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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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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정철원
  • 작성일 : 09-03-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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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때니까 82년쯤 되겠다.

어머니는 쓸만한 카메라를 하나 장만하려 맘을 먹으 잡수시고, 일본 회사에 다니며 일본을 자주 드나들던 사촌 형님을 통해 카메라 하나를 구하셨다.

당초 어머니가 주문 하셨던 메이커는 "아사히 펜탁스"였는데 정작 가지고 들어온 카메라는 CANON 이었다.

왜 꼭 "아사히 펜탁스"를 주문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메이커가 바꿔서 들어온 카메라에 어머니는 조금 불만이셨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바디와 렌즈에 "PASS"라는 노란 타원형의 스티커가 반짝거리는 카메라를 신주 단지 모시듯 장롱 깊숙히 모셔두고, 내가 만지면 고장 난다고 손도 못대게 하셨는데, 카메라가 우리집에서 제일 값 나가는 물건이었으니 당연히 그럴 만도 했을것 같다.

일본 현지 가격에 통관절차를 거치고 난 그 카메라와 스트로보를 포함한 가격이 당시 28만원 이었으니 지금의 가치로 환산해보면 가히 재산으로의 가치를 인정 받을만 했으리라.

하지만 한참 호기심도 왕성하고 손이 근질거리는 까까머리 고등학교 1학년 짜리에게 카메라에 접근 금지명령은 사실 소용없는 일이었나보다.

어머니가 안계실때면 몰래 꺼내서 이리저리 만져보며 작동법을 익혔고, 사진 촬영교본 같은 책을 사서 심도가 무엇이며, 구도가 무엇인지를 읽으며 사진에 대한 매력에 빠져들었었다.

또한 그 사진교본의 맨 뒷부분에 나오는 누드사진 몇 장에 완전히 정신이 팔려버렸던 기억도 부끄럽지만 사실이었다.

어쨋든 우여곡절끝에 적어도 작동법 만은 완전히 마스터를 했고 우리집에서 카메라를 만질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중요한 집안의 행사는 모두 촬영하는 초보 사진사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행사는 당시 대학교 1학년이였던 사촌 누나가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에 출전 했는데, 누나의 경연 장면들을 스트로보 188A를 달고 찍어 주었었다.

그 당시 사진기자들이나 하이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들은 모두 모터드라이브에 망원렌즈에 커다란 스트로보를 들고 다니며 까까머리 고등학생의 어린마음에 뽐뿌질을 해댔으니 돈없고 능력없는 꼬맹이 사진사의 마음은 그저 포기라는 심점 뿐이었다.

직장인이 되어 어린시절 그토록 갖고 싶었던 캐논 FD 망원 렌즈를 손에 넣었던 날 밤새 이리저리 만져보다 새벽이 되어서야 머리 맡에 놓아 둔채 잠이들 정도였으니 맺혔던 한이 어느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캐논 AE-1이 내겐 지금 없다.
새 카메라를 구한답시고 헐값에 넘겨버렸던 것이다.
아!~~~ 장탄식 말고는 뭐라 할말이.....
어리석은 놈이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 버린줄을 요즘 들어서야 깨닿고 있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누가 내게 캐논 AE-1을 가져다 준다고 해도 이미 그건 어린시절 내 손때가 묻었던 바로 그 카메라는 아닌것을....

나의 고딩때부터 적어도 eos-5를 구입하기 전까지의 거의 20년 사이의 모든 사진은 그놈으로 부터 나온 것인데....

남대문 카메라 샵을 돌아 다니다 보면 이녀석의 형제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그럴때 마다 한녀석 데려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보아

조만간 라이카의 옆자리에 떡~~ 자리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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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경복님의 댓글

박경복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만으로도, 행복하실것 같습니다.
굳이 canon A-1이 옆에 없을지라도 ㅎㅎ...

전 최근에 EE3를 하나 구했습니다.
어릴적 소풍 갈 때마다 사진관에서 빌려 갔던 추억 때문입니다.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지금부터 9년 전.

대학에 입학을 해서

친구녀석의 니콘 FE2를 거의 뺏어오다시피 했습니다..^ ^



당시에는 단지 FE2의 외모에 반해버렸었죠.

그렇게 시작한 사진 생활은..

지금은 M3가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니콘을 거의 다 정리하고 남은 녀석은 FE2 뿐이었습니다.

넘기지 못했던 이유를 스스로 깨닫습니다.



지금 제습함에는 그 때 그 시절의 FE2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 아이가 나중에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한다면,

이 녀석을 먼저 내어 주고 싶습니다.

윤영남아리0901님의 댓글

윤영남아리0901

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캐논 A-1 중고를 외상으로 들여온 것이 처음입니다. 헌 책방에서 사진교본을 구해서 팬포커스, 아웃포커스를 배우고는 신기한 듯 찍어본 기억이 납니다.

無限/박성준님의 댓글

無限/박성준

전 ASAHI PENTAX-MX가 한대 있습니다.

아버지께 중1때 받아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한번도 불평 해본 기억은 없네요.

적어도 저에겐 라이카 보다, 니콘 보다 더욱 믿음을 주는 카메라 입니다.

