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차 한잔의 여유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강웅천
  • 작성일 : 09-04-25 21:06

본문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달려온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꽤 많은 것들을 쫒아 도락을 구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몰두하여 좌우도 보지 않고
고집스럽게 걸어온 길이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한동안 차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차의 최고의 품질에 도달했다는 우리 차를 찾아 쌍계에도 자주 갔었지요.
혀 끝에 전해지는 오색의 맛을 과장해가며 열변을 토해 차를 전하는 자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알고 계시죠!. 곡우 이전에 딴 찻잎을 덖어 말렸다해서 우전,
차의 어린 잎이 참새의 혀를 닮았다 해서 작설(새작, 혀설)이라고 한답니다.
격식을 차리느라 무릎을 꿇고, 홀 수 잔의 법칙을 강요하며 다섯 잔까지 마시우게 하는 어리석은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해 철도청에서 발매하는 월간지에 차에 대한 글이 있어 크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품위와 격을 위해 받아 쥐는 법과 마시기 전에 코 밑으로 한바퀴 돌리며 '차 향이 참 좋습니다'라고 답례하는 등의 격식은 일본에서 전해진 것으로,
한국인의 차는 편하게 앉아 편하게 잡고 편히 마시는 것이라는 선암사던가, 대흥사던가의 스님의 글이었습니다.

이 후에 차마시는 것이 참 편해졌습니다.
온도가 꼭 맞지 않아도, 꼭 증류수나 샘물이 아니어도 차는 언제든지 차가되어 세포 구석구석까지 전해지는 진짜 차가 되었습니다.
송사리가 그려진 백자 잔에 녹차가 고이면 그윽한 차 향이 그리 좋을 수 없습니다.
"이다지도 좋을까?"
차를 오래 마시면 만병에 좋다고들 합니다. 차에도 카페인은 있으나 차 속에는 폴리멤논이라는 각성 억제 작용을 하는 요소도 같이 있어서 커피의 카페인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만물이 소성하는 봄날에 햇살이 따스한 마루에 걸터 앉아,
디누 리파티가 연주하는 쇼팽의 왈츠를 들으며
녹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무릉 도원이 아니겠는지요?

차한잔 받으실래요!!!
추천 0

댓글목록

원매근님의 댓글

원매근

백자 뚝배기에 한사발 가득 따라주십시요.^^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이쿠...ㅎㅎ

글을 곱씹어 읽는 바람에 댓글이 원매근 선배님께 밀렸습니다. ^ ^


차제구를 보기만 하는 것인데,

향기도 밀려옵니다...^ ^

김봉섭님의 댓글

김봉섭

서울은 지금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다기가 무척이나 고급스럽습니다...^^
저는 작설차 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언제, 아우님께서 우려내시는 茶를 음미할 수 있을런지요...
근래에는 조성욱님께서 손수 만드신 茶를 주셔서 귀한 맛과 향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정한 이와 함께 격식을 떠나 편하게 나누는 茶 한 盞이, 이 밤에 그리워집니다.

장재민님의 댓글

장재민

좋다는 차를 받아 놓고도 제겐 복잡하기만 느껴지는 한 격식이 불편하여
그냥 마시고 있읍니다. 이국 생활에서 그러한 맛과 멋을 잊지 않으시는
강웅천 님이 부럽습니다. 언젠간 한번 제게도 여유의 차를 한 번 주시겠지요?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원매근
백자 뚝배기에 한사발 가득 따라주십시요.^^


백자 뚝배기에 가득 가득 드시면 화장실에서 한참 계셔야 합니다. ^ ^
그러나 언제든 기회가 되어 차를 나누면서 말씀도 나눌 기회가 있기를 고대합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김봉섭
서울은 지금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다기가 무척이나 고급스럽습니다...^^
저는 작설차 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


조성욱님께서 무료 장터에 내놓으신 귀하게 덖은 쌍계차를 한개 찜하세요
정성들여 덖으고 말리셔서 욕심낼만 할겁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박경복
언제, 아우님께서 우려내시는 茶를 음미할 수 있을런지요...
근래에는 조성욱님께서 손수 만드신 茶를 주셔서 귀한 맛과 향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정한 이와 함께 격식을 떠나 편하게 나누는 茶 한 盞이, 이 밤에 그리워집니다.


