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공동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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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유경희
- 작성일 : 08-08-2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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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어떤 카메라를 사용했을까?
나는 이상하게도 핫셀로 카메라를 시작했다.
책에서 본 핫셀의 디자인에 흠뻑 빠진 난 새로 산지 얼마 안된
노트북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핫셀을 구입했다.
그 뒤로 사진에 흥미를 가진 나는 라이카바르낙을 시작으로
엠2,엠3,엠7,쥬마론,쥬미룩스,쥬미크론 ,롤라이2.8,3.5f이라는 대표적인 명기를 비롯해
많은 카메라,렌즈를 섭렵했다.불과 3년도 안되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좋은 카메라,렌즈를 쓰면 자신도 조금이나마 사진 실력이 낳아질까...
또 사진에 대한 열정을 사진기 구입에서 나마
연명할려는 안이한 생각들.....
그러는 요즘 난 핫셀로 회귀하고 있다.
그건 나의 사진 생활을 윤택하고 풍부하게 해주신 한 분의 열정과
그 분의 노력에 의한 결과이다.
일본 핫셀 수리의 명인 이신 수미타 선생님 이시다.
이 분은 수리 명인이면서도 사진 활동을 왕성하게 하신다.
얼마전까지 개인 사재를 털어서 신인 카메라맨의 발굴에도
힘써 오신 분이다.
결과,현재 일본 프로 중에 대표적인 작가가 5명이나 있다.
이분들이 찍으신 사진중에 일부 판권을 가지고 계신 수미타 선생님은
개인 살롱을 만들어서 상설 전시회를 여실 꿈을 가지고 계시다.
이러한 삶을 살아오신 수미타 선생님은 나의 인생의 스승이자 또한
나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시는 분 이시다.
한달에 한번 토요일 오후이면 이 분과 만나 사진에 관한 이야기,
또 이분이 소장 하시고 있는 프로들의 오리지널 프린트를 감상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분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면 라이카,롤라이,핫셀이 라고 하는
어쩌면 사치스러운 욕망의 너울에서 허적이는 내 모습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핫셀의 오버홀을 부탁하면..
내게 늘 이렇게 말씀 해 주신다.
"유상 지금도 충분히 쓸수 있습니다.그 돈이 있으면 필림 한통이라도 사서 사진을 찍으세요"라고...
이 분은 이렇게 사신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카메라 수입 회사의 이사까지 역임하셨으리라....
그런 이분의 모습을 보면서 근 4년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이분의
오리지널 수미타 튜닝의 핫셀을 가질 기회 조차 없었다.
이 분 말씀에 의하면 보통 오버홀의 2.5배의 시간이 걸리는 수미타 튜닝은
상업상으로는 수지타산이 어렵다고 하신다.
완전 분해해서 마음에 드는 필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번의 분해와 조립을 반복해야 한단다.
그래서 이번에 독한 마음을 먹고 가지고 있던 라이카,롤라이
그리고 핫셀까지 처분해서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다.
설마 가지고 있던 핫셀조차 없다면 꼭 해주실거라는 얄팍한 마음으로...
그런 내 행동이 너무나 철부지 없었을까?
껄껄 웃으시면서 수락하셨고
지난주에 찻집에 만나 수미타튜닝의 핫셀500C를 받았다.
눈앞에 있는 핫셀을 보고도 나와 수미타 선생님은 사진에 관한 애기로
무려 30분이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왜일까? 빨리 보여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流儀가 없는거라 생각했을까....
그건 어찌되었든 좋다.
난 또 다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지 않을수 없었다.
"유상 실은 제가 확보 하고 있던 핫셀중에 상태가 좋은걸로 거의 오버홀이
끊났을때 한 지인으로 부터 핫셀을 양보(일본은 산다라는 표현을 이렇게 한다)받았는데
그게 더 상태가 좋길래 수미타 튜닝으로 오버홀 했습니다"
내가 받아든 핫셀500c는 1970년 생산이었다,
실은 1970년 생산의 500C는 핫셀중에도 휘귀 아이템에 속한다..
그러나 그 보다도 더 기쁜건 내와 동갑인 핫셀이었다는 사실이다.
너무나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에 어쩔쭐 모르는 나에게 수미타 선생님은 살며시
이런 말씀을 전해 주셨다.
"물건이란 욕심내서는 안되는 겁니다.다 운이지요.
또 지금 까지 쓰신 분이 유상한테 양보 한 거라 생각하세요.
우리 인간들은 지금 잠깐 빌려쓰는 것 뿐입니다.다 때가 되면
양보하고 물려주는게 의무지요"라고....
이런 장인이 있기에 사진 생활은 풍부해진다.
따라서 사진은 공동 작업이라는 생각이 피부로 와닿는다.
그래서 조금이나 이 분의 사진작품과 에피소드를 널리 알리고자
열심히 블로그를 만들어 보았다.
아직 많은 작업이 필요하고 또 일본어이지만....
여려분도 놀러와주시면 감사드리고...
다음주 이후 부터 수미타 선생님의 작품도 올릴 예정입니다.
http://love-hasselblad.blogspot.com/
여기에 올리는 사진은 수미타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인화지를 스캔했습니다.인화지 역시 좋습니다.....
댓글목록
배성용님의 댓글

회원님의 집념과 선생님의 철학을 느껴봅니다.
저 또한 과묵한 아버지와 같은 핫셀은 늘 라이카 뒤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멋진작품 기대됩니다.
강인상님의 댓글

저도 요즘 제 M3과 렌즈들을 보면서
단지 카메라와 렌즈는 사진을 위한 도구일 뿐일텐데...라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단지 라이카를 잡는 것으로도 많은 이들의 부러움과 시선을 동시에 사고 있지만.
제가 이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더 좋은 렌즈 하나..라는 생각보다.
내가 가진 렌즈하나 더 잘 활용하자는 실용주의로 돌아갑니다.
제가 다른 바디를 사용하게 된다거나,
다른 렌즈를 앞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유선배님 말씀따라
누군가의 저를 위해 준비한
"운"이 닿은 것이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홍성봉님의 댓글

무소유 라는 단어가 문득 떠오르네요
지구상에 있는 모든것들은 내꺼나 우리들것이 아니죠
잠시 양보받아 사용하고 있는것이지요
명인 수미타님과 유선생님의 철학에 감동 했습니다
좋은글에 감사드립니다
채지현님의 댓글

가끔 라클에 들어와 읽고 가는 글입니다. 사진이 복잡해 질때, 그리고 장비에 대한 생각이 복잡해 질때 고향처럼 마음이 편해 집니다.
제가 전에 올렸던 '양보' 받았던 장비들을 많이 정리했습니다. 10개월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참으로 많은 기기들을 양보 받았다가 정리를 했네요. 정리를 할때마다 '양보'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짧은 시간 양보를 받을 수 있었던 인연을 감사히 생각했더랬습니다.
지금은 MP 한대에 35미리 50미리 렌즈들과 핫셀 한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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