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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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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09-06-2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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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 미안하구나.



나는 아이들에게 승마를 지도한다.
안전을 위해 말을 끌고 매일 4시간씩 걷는다.
말의 평보 속도는 시속 6Km/h, 매일 24Km씩 걷는다.

나는 일주일에 6시간씩 일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오후 5시까지 걷는다.
대략 일주일 평균 144Km씩 걷는다. 4Km에 10리니까,
나는 매주 360리씩 걷는셈이다. 년간 40주 이상 일하니까
매년 14,400리를 걷는 셈이다.

이미 지난 2년간 꼬박꼬박 걸었다.

단 한번도 결강없이 지각도 없이 비가오나 눈이 오나 걸었다.
승마는 눈비가 와도 한다. 나는 어린이들은 가끔 비도 맞고,
햇살에 그을리며 커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하지만 너무 빠짐없이 수업을 하니까,
질려버린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가끔 빗속에, 눈 속에 말을 태운다고,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실제로 내가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고급 승마를 지도하고 레슨비를 받고말지.

나는 웃는다.
아직 승마를 잘 몰라서, 승마가 대중화 되지 않아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어쨌든 지도하는 학교도 하나 둘 늘어나고, 내가 지도한 대학생들과
보조교관들이 6명이나 한꺼번에 생활체육 승마 3급 지도자 시험에도
덜컥 붙어버렸다.

나는 멈추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20년은 더 걸을 수 있다.

걷고 또 걸어서 승마가 대중화 된다면,
그래서 이 땅의 이곳저곳에서
청소년들이 말과 함께 미소 짓는 장면을 볼 수 있다면
나는 앞으로도 20년은 더 걸을 수 있다.

오늘,
고생 많은 내 발을 내려다보다 몇자 끄적여 본다.

발아,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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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김명기 선배님의 발사진을 보니,

일전에 보았던 박지성 선수의 발사진도 함께 떠오릅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의 영광스런 상처.


승마에 대한 지극하신 열정의 단면을 보게 됩니다.


언제나 건강하셔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 잘 이루시길 바랍니다.


김명기 선배님, 힘내세요! ^_^

정규택님의 댓글

정규택

헉!! 훈련병 발인줄 알겠습니다..^^;

매일 4시간씩 강행군을 한다는 것이 의무감만으론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뜻하시는 승마의 대중화가 꼭 이루어지길 함께 응원드려봅니다.

홧 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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