서병호님의 댓글

서병호

아... 지금 수중에 그리고 거쳐간 카메라들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한가지를 처분하거나 한가지를 새로 구입하는 것이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지요.
그래서 종종 "자식"이라는 비유가 나오나 봅니다^^

홍민택님의 댓글

홍민택

AE-1은 참 오랜시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인 것 같네요 ^^ 역시 명품은 쉽게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임재식님의 댓글

임재식

사진기를 만지기는 오래전이지만 이제 시작인듯한 느낌입니다.
저도 처음엔 니콘 FE라는 모델로 시작을 했습니다.
여러 길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이제 막 라이카에 입문했습니다.
기대로 다시 시작합니다.

정철원님의 댓글

정철원

기어이 하나 업어왔습니다.
어제 충무로에 m6 점검 받으러 나갔다가
월*카메라에서 장롱표로 보이는 예쁜놈을 하나 데려다 놨습니다
잘 데리고 있다가
막둥이 아들녀석이 자라서 카메라에 관심을 보일때 쯤이면
AE-1을 내어줄 생각입니다.
할머니가 아빠 사줬던 카메라다 하면서 말이죠^^

유성수님의 댓글

유성수

Canon AE-1을 사진으로 만나니 엄청 반갑네요.
대학교 때는 Pentax SV를 쓰다가
1982년 미국 미시간에 유학가 있을 때 거기서 Canon AE-1을 구입해서
그 이후 한국 돌아와서 1985년 까지 잘 썼던 놈인데
아직도 저놈 현물이 돌아다닌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유학 마치고 유럽여행하며 찍은 사진, 몽땅 다 Canon AE-1 작품인디 -
누가 니콘이 더 좋다고 하는 바람에 니콘으로 바꾸면서
윗돈 얹어 내놓으면서 내 손을 떠났던 AE-1.
다시만나면 잘 쓸텐데 -

박진우mavi님의 댓글

박진우mavi

소중한 첫 카메라네요^_^ 애정이 느껴집니다

심성보님의 댓글

심성보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잘쓰게 되질않는다는 이유로
첫카메라를 처분하고
그리워서 같은 기종을 여러대를 되사들였지만
뭔가 허전했던....

노유연님의 댓글

노유연

AE-1 제가 처음으로 많은 사진을 찍어본 카메라입니다.
형님께서 해외에서 사오신 것인데 제것처럼 사용했습니다.
40년 전에 말입니다.
그 이후 니콘 FM을 그 당시 1달 봉급을 주고 구입하여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FM만 보면 그 때가 생각 납니다.

김응훈님의 댓글

김응훈

디지털로 사진을 시작한 저에겐 참 부러운 추억으로 느껴집니다.

임지연_님의 댓글

임지연_

저에게 첫번째 카메라는 펜탁스였죠 ^ ^

심영섭님의 댓글

심영섭

제 첫 카메라는 니콘 FM 이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 아버지의 F4가 신기하고 저도 찍고만 싶어서 만지작 만지작 관심을 가지니까

아버지께서 충무로에서 하나 구입해서 저에게 선물해주셨습니다.

지금은 노출계가 고장나서 잘 안쓰고 있지만 지금도 제 책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조윤성01님의 댓글

조윤성01

첫 카메라가 비비타110미리짜리였고 slr카메라는 펜탁스mx였읍니다.
당시 거금이었는데 아버지가 선뜻 사 주셨읍니다.그 때 멋 모르고 정신없이찍어 댓읍니다

오기봉님의 댓글

오기봉

저같은 경우는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자
동생이 사놓고 안쓰는 니콘 F50 을 들고
동사무소에서 하는 사진 강좌에 나갔는데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께서는
AF가 되는 F50 은 은근 카메라도 아니라는 느낌을 주셨죠...

그래서 옥션에서 캐논 AT-1 과 nFD 50mm 1.4 를 구입했죠.
정말 머리맡에 두고 주무셨다는 말씀, 너무 공감합니다..

그 셔터 소리도 잊을 수 없는데
기분이 안좋을 때면
괜히 공셔터를 누르곤 했었죠.
.
지금은 수명을 다했는데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기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김준연님의 댓글

김준연

저도 FM으로 시작했네요...

그녀석 참 좋았다죠^^
FM2에 비하면 모자른감이 있지만 처음시작인 제게는 참 좋은 카메라였죠.

근데 저는 머리맡에 두고 잘 만큼 애정을 안주는 것 같습니다;;;
비맞고 눈맞고 떨구고...

김두일님의 댓글

김두일

40이 넘은 나이에 어느 여자가 사진을 좋아 한다고 하니 AE-1을 선물 하드군요.
지금은 없는 바디이지만 기억과 함게 잊어버린 바디이지요.
그 때기억이 나내요.

정성엽!님의 댓글

정성엽!

다들 사진을 접한신지 오래되신 듯.. 전 4년 전쯤 gx-10으로 시작해서 한번도 써보지 못한 필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네요..
최근 M6을 들여놨지만 회사일이 바빠서 보관함에 모셔두고만 있다는...
앞으로 10년쯤 지나면 지금 가지고 있는 M6과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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