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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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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문정환
  • 작성일 : 08-08-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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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잃어버렸다.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은 내 마음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얼마전 동경에서 생긴 일이다. 우연찮게 라이카 긴자 직영점에 들르게 된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M3와 엘마를 점검받을 기회를 가졌었다. 다행히도 바디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렌즈는 이중상 합치? 직원이 일본어로 말해서(당연히) 정확하게 이해하지를 못했지만, 아무튼 조금 핀트가 안맞는다는 의미였던 걸로 들렸다. 그래서 조정을 해줄수 있느냐 비용은 얼마가 들겠느냐 했더니 조정을 받아도 포커스가 미세하게 안맞을 카노세(그 순간 유일하게 들렸던 일본어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순간 많은 생각을 했는데, 어차피 큰 문제 아니었고 몇십년된 렌즈가 아무런 문제 없다는 것도 그렇고 약 3년간 내가 사용해오면서 험악한 환경(군대^^속에서 사용해왔으니 개의치 않기로 하고, 종업원을 뒤로하며 매장에서 나왔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거리를 헤매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 렌즈를 잃어버렸다.

어이쿠, 눈감으면 코베어간다는 세상인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과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이 동시에 스쳐지나갔다.

동호회 분들이나, 내 주위 사진을 하고 있는 친구들, 그리고 어떤 클럽같은 곳의 장비란을 보면 수많은 카메라들과 렌즈들 멋진 모습들에 마음이 설레고 내심 부러워 할때가 많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라도 그러하겠지만, 나에게 있어 카메라와 렌즈는 좀 특별한 존재이다...작은 렌즈와 파인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은 나에게 소중한 안식처가 되었고, 나의 유일한 취미생활이 되었다. 만일 나에게 좀더 넉넉한 자금과 정신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물론 나는 좀더 다양한 렌즈와 장비들을 구성할 수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이것이 전부였다. 그만큼 소중하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에 와서 몇일을 고민했다. 이제와서 새로 렌즈를 구매하고 또 누군가를 만나고 흔히 말하는 남대문 충무로에 돌아다니며 '사장님'들로 부터 눈에 보이는 뻔한 말들을 또 들으며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물건을 구입하여야 하는가?



.....................



그런데 마음은 그렇게 무겁지 않다. 렌즈를 잃어버린 것이지 내 마음을 잃어버린 것 아니니까. 사진을 좋아한 것이니깐 ^^

오늘도 날씨가 쾌청하다. 좋은 날씨다. 이런 날 같이 사진 찍으러 어딘가로 떠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소중한 내친구 M3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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