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속이 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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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박희경2052
- 작성일 : 08-12-0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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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런글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답답한 심정을 토로할 곳이 없기에...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어려운 일 조금만 있으면 다 해결해 주셨는데 이제는 제가 해결해야 하고, 그 해결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하고 졸지에 세상사는 방식을 모르는 철없는 젊음이가 되버려서 서운합니다.
결혼 7년만에 맞벌이에 알뜰살뜰모아 내 집을 장만했습니다. 잔금을 치러야 했고, 지금 사는 전셋집의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해야겠기에 전세만기가 끝나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해달라고 요청한지 4개월, 집보러 오는 사람 단 한명도 없고, 전세보증금 빼줄 생각을 기미는 안보이고, 저는 잔금 대출의 이자만 매달 들어가고, 무작정 기다릴 수만도 없고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4개월 고민 끝에 대한법률구조공단, 각종 법률무료상담 쫓아다니며 주택임대차보호법 찾아보고, 내용증명 발송, 임차권등기명령 등 저도 제 권리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 진행중입니다.
집주인은 40세의 딸, 사실은 60대 후반의 모친이 위임장 임감증명도 안가지고 법률행위를 하려합니다. 딸은 공부하고 강의하는 뭐 미래에 교수가 될 사람이라고 더군요. 딸에게 전화걸어 전세금 반환 요청하니 내용증명에 법적조치가 들어갈 것이다라는데도 꿈쩍안하던 그 모친이 그 다음날 바로 반환하겠다는 약속 날짜를 들고 저희집으로 오더군요.
전 집주인의 모친이 법률행위를 하는 것보다 등기부상의 집주인과 직접 일을 처리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고, 제가 한 일련의 조치들은 제 전세금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그분 말이..."법쪽에 무슨 빽이 있는가본데, 젊은 새댁이 법법하지마. 세상 그렇게 사는 것이 아냐. 내가 준다고 기다리라고 하는데..." 하여간 욕만 안들어 갔을 뿐 제가 느끼기에는 폭언 수준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법대로 하라'더군요. 법대로 하면 뭐 저도 손해날 것 없죠. 다만 법까지 안가고 원만하게 전세보증금 돌려받고, 아파트 명도하면 그게 더 좋은 해결방안이라 그런거죠.
전 법조계에 빽이 없습니다. 제 빽이 있다면 뭐...대한민국 주택임대차보호법이죠.
하여간 임차인으로 내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한 법적행위들이 집주인의 모친에게는 철없는 젊은 것이 세상살이의 지혜가 부족해서 벌린 일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제 신랑은 회사에 휴가내고 저는 만삭에 배불러서 법원다니면서 상담받으로 다니는데 등기부상의 집주인은 공부와 강의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저희와의 대화를 차단하는 그 모친. 위임장, 인감증명 등 대리인으로서 갖춰야할 것을 아무리 설명해도 먹혀들지 않고, 젊은 사람들이 사람 못믿는다고 그러는데 참... 갑갑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에게 참으로 못된 사람들로 인식되는 것 같아 힘듭니다.
졸지에 사람 못믿는 못되먹은 젊은 사람이 됐습니다. 세상사는 경험이 부족해 ‘법’,‘법’으로 해결하는 그런 막되먹은 젊은 사람들이 되버렸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친정엄마한테 이야기했더니, 세상 다 그렇게 사는 거라면서, 나중에 다 원만히 해결하면 집주인의 엄마에게 ‘젊은 사람이 어르신한테 너무 법, 법 해서 미안하다, 전세금 빼줘서 고맙다고 꼭 먼저 말해라, 그사람들이 잘못했어도 어른한테는 너가 먼저 그래. 그게 복받는거야’라고 하시네요. 일이 잘 끝나면 자존심 딱 접고, 웃으며 친정엄마가 시킨 대로 해야하는데 제 속은 좀 억울합니다.
그래도 이번에 깨달은 것은 정말 제 부모님이 그간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주셨다는 것이고 이번일을 통해 법률적 행위들에 대해 지식도 늘고 했습니다. 좋게 좋게 생각하려 하는데 집주인과의 그런 감정싸움에 속이 상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 다 원만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전세금을 한달 후에 반환받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내집의 소중함을 이제사 깨닫고요. 입주하면 정말 울음 펑펑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나이 마흔에 공부와 강의 때문에 세상살이를 일흔이 다되어가는 엄마에게 의존하는 그 예비교수님이 참 안타까워 보입니다. 그 뒤치다꺼리하는 그 엄마도 그렇고요. 어쨌든 다른사람에게 본의아니게 제가 나쁜 사람으로 여겨지게 되어 속이 상합니다. 아... 세상살이가 참 힘드네요.
댓글목록
박장필님의 댓글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래도 내집마련 축하드립니다. 그것으로 모든 나쁜 기억 떨쳐버리세요.
지식이 전부인 선생, 나이가 무기인 어른...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인성을 전해줄 선생님, 연륜과 지혜, 겸양을 갖춘 어른이 그립습니다.
최_정원님의 댓글