그리 멋진 남자는 못됩니다만, 차를 마실때 만큼은 멋져지고 싶어진답니다.
언제 큰형님과 더불어 향 짙은 찻잔을 나누며 다감에 젖어 볼 수 있겠는지요?
아우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인용:
원 작성회원 : 장재민
좋다는 차를 받아 놓고도 제겐 복잡하기만 느껴지는 한 격식이 불편하여
그냥 마시고 있읍니다. 이국 생활에서 그러한 맛과 멋을 잊지 않으시는
강웅천 님이 부럽습니다. 언젠간 한번 제게도 여유의 차를 한 번 주시겠지요?


언제나 뵈올 수 있을련지요?
전 소호를 걸으며 낭만을 즐기시는 선배님이 부러운걸요.
7월엔 뉴욕을 한번 갈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송석호님의 댓글

송석호

저도 차에 심취해서 하동도 많이가고...중국, 대만, 일본을 다니며 차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참 좋죠...
여유를 배우게 해주는...
사진만큼이나 매력적인 취미인 거 같습니다.
언제 강웅천 선배님과 차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라클 정기모임 때 조성욱님께서 희사하시는 茶는, 결코 하급의 茶가 아님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조선생님의 부모님께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기능(솜씨)을 가지신 분들이셨으며...
역대 대통령, 그리고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분들이 즐겨 찾았던 茶를 만드셨습니다.
그 솜씨를 그대로하여 만드셨으니, 그 茶를 받으시는 분들은 좋은 선물을 가져가시는 것입니다.
저의 직업 때문에 해마다 열리는 정모에 가지 못함이 늘 아쉽습니다.
올 해는 좋은 선물(茶)도 있는데......

강웅천님께서 언급하셔서 몇 자 적어봅니다.
조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조성욱님의 댓글

조성욱

다기... 참 좋습니다.
저는 사용 후 다관 뚜껑을 항상 열어둡니다.(건조....)

제 부모님께서는 당대 최고의 茶를 만드셨지만 저는 별로입니다.
제대로 하는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성욱님의 댓글

조성욱

茶는 가려 마셔야 합니다.
잘 만들어진 茶를 마시면 회춘을 하고
잘못 만들어진 茶는 사람의 위를 상하게 하고 기를 마르게 한다고,
고서에 기록 되어 있습니다.


몇해전 우리 전통차의 기준에 대해 제 나름 몇자 써 본적이 있습니다.
 
전통차의 진정한 맛과 색에 대하여 불교계에서 차 전문가로 이름난 두 스님이
‘전통차’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태고종 선암사의 지허(指墟) 스님과 조계종 대흥사 일지암의 여연(如然) 스님.
두 스님은 3월부터 불교계 전문지인 ‘불교신문’을 통해 4차례에 걸쳐 반박과 재반박의 논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허스님은 「차는 다갈색에 구수한 숭늉 맛이 난다」고 주장했고,
여연스님은 신라,고려 조선시대의 다시나 문헌을 인용하여
「차색은 비취·청취를, 최고 차 맛은 소락재호(우뉴, 치즈)의 맛을, 향은 진향·난향·순향·청향」을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의 전통차가 잎차로 단정지어 맛과 색의 논쟁을 펼치는 두 스님에게
필자는 신라, 고려, 조선시대 우리의 전통차가 가루차임을 알고 논쟁을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두 스님이 인용한 다신전이나 동다송에는
「茶以淸翠爲勝 濤以藍白爲佳 黃黑紅昏 俱不入品 雲濤爲上 翠濤爲中 黃濤爲下 新泉活火 煮茗玄工 玉茗水濤 當杯絶技」
차는 맑고 푸르러야 가장 좋고, 무노리는 연한 쪽빛에 하얀 빛이 도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누런빛, 검정빛, 붉고 어두운 빛깔은 품질이 낮아서 좋은 차에 들지 못한다.
찻잔에 하얀 구름과 같은 무노리가 떠오르는 것은 상품, 파르스름한 것이 중품, 누르스름한 것은 하품이다.
신선한 샘물에 활활 타는 숯불로 차를 달이면 능통한 기술자(玄工)요,
품질 좋은 차와 잘 난 무노리는 명주(名酒)에 못지 않은 맛을 내는 절묘한 기예이다.

그리고, 차의 맛에 대하여서는 「 味以甘潤爲上 苦滯爲下」 차의 맛은 달고 윤기 나는 것으로 으뜸을 삼고,
쓰고 먹기 거북한 것은 하등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스님은 잎차(녹차)가 우리 전통차로 단정지어 문헌을 인용하는데
문헌을 제대로 이해나 하고 논쟁을 하는 것인지 필자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되는 대목입니다.

