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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한 직원이 해 낼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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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김명기
  • 작성일 : 08-12-0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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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한 직원이 해 낼 수 있는 일.



작년에 지각과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직원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의 시작부터 함께 고생을 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해고하고 싶은 마음이 몇 번이나 있었지만, 주변의 만류와 나 자신의 정에 이끌려 그를 그대로 좀 더 근무하게 두었다.

그는 지시한 일을 하지 않고도 태연한 얼굴로 늘상 거짓말을 했다. 그의 거짓말은 고객과의 불화를 일으켰다. 그 결과 나는 점잖은 학부형들이 얼굴이 시뻘개지고, 고함치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일 년 여의 시간이 지난 후, 그 학부형들은 여전히 점잖고 진실한 분들로 밝혀졌다.

거긴 직접 가서 일을 처리해야 한 대요.
그래? 확실하게 처리해.

그렇게 그는 내게 한 달간이나 거짓말을 하고 공식적인 지각을 했다. 나중에 확인해본 결과, 그가 직접 찾아가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던 곳에서는, 거꾸로 그와 우리 회사를 찾고 있었다. 그는 돈은 보내고 자료를 보내지 않아, 그쪽 회사에서는 뭔가 탈이 난 것으로 짐작을 하고 있었다. 우리 직원의 전화번호가 잘못되어서 도대체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직원이 자주 들르지 않았나요?
인터넷 있고, 메일 있고, FAX 있고, 휴대폰 있는데 여길 왜옵니까?
혹시 다른 직원은 없나요?
제가 담당자입니다.



급히 그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분명히 보냈어요.
그쪽에서는 전혀 모르던걸?
이상하네요.
안 보냈지? 거기 들르지도 않았고
아닌데요?
왜 자꾸 거짓말을 해! 이젠 수습을 해야 할 것 아니야.
네.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도대체 그는 거짓말로 만든 시간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걔들 잘해주지 마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일 년만 지나면 끝날 애들이고 정말 싸가지 없어요.
그러지마. 우리가 그런 생각을 가지면 어떻게 해?

그는 나에게 승마를 배우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는 늘 불평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들 대학생과 술자리도 가지며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러니 그 자리에서 나와 나머지 직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는 짐작이 갈 일이었다. 아니 그는 그 이야기의 내용을 곧 증명해 보였다.

내가 그에게 크게 꾸중한 날, 그는 몇 명의 직원과 대학생들과 함께 저녁 술자리를 가진 후 내게 연락 했다.

우리 모두 그만둘 겁니다.
오호 그것 잘됐군.

아마 그는 동시에 그만둠으로써 가장 크게 어려움을 끼치고 내가 곤란을 겪는 꼴을 보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회사는 조금씩 더 성장했고, 대학생들은 진실을 알고 마음을 돌렸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말은, 불행 중 다행이다. 나는 그가 퇴사한 후 안도의 한숨을 지었지만, 그건 너무 성급한 안심이었다.

이것보세요. 약관이 바뀌었으면 미리 연락을 줘야지. 가격도 이름도 같으면서 약관만 바꾸면 어떻게 합니까?
이미 지난 3월에 공지해 드렸는데요?
무슨 소리입니까? 들은 적이 없는데.
000씨가 직원이셨죠?
네. 그런데요?
우리 직원이 그분에게 우편으로 안내해 드렸고, 받았다는 확인을 받았답니다.
오 맙소사.

예상했던 가장 나쁜 경우에 들어맞고 말았다. 3월이면 그가 매주 일처리를 하러 보험사에 들렀다는 때다. 이런 식으로 그가 퇴사 전에 담당하고 있던 보험 등의 일에서는 끝없이 문제가 터져 나왔다. 돈은 받고 가입을 안 한 것. 우리가 원하는 약관과는 다른 엉뚱한 보험에 들어 회사를 손해 보이는 것. 그 일은 그가 퇴사한 6개월 후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 아슬아슬한 염려는 내년 8월까지도 계속 될 일이다. 만약 그가 거짓말을 해서 보험도 가입 안한 학생에게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불성실한 사원 하나가 회사를 말아 먹을 뻔 한 것이다.