버럭~!
선의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이에게 정당한 권리를 내세우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끝까지 웃으시면서 처리하시길 빕니다.
힘내세요~
-저도 2월에 이사가야하고 5월에 아빠되는 사람입니다. ^^
최영선님의 댓글

어머님의 깊은 마음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김인택님의 댓글

세상 사 다 그랗습니다
저는 얼마전 강북에 조그마한 빌라를 천여만원 싸게 팔면서 다운계약서를 써준다는 약속을 믿고 일을 진행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잔금 치루는날 와서는 다운계약서 못써준다는겁니다
성질대로 한다면 한대 후려 갈기고 싶었지만 꾹참고,
중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려니 그잘난 소개비 조금 받고 어쩔줄 몰라하는것도 안되어 보이고 더우기 그는 아들에게 실무를 가르치며 함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2년이상 보유를 하였기에 양도세를 500여만원만 내면 되는데. 졸지에400여만원을 더내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매입자는 법대로 하자며 그러고 있구요~~
법대로 해봐야 저도 손해볼일은 없겠지만 신경쓰느니 내돈 조금 잃는게 낫겠다는 판단에
정식으로 계약서 새로 써 주었습니다
그녀석 잘먹고 잘 살겠지요~~
"제 경험으로 미루어 법정에 서보는것도 사회생활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암튼 좋게 해결 되시기를 바라며, 훌륭한 부모님이 뒤에 계시니 마음 든든 하시겠습니다.
안상태님의 댓글

우선 내집마련하신거 축하드립니다.
대부분 거래를 할때 자기마음같이 상대방이 나오면 좋은데 그런 경우가 아니면 참 속상하죠.
요즘 집값도 많이 다운되었고 바로 집이 나가줘야하는데 나가주지 않아 많이 힘들었을테고.
세로 살다가 집을 분양받아 세빼서 잔금치루고 빨리 나가야하는데 돈이 빨리 빠지지 않아 이자부담등 심적부담이 많아서 속상한데 집주인이 그렇게 나오니 더 속상했을테고요.
몸도 무거운데 법쪽에 기대어보려 이러지리 뛰어다니는 것도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이제 잔금도 받을수 있다고 하니 조금만 더 참으시고 새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일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박희경님의 어머님 말씀이 현명하신 말씀같습니다.
그대로 하시면 될거같아요. 부디 마무리 잘되길 빌겠습니다.
김현산님의 댓글

살다 보면 여러가지 일이 있죠
저도 이제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남을 배려하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하고,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나이만 내세우면서 자신의 경우없음은 탓하지 아니하고
젊은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양해와 희생만을 요구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이..지혜롭고 현명해진다는 것과는 완전 별개입니다.
전 그런 경우를 볼 때 마다 '절대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 일이 제대로 풀리시거든..
외교적인 수사로 형식적 인사치레를 하실 수는 있어도
보신 손해에 대해서는 확실히 집고 넘어 가심이 좋을 듯 합니다.
정진화님의 댓글

