구입해서 탐독해 보겠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미국은 아직도 같은 모습인곳이 많습니다.

LA만해도 마치 한국의 80년도를 연상케하는 낡고 오래된 간판들이 실용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촌스러워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동네엔 블록으로 마감한 외장벽이 많고, 그 블록에 페인트로만 글씨를 쓴 광고판도 많답니다.
익숙해지니 그이상 더 뭐가 필요할까 싶지만 밤엔 네온이 적어 도시도 함께 가라 앉는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미국의 겉모습에 실망을 많이합니다.
최첨단의 기술력과 최신의 유행을 이끌어가는 미국은 어디에 숨었을까?

후지와라 신야의 인도 방랑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던 차인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안상준님의 댓글

안상준

예전에 '한양출판'이라는 곳에서 나온 '옛날판' <인도방랑>을 읽었던 터라,
최근 작가정신에서 나온 <인도방랑>이 그렇게 실망스러운 줄은 몰랐습니다.
혹여 좋은 작품에 대한 평가가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네요.

미국에 실제로 가본 적은 없어 저도 듣고 읽은 견문만 있을 뿐,
미국에 대해 자세히 어떤 느낌이다, 이렇게 말할 수 없네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듯, 직접 가보고 직접 느끼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네요.
(미국... 언제 갈 수 있을까 ㅠ.ㅠ)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