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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등정은 이제 접어버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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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유인환
  • 작성일 : 10-12-12 00:33

본문

살아가면서
나이가 들 수록 삶을 단순화 시켜야 되고, 그러려면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고
지니고 있는 물건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순하게 정리해야 한다
고 합니다.

그런데, 나야
머리에는 든 것도 없으니 나이 들었다고 더 비우고 말고 할 것도 없고

지니고 있는 물건을 생각해 보니
( 라이카 카메라를 몇 대 가지고 있으되 그거야 정리 할 물건이 아니고 )
그거 말고 지니고 있는 물건이라고는 뭐 그냥 나이 든 이 육신 하나 뿐이니
가진 물건 정리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그건 그냥, 때가 되면 하늘에 의해서 자연히 정리 되어 질 문제라서
내 소관 사항이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마음을 비우는 일일 것인데
이 마음이라는 게
평생 살며 때 있을 때 마다 비워 보았어도 언제 한 번 제대로 비워 본 적이 없으니
마음 비운다는 것 도 말이 쉽지,
이 것도 정말 지난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가로운 마음으로 시작 한 사진 취미가
마음 비우는데 어떤 도움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여
최근, 한량처럼 카메라 들고 여행 삼아 우리나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라클에 가입하여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 이리저리 살펴가며, 감상하고, 이를 교본삼아 공부하고
사진 이론도 이것 저것 주워 듣고, 때로는 책을 찾아 읽어 보기도 하며
사진 기법에 관한 설명도 열심히 들어가면서
한 발 한 발 사진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니
이게 장난이 아닐쎄 -

점입가경 이라는 옛말 그대로
그 안으로 들어가 볼 수록 경치는 점점 더 아름다워 지고,
볼 꺼리도 갈수록 더 많아 지지만,
눈을 들어 이정표를 살펴 보니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고
계곡 오르는 길 또한 필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차 험해져가
어떤 때는 공연히 내가 스스로 힘든 길로 들어 선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계곡 오르던 발길을 되돌려 그냥 하산하기는
계곡 굽이 돌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계곡 생김 생김이 너무 아름답고 매력 있어
되돌아 내려 가기는 너무 아깝다.
- - -

그런데
창신동 어느 골목, 동네 구멍가게 밖, 길가에 매어달린 백열등 전구를 바라보다가
언뜻 이런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내가 이 천불동 계곡 같은 이 곳에 발을 들여 놓을 때는
이 계곡이 이 처럼 깊은 곳인 줄은 미리 알지 못했었으니
그냥 천천히 걸어서 발길 닿는 데까지 올라가다
적당한 곳에서 한가롭게 신발 벗고 탁족이나 하며 경치나 살피다가
해거름에 발길 돌려 그냥 내려 올 생각이었으니
대청복 꼭대기에 반드시 올라가 앉아 있어야 할 필요는 없는 일이라 -


자꾸 남들처럼 좋은 사진 한장 찍어 봐야 겠다고 복잡해지려는 마음
그냥 떨쳐 버리고
계곡 적당한 곳에서 탁족하며 단풍 구경이나 하려 합니다.
추천 0

댓글목록

박삼정님의 댓글

박삼정

안녕하십니까? 참으로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미련이 많아 사업을 하면서,
가끔씩 등산이나 모임에서 여행을 할 때에 나 찍을 기회를 갖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일행들의 얼굴들을 촬영하여,
이중에서 좋은 표정을 골라서 11R이나 16R, 24R 등으로 확대 해봅니다.
그리고 액자에 담아 전달하면,
너무 기뻐하시걸 보는게 유일한 제 사진활동입니다.
선배님 처럼 며칠씩의 경치사진 촬영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저도 마음껏 찍으러 다닐 날을 고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강웅천님의 댓글

강웅천

산에 빠져있었을때 30kg이 넘는 베낭을 메고 쉬운길은 길도 여기지 않으면서 산을 오를때마다
계곡에서 한가로이 화투하며 즐기는 분들을 한심하다 여기다가,
힘도 다 빠지고 아이들도 생긴 후 계곡에서 즐겨보니 오르는 맛이나 즐기는 맛이나 별반 다를게 없더군요.

라이카 클럽에서도 자족하며 이미 얻은 것을 감사한다면 즐거움의 크기는 다를 것이 없다 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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