우리 전통차의 색은 취색에 무노리(구름)가 피어 나는 것이며,
맛은 달고 감미롭고 윤택합니다. 잎차에서 우려낸 찻물에 무노리(구름)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는지
두 스님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전통차의 맛은 구수한 슝늉맛이 아닙니다.
「味以甘潤爲上」이다. 고려시대 다인 이규보는 유차시에서 「육생원이 품평한 것은 찌꺼지일 뿐이라오」
또한 이색은 (山中辭)에서 「육우의 입맛도 품위가 낮구나」라고 읊었고
육우에 대한 우월감을 노래 불렸는데. 고려시대 차의 맛과 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구절입니다.

고소한 맛, 쓰고, 떫은맛을 내는 차는 찌꺼기에 불과합니다.
차는 필설로 만드는 것이 아니며 또한 논쟁으로 우월하다 주장한다고 통하는 것이 아니라
차의 품질로 우열을 가리는 것입니다. 전통차의 맛과 색을 짧은 차 지식으로 정의를 내리지 말라,
그리고 우리의 전통차를 왜곡 와전 시키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차의 맛과 향은 음다 후 달고 감미롭고 윤택한 차향이 수 시간에서 십 수 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 진정한 우리 전통차의 本香(본향)입니다.





.

하효명님의 댓글

하효명

조성욱님이 茶의 대가이시군요.
처음 듣는 얘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량 생산하는 차를 마시지만 차에 관심은 많습니다.
茶에 관한 얘기 틈나시는 대로 카페에 올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무식을 벗어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유성수님의 댓글

유성수

으와 -
차. 라는 것.
커피만 좋아하는 나는 잘 몰랐는데
그게 - 그. 렇. 군. 요.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저번에 조성욱선생님을 뵈었을 때, '茶道를 배우고 싶으니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라고 말씀 드렸더니...
피식 웃음을 띠면서 '그냥 편하게 드시지요'라고 하시더군요.^^

좋은 글을 올려주심을 감사합니다.

조성욱님의 댓글

조성욱

인용:
원 작성회원 : 하효명
조성욱님이 茶의 대가이시군요.
처음 듣는 얘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량 생산하는 차를 마시지만 차에 관심은 많습니다.
茶에 관한 얘기 틈나시는 대로 카페에 올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무식을 벗어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하효명님.
제가 10살 때 부터 현재까지 茶를 마신지가 겨우 반세기인데,
무슨 茶의 대가이겠습니까. 소가 정도는 될지는 몰라도....

겨우 50여년 茶를 마신 제가 올리는 글이 도움이 되신다면.
간혹 올려 보겠습니다.

茶에 관련하여 교수님들이 쓴 논문 분석과
그리고 오역으로 잘못 전해지고 있는 茶名 등을....
미천하지만 시간이 나면 한편 씩 올려 보겠습니다.
조만간 茶道學 K교수 茶 관련 오역에 대해서.....

감사합니다.




.

배성용님의 댓글

배성용

지난 해 가을 한가위날
조성욱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고귀한 가루차를
바람에 날릴까 염려되어 아직까지 뚜껑도 못 열어보고 있습니다. ^^
항상 감사드립니다.

조성욱님의 댓글

조성욱

인용:
원 작성회원 : 배성용
지난 해 가을 한가위날
조성욱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고귀한 가루차를
바람에 날릴까 염려되어 아직까지 뚜껑도 못 열어보고 있습니다. ^^
항상 감사드립니다.


무슨 말씀을... ^^
올해 만든 녹차. 그리고 가루차 드시러 오십니다.
저번에 사모님과 같이 오셨는데 식사 대접도 못했고... 지금까지 마음에 걸려있습니다.
이번엔 시간 좀 넉넉하게...
그리고 올해 만든 녹차 조금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




.

한수길님의 댓글

한수길

저는 화개제다의 옥로차만 마셔도 몸과 마음이 편하여지고
이렇게 글을 읽으며 차를 조금씩 입안에 흘려 넣으며
음미하면 정말 오묘한 맛이 나지요 사람마다 느낌이
다 다를 것이지만 제 경우는 뒷맛에 약간의 단맛도 있지요
목으로 넘긴후 향이 입안에 느껴지는데 그맛이 참맛인것 같읍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