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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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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박유영
  • 작성일 : 11-02-14 01:00

본문

참 많이도 주절거렸네, 그래 참 물색 모르고도 잘 나불거렸네.
내 일은 아닌 척 쏙 빼놓고, 남의 일들만, 고것도 좋은 일은
그만 두고 꼭 고런 일들만.


알기는 어째 정확히도 알았던가, 제대로 모른다고 까발리지 않
았다면 세상은 참 적막강산이었겠지. 뭣 때문에 그랬던가, 이
유라도 있었던가, 뭐 딱히 그럴 만한 이유도 없었다면 이거 참
피차간에 민망한 셈이구만.


그래 굳이 까닭을 말하자면, 뭐 그 까닭도 변변찮지만서도, 재
미 삼아라도 찧어대던 방아심으로 살았다고 번죽번죽 둘러대면
말이나 될라나 몰라.



그나저나,
그 수다한 말 덩어리들은 연기처럼, 바람처럼 제대로 흩어지긴
흩어진 건가. 오롯이 그 누구의 맘 구석에 여즉토록 고스란히 쌓
여 있는 건 설마, 설마 아니겠지?


11. 02. 12 매축지 M3 50 rigid retro100 rodinal 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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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치환님의 댓글

이치환

하하하하 글을 읽고 이 사진을 보니 유영님 해학이 보통 아닙니다 그려~
마치 내 아가리가 저리 꿰어진 것 같습니다.하하하하

포럼에 렌즈 이야기 말고, 진득한 사람 사는 이야기나
진솔한 생각의 글들이 많아져야 좋은데, 라클은 언제나 장비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군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예견이 인터넷에서도 적중하는가 봅니다.

허석도님의 댓글

허석도

사진도 사진이지만
짧은 글로 표현하시는 시적 감성이 대단하십니다.
박유영님의 글을 보니
최승호의 '북어'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시 옮김으로 경의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북어 (최승호)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송 준우님의 댓글

송 준우

제가 해야할 고해성사를
이리 미리 해주셔서,
혼자 생각에 잠깁니다

감사합니다

신 정식님의 댓글

신 정식

보고 또 보고...
딴데 갔다가 돌아와서
읽고 또 일고...

마음으로 참 즐거워지는 글과 사진 입니다.
종종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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