저는 아주 오래 전에 전세를 뺄 때, 새로운 세입자가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치르렀는데도
그 계약금을 저한테 주지 아니하고 집을 뺄 때 한꺼번에 전세금을 다 주겠다고 하더니
방을 뺄 때는 급히 돈 쓸일이 있어서 며칠있다 전세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는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막말이 오가고, 그러는 며칠후,
알고보니, 그 여주인이 그런식으로 해서 단 며칠이라도 이자놀이를 하였더군요. =.=;;
당췌 아무리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는, 소설 속에서도 조차 나오지 않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
잔금을 돌려 받기로 하였으니
세상을 살아가는 수업료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생각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그런 사람들 땜에 스트레스 받으면 억울하잖아요.^^
이수진#님의 댓글

저도 십년전 신혼시절에 비슷한 일을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6개월간 체불된 전세계약금을 이자한푼 더하지 않은 채 돌려받으면서 욕을 바가지로 하고, 은행으로 돈 부치면서 송금수수료가 드니 저희 쪽에서 부담하라는 등 말도 안되는 집주인의 행태를 참고 보자니 정말 속이 끓어오르더군요. 덕분에 이 악물고 돈 모아 내집마련 일찍 할수 있었습니다. 이런걸 새옹지마라고 하는가봅니다. ^^
박 강 민님의 댓글

막연히 손에 쥐어지고 입에 떠 먹여지던 어린시절의 행복과는 달리..
나이가 들수록 이런 저런 곤경에 처했을때 인내심을 가지고 풀어 나가면
그 보람도 행복에 견줄만 하더군요..
'내용증명' 한 통 부치시고 평소처럼 느긋하게 생활하십시요.
그리고 내집 장만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준원vw님의 댓글

다른건.. 제가 뭐라 말씀 못드리겠지만..^^;;
내집장만하신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김태희Alley님의 댓글

이 어려운 시국에 내집 마련~축하드려요~
정말 요즘은...합리적이고 현명한 어른이 그립습니다..
'어르신한테' 법법 해서 죄송하다고 하실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그 어르신은 왜 젊은 사람이 집 마련하느라 열심히 사는 것을 이해하고 도와주지 못하는 거랍니까.
사기를 치려는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내 돈 벌어서 순리대로 진행하려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런 분이 되려 뭐 취급받는 세상이 웃깁니다...
지금 시기에 집이 안빠져서 그 큰돈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힘드니 시간을 좀 봐달라고 하시는 것이 정황상 맞는 것 아닙니까. 서로 미안한 상황을 얘기하면 나름 서로 최선의 방법을 찾을터인데.
한국에 살면서 가끔 이해못하는 건 앞뒤 정황없이 '젋은 사람이'란 말입니다.
나보다 나이 적으면 무조건 버릇없거나 몰 잘 몰라서라든가,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되는데 그렇게 철없이 사는 것처럼 취급하는건 정말...
(저 며칠 전에 주차장에서 나선형으로 내려가는 곳으로 내려가다가 어떤 50~60대 고.상.하.신 여.사.님.이 제쪽으로 출차하려고 해서 맞닥뜨렸는데 꼼짝안하고 모라모라 차 안에서 그러길래 제가 내려서 출차는 저 옆쪽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했더니 "저쪽은 불편해서 내가 이리로 가려고 하는거니 저쪽으로 좀 비켜줘요." 라고 하십디다.. 제가 50대 남자분이었다면 그렇게 못하시지 않았을까요- ※저쪽 : 일방에서의 역방향이었음...ㅠ)
속상해 하지 마시구요, 박희경님께서 법으로만 해결하려는 못된 젊은이가 아니라, 그 분께서 세상 관련 사항대로 진행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만 버티는 사람. 으로 대화하셔요 ㅎ
Kim정수님의 댓글

