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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필름을 네가프로세스로 현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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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장충기
  • 작성일 : 03-02-28 15:12

본문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더군요.
우선 색이 제 멋대로이고, 엄청 거친 콘트라스트…

평소 슬라이드는 충무로에서 현상을 하고 네가는 동네 가게에 맡겨 전문 현상소에서 인화를 하여 왔는데, 그날 따라 아이들 졸업식 사진을 네가로 찍어서, 필름을 맡기는 김에 슬라이드 현상도 같이 동네 가게에 맡겼습니다. (참고로 저는 웬만해서는 45분 현상소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
2~3일 지난 후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가 사진을 찾아 왔더군요.
그런데, 네가 필름은 제대로 사진이 나왔는데, 현상만 부탁한 슬라이드 필름이 보이지 않고, 이상한 네가가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하였지요.
그리고 제 기억력도 의심하였고요.
혹시 내가 네가 필름을 슬라이드라고 착각하였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현상 된 네가 필름이 아무래도 다른 네가하고는 다르더란 말이지요.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슬라이드 필름이 네가로 현상이 되어 있더군요. @#$%^&*
황당하더군요.
등뒤로 흐르는 땀방울…
그 필름이 어떤 필름인데…
시간이 흐른 후 정신을 차리고 필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런대로 사진으로 뽑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에게 필름을 맡긴 가게에 항의하라고 하였지요.
그리고 사진으로 인화할 수 있으면 인화를 하고, 필름도 변상을 하여 달라고…
가게에 다녀 온 아내가 그러더군요.
현상소에 전화를 하였더니 거기서는 두말 없이 인화도 하여 주고 필름도 물어 주겠다고 하는데, 정작 가게 주인이 화를 내더라고…
아마 무얼 모르는 가게 주인이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사진이 나올 때를 기다렸습니다.
며칠 후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저녁식사를 하는데, 아내가 사진 찾아 왔다고 하더군요.
궁금하기도 하여 가져와 보라고 하였더니, 식사나 하고 보라는 것입니다.
가슴이 “쿵” 하고 무너지더군요.
“뭔 일이 났군….”
밥이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 가는지, 정신없이 퍼 먹고 나서 사진을 꺼내 드니…
아, 이 참담한 사진이여….
하긴, 애초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현상소에서 무언가 조정을 하여 사진다운 사진으로 뽑아주리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는데…
디테일은 모두 사라지고, 왜곡 된 색 덩어리만 남았더군요.
뭐라고 하여야 할까? 콘트라스트가 엄청 강해지고, 탈색이 된 느낌이라고 할지…
그리고 사람의 얼굴 주변으로는 왜 연분홍 그림자가 번져 있는지…
제 딸은 그걸 보더니 얼굴에서 기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뭐, 일부 색상은 제대로 나온 것도 있기는 하더라고요.
그 사진을 찍은 날이 바로 설날이었는데 제 모친이 입고 계셨던 한복의 군청색과 그 무늬는 그런대로 선명하더군요.
물론 디테일은 다 죽어 버렸지만…
특히 색상왜곡이 심한 곳이 피부색이더군요.
밝은 곳은 허옇게 날라가고, 어두운 곳은 검붉게 나타나고…
일부 풍경을 찍은 사진은 일부러 인화과정에서 손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솔라리제이션 효과?) 사진도 있었고…
아무튼 악몽이었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제가 사진을 주는데 조금 인색해서, 평소에 아주 잘 나온 사진이 아니면 주지 않기 때문에 제게 사진 찍힌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진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여러분들도 동네 현상소에서 슬라이드 현상 시는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이렇게 실수로 빚어진 효과를 일부러 작품에 이용하여 보고 싶은 분도 있을지….

참, 그 현상소요?
필름을 변상 받았기 때문에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아무튼 꽤 이름이 있는 업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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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일님의 댓글

선일

크로스 프로세스라고 합니다.

특수효과(?)를 위해 일부러 사용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알만한(?)현상소에서는 해달라고 해도 잘 안해준다고 합니다.
약품이 맛이 가기 때문이라는데...

흔치 않은 경험 하셨네요..

류주형님의 댓글

류주형

의도하지 않은 경험을 하셨군요...

근데 영화쪽에선 가끔씩 쓰는 현상테크닉입니다.

근래의 영화중에 유턴이라고 아시죠...

촬영감독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영화전체를 크로스 프로세싱을 한 영화

랍니다.... 국내에선 아직 이 테크닉을 사용하고 있진 않지요...

네가 대신 리버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촬영시 언제나 관용도와 컬러에 민감하게 라이팅을 해야하는 것이 무척이나 까다롭지만 완벽하게 컨트롤된 후에 크로스 프로세싱된 필름은 리버설의 채도와 컨트라스트를 거의 그대로 갖고 있죠..

관심있으신 분은 직접 영화를 보시길...

네가를 사용한 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장충기님의 댓글

장충기

그런데 과연 제대로 된 색채와 큰트라스트가 나올 수 있는건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저도 한번 영화를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크로스 프로세싱이라...

김찬님의 댓글

김찬

참고 하시라고 한장 올립니다.

Kodak EPP를 네가로 현상한것 입니다.
좀 특별한 맛이 납니다.
한번씩 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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