그는 이 조그만 기업에서 불성실한 직원이 해 낼 수 있는 일의 대부분을 해내고 말았다. 그것도 지나치도록. 이건 물론 나와 회사의 책임이다. 고객들은 언제나 최종책임자의 책임을 들 것이며, 나머지 모든 문제는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수 없이 고객들에게 사과를 해야 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과를 해야 할 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어제 000에게 연락이 왔어요.
호오 웬일로?
유가보조금 때문에 확인할게 있대요.

바야흐로 입사의 계절이다. 많은 청년들이 포부를 품고 입사 지원서를 내고 있다. 국내의 회사는 인원을 모집하는 폭이 줄어들고, 입사를 하려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들은 다음 세대의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질 선량한 사람들이다. 회사를 흥하게 할 사람도 있고 망하게 만들 사람도 있으니, 회사는 한 사람 한 사람 인원의 모집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J. F. 케네디의 말을 조금 바꾸어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회사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기 이전에,
우리가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물론이다. 회사는 사람이 전부이고, 그 사람들이 회사와 자기 자신, 이 사회와 나라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고객이 늘 사장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직원을 상대한다. 직원 한명으로 좋은 회사가 될 수도, 형편없는 사기꾼 집단으로 보일 수도 있다. 업무에 있어서는 직원이 그 회사의 대표인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돌이켜 보아 불성실하고, 시간 때우고 봉급만 받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취업하지 마라. 그게 그런 부류 사람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최선의 길이다.


고성(古城) 아래 별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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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기현님의 댓글

김기현

많이 공감되는 글입니다.

제가 월급쟁이 시절에도 받는 월급이 적다고 투덜대는 사람은

별로 생산성이 높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직에 대한 애착이 현저하게 떨어진 2000년대 이후에는

조직에서 가능한한 몸과 머리를 덜쓰고

개인적인 삶의 충실을 기하는 것이 현명한 삶의 처신이라고 믿는 행태는 급속히 번진것 같습니다.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니죠.

지금 좋다고 계속 좋으란 법도 없을 뿐더러,

세월이 가면 잠시 보이고 싶었던 것도, 또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도

저절로 드러나 그 사람을 발가벗기게 마련이죠.

지금 우리가 처한 어려움이

일견 미국발 금융위기가 큰 원인인듯 말하기도 하지만,

진실로는 성실한 근로윤리의 실종이 그 근저에 있음을 부인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지금 어렵지만,

앞으로도 그 어려움이 쉬 극복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

윤주홍님의 댓글

윤주홍

저도 김명기님과 똑같은 경우를 겪고 있습니다.

때되면 월급 나오니까 어영부영하고, 매일 지각에, 지들끼리 술먹으면서는 그만둔다는 예기를 자랑으로 한다더군요..... 그러면서도 정작 사표는 안쓰더군요.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런지 일은 개판으로 하면서도 사표는 안쓰더군요. 어찌해야 하는지 매일 고민입니다.

김명기님 상황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한지영님의 댓글

한지영

저는 오래전 반대의 경우를 겪었습니다. 회사에서 사람을 소모품처럼 생각하는 곳이었죠.
당시에 조직을 위해 어느정도 희생은 필수다라고 만류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박차고 나왔었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금 개인의 희생으로 크는 조직은 한계가 있습니다.
개인의 발전이 우선되고 개개인의 발전이 곧 조직의 발전이 되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cho sungju님의 댓글

cho sungju

살면서 미련한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곤란한 경우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보다 게으른 사람 만나는 것이 더 한 듯합니다.
불성실하고 정직하지 못함이 게으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을테니......

김인택님의 댓글

김인택

참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겨우 초등학교 (예전엔 국민학교라 했지요) 겨우 졸업을 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무슨 기술이든 배우겠다고, 열심으로 살았건만 그 쥐꼬리만한 월급 떼어먹는 악덕 업주도 있더랬습니다....
그당시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크게 대우를 받던 시절이었고 큰회사에 다니려면 중학교는 나와야 취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대졸 실업자가 많은것도 한스럽구요....
인성이 중시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장원님의 댓글

오장원

재미있습니다.
언젠가 사람들은 제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일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 하는 남의 일이나, 나중에 할 제 일이나 똑같이 처리한다는 것을... 오히려 내일에는 희생이라는 것들이 따른다는 것을 아직 모른다는것 인것 같습니다.

사람은 바꿀수는 없지만, 바뀌긴 하던데... 좋은 세상은 같이 만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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