저도 전에 전세금 못받아서 고생한적이 있습니다. 결국 법원 가서 해결을 보았지요.
그 땐 저도 돈 돌려 받고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박희경님 어머님 말씀처럼 하고 올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희경2052님의 댓글

여러분들께서 댓글로 힘이 되는 글을 남겨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집주인의 모친이 드디어 날짜와 시간을 정해 전세보증금을 준다고 합니다. 전 친정엄마가 시키는 데로 속으로는 절치부심했지만 집주인 모친에게 "젊은사람이 가진 재산이 전세보증금이고, 전세보증금 믿고 대출받아 이자갚느라 허덕여서 마음이 급해 어르신께 법, 법 그런거다. 법쪽에 뒷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댈만한 곳이 없으니 법에 기대는 것 아니겠느냐. 어르신 집에서 아기도 낳고, 내집장만해 참 좋았다. 좋게 해결해 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저도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임차권등기는 진행할 것이고, 보증금 받고 아파트 명도한 후 바로 말소신청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집주인 모친은 제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의 거의 대부분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긴 저희 전에 살았던 사람은 월세였는데 월세를 못내서 내보내고, 전세금 올려 저희가 입주한 것이거든요. 제가 일단 사과모드로 나오니 주절주절 스토리가 나오더군요. 자식자랑부터 시작해 자신이 저희의 전세보증금을 챙겨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이야기 하는데 이야기를 가만 들어보니 논리상 11월에 이미 상당부분을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부분을 대출로 채워야 하는 뭐... 하여간 본인이 손해보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끈 것 같았습니다.
더이상 집주인 모친과 말 썪기가 싫고, 전세보증금만 받고 얼른 이사하는 것만으로도 전 속이 다 시원해서 그냥 제가 본 금전적 손해 등등은 접기로 했습니다만 전화통화하는 끝까지 "젊은 사람이 사람을 못믿는다고, 자기 그런사람 아니라고...그리고 이집이 명의만 딸집이지 자기집이다"라고 그러는데...
그냥 "저희는 사람을 못믿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못믿고, 대한민국 경제상황을 못믿는 거죠. 좋게 끝날 것 같아 저희도 좋네요" 하고 대화를 끝냈습니다.
아무리 딸의 법적행위를 엄마라고 해서 마음대로 하고 다녀서도 안되고, 그럴경우 위임장과 인감도장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설명해도 이해를 못하는 그 사람에게...집주인도 전세보증금을 빼주는 최대 법적 보장기간이 3개월이라고 해도 "본인이 해주겠다고, 기다리라는데 왜 못믿고 그러느냐"라는데 뭐 더이상 말섞기가 싫어 그냥 쓴웃음 지었습니다.
친정엄마와 다시 이야기를 하니 엄마 말씀이 집주인의 모친은 아마도 옛날의 집주인대접을 받지못해 서운했나보다 그러십니다.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꼼짝못하고...집주인이 뭐라 하면 '네'... 그러는 관계... 그러면서 사람을 상대할 적에 그사람을 성향에 맞춰가면서 잘 상대하라고 그게 현명한 것이여... 그러십니다.
그나저나 정말 경제가 좀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윗집 아줌마도 전세를 못빼서 저만 보면 매번 어떻게 되가냐고 묻고, 어그제 법원가서 줄 서 있는데 앞에 있는 사람도 같은 동네 사람이더군요. 법무사 사무실에 상담하러 다니면 전후 상담받는 사람들이 전부 전세보증금 때문에 온 사람들입니다. 추운 겨울인데 경제도 얼어붙는 것같아 씁쓸합니다. 빨리 봄이 되고, 모두다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로 위로의 말씀을 주신 선배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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