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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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최민호
- 작성일 : 08-12-2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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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녀를 알기 전에 그녀의 그림을 먼저 알았고 나중에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이 여성 화가인 것을
나중에 알았고, 또 그가 여배우 뺨치는 미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 나중에 알았고, 그녀가 현대 사진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여인이었다는 것은 더 나중에 알았습니다.
스티글리츠가 누구입니까?
사진사를 얘기할 때 빠짐없이 나오는 사람으로 사진 뿐 아니라 현대미술의 물꼬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틀게 만들었던 미국 현대미술의 아버지이기도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스티그리츠의 사진에 대해서는 그리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던 터인데
이번에 이 책을 계기로 그가 찍은 오키프 사진을 여러장을 보게 되면서 그에게 품고있던 비호감이
더해지는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아마 심리적으로 호감을 갖고있던 오키프에 대한 상대적인
반감(일종의 질투같은... ^.^; ) 때문에 아닐까 스스로 진단도 해 봅니다. ㅎㅎㅎ...
우선 책 표지에 보통 광고용으로 둘러지게 되는 "띠"에 인쇄된 오키프의 사진은 우아하고 분이기 있는
눈빛에 단박에 시선이 갑니다만 책 내부에 있는 원본 사진을 보면 우아한 얼굴 표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가슴을 쥐어 뜯고 있는 모습에 약간은 스티글리츠에 분노가 치미는 것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그외 몇 누드작품들도 그렇지만 오랜 시간을 같이 함께한 이 우아한 오키프를 이렇게 밖에까지
표현하지 못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스티글리츠의 명성 어울리지 않는 사진의 질에 대한 실망감,
환상의 여인같은 오키프에 대한 연민... 뭐 이런 복잡한 심정이 어우러져 있나봅니다.
그녀는 성을 가시화한 꽃 그림으로 유명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자주 다루는 돌과 사물을 간결화시키는
그림들은 사진의 성격과 매우 닮아 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녀의 그림에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들이 자주(?) 그렇듯이 스티글리츠도 후에 다른 여자가 생겨 오키프를 가슴아프게 합니다만
그가 스티글리츠를 좋아하게 된 요소 중에 스티글리트의 인간적인 면과 함께 그가 하는 사진을 좋아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그녀의 그림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제 제 손에 이 책이 있으니 읽다보면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일본인 음반 프로듀서가 끼고 다니면서 내게도 권했던 "마일즈데이비스"의 전기,
프랑스 사진가 앙리까르띠에 브레송의 자서전, 로버트카파의 전기... 최근에 나온 에릭클랩턴의 자서전...
한번 쯤 혹 해서 읽어보길 고려했던 그런 책들은 아직도 "고려"로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녀의 책은 벌써 제 손에 들려져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음악, 사진) 보다 그림이 더 좋았던게고 또
더 중요한, "그녀"가 더 좋았었나 봅니다. ^.^;
P.S)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 알게 모르게 마음씨 좋은 "김봉섭"씨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봉섭씨로 부터 몇 개의 스트랩을 얻어 보관을 하고 있다가 어느 분이 라이카 R에 스트랩이 없길래
하나 드렸드니 궂이 전에 호감을 보였던 이 책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스트랩을 주신
봉섭씨께 뒤늦게 감사를 드려야겠길래...
댓글목록
원매근님의 댓글

재밌게 잘 읽엇습니다.
전에 혼자서 별 근거없이 엔셀아담스가 조지아 오키프를 짝사랑 한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지나c님의 댓글

얼마전에 친구들과 보여지는 내 모습과 감춰진 내 모습, 보이고 싶은 모습과 감추고 싶은 모습등..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자아의 여러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 사진이나 글, 그림을 어딘가에 공개한 사람들이라면 아마 다 공감하실 거에요. 아무리아무리 숨어 지내고 싶어도 누군가(!)는 날 찾길 바란다는 거. 그 누군가는 나를 뚫어볼 수 있는 사람이겠죠. 그런 사람을 만나는건 기쁘지만 두렵기도 하고.. 어쩌면 그래서 더 귀하고.. 그래설까요? 이런 관계의 사람들에겐 애증이 공존할 수 밖에 없겠죠. 그녀에게 스티그리츠가, 또 그에게 그녀가 그런 사람이었지 싶어요. 전에 오키프가 했던 말을 읽고서 역시 그렇구나.. 하고 생각에 빠졌던 적이 있어요. 붙여 놓을께요.
'알프레드가 날 찍기 시작한 것은 내가 스물 세살 정도였을 때부터였다. 내 사진을 그의 사진전에 처음으로 전시한 것은 앤더슨 갤러리에서였는데, 여러 사람들이 전시된 사진들을 돌아보고 나서 그에게 부탁하기를 그가 날 찍은 것처럼 자신들의 아내나 여자 친구를 찍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알프레드는 하도 우스워서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사람들은 알프레드가 그들의 아내나 여자 친구들 사진을 날 찍듯이 찍으려면 얼마나 가까운 관계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아마도 그런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아무도 그에게 그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강웅천님의 댓글

더 깊은 세계를 사는 사람들의 공감이 느껴집니다.
10년전 아내를 찍은 사진(그냥 인물사진)하나 때문에 라이카의 바다를 헤메게 되었었는데,
그녀의 사진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도 서로의 모습에서 보지 못했던 또다른 신비로움을 찾았던 것이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임규형님의 댓글

어쩌면 우아한 오키프의 사진은 다른 사람들도 찍을 수 있었기에
스티글리츠만이 담을 수 있는 저런 사진이 더 귀한 것이겠지요.
손영대s님의 댓글

그 사람들은 알프레드가 그들의 아내나 여자 친구들 사진을 날 찍듯이 찍으려면 얼마나 가까운 관계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아마도 그런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아무도 그에게 그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장지나c 님의 붙임글 중에..찐한 내용이네요..
왜 영화같은데도 나오고..유명한 예술가들의 경우 나쁘게는 난봉꾼..점잖게는 여성편력이 화려한..경우가 많은데.. 말하자면..누드사진을 찍기 전, 후의 상황이..^^;; 영화틱한 그런..게 포함되어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임규형님 글에서도 살짝 엿볼수 있는..뭐랄까 다른 사진작가들도 찍을수 있겠지만..
어떤 연출된 상황보다는..사랑을 하는..일련의 흐름 중 한 장면이기에..다른 사진가들의 것과는 다른..
그 무엇이 사진속에 담기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모터쇼같은데서 이쁘다고 마구 찍어내는 레걸들 사진들에는 레걸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지 않지만..
수더분 하고 평범하지만..아내나 딸..연인을 찍은 사진속에서는..그들에 대한 촬영자의 끈끈한 애정을 느낄수 있는데요.. 오키프의 사진도 모델로서가 아닌..땀흘리며 사랑을 나눈뒤에 끈끈한 시선같은거..
그런게 담겨져 있는게 아닐까요?
제멋대로 해석이였습니다..
시간내서 저도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동양기행..과 조지아 오키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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