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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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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호도
  • 작성일 : 02-12-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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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고민하고 있는 나의 꼴불견 증세중 하나는 다름아닌 “라이카 딜레마(가칭)” 다. 이거, 사진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꽤 지루해 지기만 할 이야기 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조금만 바꿔서 생각하면 누구나 겪고 있을 얘기일지 혹 또 모를 일이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 -사치기 사치기 사차포- 라는 과정을 거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바로 라이카의 M형 카메라. 그중에서도 최신형인 M7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쉽게 얘기 하자면,

시계로 치자면 대충 롤렉스나 오메가 혹은 카르띠에나 불가리 같은 종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고.

은붙이 장신구 중에서는 팔로마 피카소 라인의 티파니 은딱지 장신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고.

자동차로 치자면 페라리나 애스턴 마틴 혹은 람보르기니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와인으로 치면 로마네 콩티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될듯도 싶다.

요컨데. 꽤 [사치적] 이라는 것이다.
비싼 물건이다.
실용적 이면서도 비싼 그런 물건.


결정적으로 내가 라이카 카메라에 만족을 하느냐? 하면 당연히 150% 정도 만족을 하고 있다. 굉장히 비싸면서 사치적이긴 하지만, 카메라로서의 기능은 완벽할 정도로 충실하고 (많은 이견이 있을수 있겠지만서도) 내가 좋아하는 앤틱 디자인에, 여러가지 소소한 것들이 내 마음에 쏙 든다. 이 사진기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한 일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그런데, 문제가 뭔가 하면 이 비싸고도 비싼 사치적 카메라인 라이카에 대한 기회비용 이라는 것이 매번 내 머리를 강타한다는 사실이다.

때때로(도 아니고 왕창 자주!) 내가 이 카메라를 다른 재화로 바꿀 경우 굉장히 여러가지 하고싶은 다른 일들을 거의 대부분 몽땅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여러가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유혹이 머리속으로 스리스리슬쩍슬쩍 끼어들어올 때 쯤 다른 한쪽 구석에서는 또 다른 생각이 마구마구 들어진다.

[이 비싼 카메라로 찍어 봐야 뭐 다를게 있겠어. 이게 너한테 진짜 필요하기나 해? 꼭 빚더미에 올라앉은 느낌 안들어? 능력도 없으면서 도대체 왜 라이카씩이나 사용 하는거야? 사진도 잘 못찍으면서.]

라고.

어걱!

이쯤되면 사실 라이카를 다른 재화로 바꾸거나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 개념에서 쭈우우우욱 멀어져 버리게 된다.

나는 결국 사치를 부리고 있고 허례 허식을 채우려고 하고 있고 별 대단한 것도 아닌데에서 잘난척을 하고 싶어하는 속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라는 멋들어진(?) 결론이 나버리는 것이다.

뭐, 물론 나라고 하는 인간도 일말의 자존심 따위는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절망적인 결론이 날듯 말듯한 상황에서….

“젠장! 누구라도 감탄할만한 사진을 찍어 내서 그런 생각따윈 단 한번에 날려주지!”

라는 정도의 또 꽤나 유치한 발상을 하게 된다. 어구. 한심해라.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 봤자…. 이미 사진을 [즐거워서] 라고 시작한 것에서는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다.

게다가 여기에 여러가지 생각이 또 덧붙여지게 되면 내 정신세계는 황폐화가 진행될대로 진행되어 안절부절 안절부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물론, 지금의 내 상태가 바로 딱 이 상태.


퓨우퓨우.

뭔가,

분명히 (꼭!)

어딘가에 굉장히 심플한 해답이 있을 것이다.

퍼런새가 그런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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