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 대한 작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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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정지원/escafile
- 작성일 : 09-03-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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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의 M3나 M6, 혹은 앱손의 RF카메라들도 끌리지만.. 유학생인 저로서는 높아진 환율로 먹고살기도 빠듯하더군요. 작년 에는 한달에 90만원이면 풍족한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 요즘은 130만원정도가 되어야 하더군요..(이곳 물가도 한참 올라서요.. ㅠㅠ)
뭐.. 각설하고;;;
사진을 찍다보면, 아니 찍고나서 확인해보면 분명 마음에 안드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워버리지요. (필름카메라의 경우는 그게 안되겠지만;

그러고나서 집에 와서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분명 제가 마음에 안들어서 지워버린 사진과 구도나 색감이 비슷한데도 굉장히 좋은 사진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요. 참 이럴때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느낌이 머리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한참을 고민해도 결국 해답을 못찾고 언제나 "아 몰라. 찍다보면 알겠지." 하는 거죠.
사실 백만원이 넘는 사진기가 있으면서도 그리 사진을 자주 찍는 것도 아니고 찍는다고는 해도 1주일에 한번정도가 전부이니까요.
한국에서야 자주 찍었지만.. 독일은 제가 아직 감성이 없어서인지 딱히 찍으러 다닐만한 곳을 못찾겠더군요..(정확히 말하면.. 있어도 그렇게 다닐 돈이... OTL..)
결국 감성 차이인가보군.. 이라는 두리뭉실한 통찰이 전부였던 듯...
뭐.. 그러다 어느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작곡과 지휘를 전공하시는 분인데요. 그분이 그러더군요.
"내가 음악한다고 음악만 들을 것 같지? 클래식만? 천만에. 이.. 예술적 감각이라는게.. 한분야만 판다고 절대로 되는게 아니란 말이지.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러면서 저에게도 무언가 예술적인 부분을 잘하고 싶다면..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라고 하더군요. 문학, 미술, 음악, 건축 등등...
덕분에 요즘 한국에서 가져온 베토벤 교향곡과 소나타앨범을 다시 꺼내서 듣고 공부한다고 내팽개친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익숙치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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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
4월 22일이 독일어 시험인 TestDaf입니다. 거의 1년동안 준비했는데요. 뭐 떨어져도 6월에 또 보면 되지만;;; 그래도 응원해주세요 >_/
댓글목록
강웅천님의 댓글

파이팅!!!!
합격을 기원합니다.
노력하신만큼 좋은 결과 얻으시리라 믿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생각을 담을 수 있다면 적어도 자신에게는 만족하는 사진이 되더군요.
외국 유학생활이 힘들때마다 라클에서 위로가 되시길 바라고, 늘 건강하세요.
'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제 부탁 잊지 않으셨죠~~!'
강인상님의 댓글

사진 안에는 참 많은 것이 담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말을 할 때,
감성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미로 사진을 해서,
작품을 남기려하진 않지만..
그 안에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
P.S.
시험에서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
권재환님의 댓글

시험 잘 보시구요... 꼭 한 방에 붙기를 기도합니다.
같은 유학생 처지로써,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네요. 저도 유학오고부터는 한 달에 한 번이나 카메라를 들고 나갈까 말까 하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찍을 게 많다는 뉴욕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제 눈에는 찍을게 잘 안 보이네요.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듯 합니다. 저도 책도 좀 읽고 음악도 듣고 그래야 할까봐요...
정지원/escafile님의 댓글

강웅천님// 물론 잊지 않았습니다. 저도 성격이 급한터라;; 요즘들어 답멜이 왜 안오나.. 다시 한번 연락해볼까.. 고민중입니다 -_-;;; 아무래도 시험이 끝나서 여유가 되면 라이카 본사로 한번 쳐들어 가야겠습니다...;;
손영대s님의 댓글

말씀하신..그걸 대충 버무려서 한 글자로 말하면..
끼! 라고 할수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끼!가 많다고 해서 항상 인정받는건 아닙니다..
시류를 압도할 만큼 거대한 끼이거나.. 시류를 만날때까지 인내할수 있는 질긴 끼이거나..
보고 듣고 아는 만큼 표현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보고 듣고 아는 후천적인 노력을 뛰어넘는 선천적인 재능과 끼를 가진 사람도 있고..
지금은 외면당하고 사람들이 몰라보지만 후세에 거장이 될 분들도 있겠죠..
^^
그나저나 저랑 같은 dslr 쓰시네요..
건강하시고 공부 열심히 하세요~
이대기님의 댓글

디지털 사진이 나오면서, 더 생겨난 이야기는...
"삭제를 잘하는 것이 실력이다"라고 하더군요.
.
촬영된 좋은(?) 사진을 고르는 것이나,
좋지 못한(?) 사진을 버리는 것은 같은 목적을 위한 것이니까요.
필름에서는 어느 사진을 고를까? 는 것이 최대의 고민 거리인데요.
디지털에서는 어느 사진이 불필요해서 버릴까? 이것이 고민의 차
이더라구요....ㅎㅎ
김봉섭님의 댓글

앗! 제가 쓰고 싶어하는 DSLR을 쓰고 계시네요... ^^
시험 잘 치르시고요... 감성 충만해서 늘 화이팅하세요~
이치환님의 댓글

그래요. 많은 것에 대해 관심과 깊은 이해를 가지면 가질수록 삶이 풍요로와지고,
생각도 말도 구수해진다죠. 사진도 삶과 같은가 봐요.
시험 잘 보시고, 균형잡힌 정서로 멋진 삶을 만들어 가시길...
최덕형님의 댓글

감성, 감성 사진
참 말이 그렇지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같은 곳에서 다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도
어떤 사람은 정말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사진을 찍는가하면
또 어떤 사람의 사진은.....
결국 시각 차이인것 같아요.
그리고 사진에도 철학이 필요하구요.
어떤 사물, 오브제가 나에게 말을 걸어올 때
나는 그 대상에 대하여 어떤 감성을 가지고 대할까
오늘 아침에도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막 피어오르는 새싹
그리고 등교하는 어린이의 웃음소리
그런 것도 렌즈에 비치면 소리가 되고 색깔이 되고 의미가 되고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디지털의 묘미는 많이 찍어보고
많이 지워보고
그런 것 아닌가 싶네요.
먼 타국에서 고생이 많으신데요.
시험 잘 보시고
한방에 꼭 합격하시기를 기도할께요.
정철원님의 댓글

필름 35mm쓰다가 DSLR로 바꿔서 한동안 버디다
필름의 색감이 그리워 다시 턴 하면
라이카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필름은 한장 한장 셔터 누를때마다 상당히 고민을 해야 한다는게
단점과 장점을 동시에 지닌 듯 합니다.
요즘은 아날로의 느림을 즐기는 중이라 제게는 장점으로 내세울만 하겠네요
유성수님의 댓글

"삭제 잘하는 것이 실력이다" 라는 말이 있는 줄 몰랐네요. 한수 배웠습니다.
다만,
Leica M8에서는 다른 디지털 카메라들과 달리 Raw라는 말 대신에 DNG라고 하던데, "디지털 네가" ---
저는 , 필카 필름 보관하듯, 맘에 안드는 영상도 그냥 보관하는것이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외장 하드 500기가에 차곡차곡 넣어 두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맘에 안드는 영상이 되어 버린 놈들이지만, 그래도 그놈들 찍는 순간에는 정성을 들여
만들었던 영상들이었다는 생각에서 버리지 못하는 "독자적"인 애착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간 혹, 시간이 흐른후 다시 보면 첨에는 맘에 들지 않았던 놈이 새롭게 다가오는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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