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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포토식의 스포츠 촬영, 수동식 장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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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창근
  • 작성일 : 02-11-02 02:39

본문

일전에 글에서, 저의 각오는 통상적으로 AF로 찍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 등에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수동으로 진검 승부를 해보겠다는
저의 각오를 일찍이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여러분들도 알고 계신지는 모르나..
이번 부산에서 아. 태 장애인 올림픽이 있었습니다.

본인도 이번에 자격은 부족하지만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듯하였고
어찌 보면 저의 사진생애 중, 몇 번 없는 일생 일대의 작품(?)을 찍을지도
모를 챤스인 듯하여 자의적으로 기자단(?)에 합류하여, 가장 빠른 셔터와
완벽한 숙달을 요구한다는..그리고 AF로서도 작업이 힘들 정도라는 스포츠
사진, 그 동적 촬영의 극한 점과 정수이기도 한, 스포츠 경기 촬영..

하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은 마감시간과 정확하고 다양한 기사를 정해진 기한 내에
만들어 내어야 하는, 스포츠지 직업적 사진 기자 분들처럼 마감시한과 작업에 대한
압박감도 적었고 일반적으로 돌고있는 스포츠 사진의 통상적 관념도 깨어볼 겸..

통상적으로 퍼진 정설 아닌 정설의 확인 차, 그리고 제가 몸으로 직접 체감하기
보기 위하여서도 공언한대로 라이카와 핫셀 (얼마나 불편한 장비인지 아시죠?)로만
찍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노출기기 부분은 핫셀에는 파인더에 딸린 노출계 (파인더에서 노출을
확인한 후, 다시 렌즈의 조리개 수치를 보고 일일이 노출을 맞추어야 하는..
(파인더 보면서 조작이 가능한 35미리 와는 완전 개념이 다르죠 ^^)

라이카 또한 완전 수동으로만 (사실 스타디움의 낮 시간이나 실내 스포츠
에서는 자동 노출(통상 A모드)도 별 필요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대개 노출 변화가 별로 많지도 않고, 직감적이고 순간적인 판단과 경험적
노출의 감으로 작업하여야 할 상황이 많기 때문에, 대개는 숙달된
뇌출계가 더 정확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

또한, 빠른 운동경기 (예로 농구, 축구 등..)에서는 플레쉬 촬영은 경기자의 시야와
경기 진행에 방해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물론 요번에, 저도 기자인지 아마추어인지는 모르나 농구 경기 때,
농구 대 측면에서 잠시나마 플레쉬 촬영을 해대는 무식하게 용감한 사람을..
딱 한번 겪은 일은 있습니다. 제가 상대 진영의 골대 옆 포토 가이드라인에
있는데도 순간적으로 시야가 멀고 정신이 번쩍(?)들더군요.
속으로 욕이 절로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그러지 맙시다 무대촬영도 마찬가지..^^

또한 제가 보유하고 있는 라이카 렌즈들은 대개가 조리개가 F4에 불과하니,
당연히 고감도의 필름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래서 요번 출사 때 주로 쓴 것이
전문가용 고감도(ISO 400)와 가끔 조명이 어두운 곳이거나 저녁촬영에서는
전체 사용량에서 본다면 조금이지만 증감용 고감도(ISO 1600) 필름을
사용하였습니다. 둘 다 노출에서는 예민한 편인 필름들인지라 조금만 노출이
틀리면 사진을 망치기 일쑤라 다루기가 조금 어려운 필름들이지요.
말 그대로 어찌 보면 아주 까다로운 전문가용(?)입니다.

저는 일전에 글을 올린 대로, 동적인 촬영을 좋아하고 즐겨한다고 미리 시사한 바
있습니다. 여지 껏 빠른 작업을 해본 경험으로는, 민속 무형문화재 시연 촬영이나
일반 축제행사 등에서 흔히 하는 농악 등의 촬영작업에는 경험이 많은 편입니다만
스포츠 분야에의 촬영은 이번이 처음 이었습니다.

대략 4~5일간을, 경기 도중 사진 찍다가 나오기가 싫어 점심도 거르고 목마른 것
까지는 다 좋은데.. 장비를 그 사람 많고 정신 없는데서 그냥 아무데나 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장비를 몽땅 다시 포장(?)하여 들고 화장실 가기도 그러하여 어떤 때는
소변을 마냥 참아야하는 것이 아주 고역중의 하나였습니다. 때로는 그런 상황에서는
촬영 중 사진작업에 집중이 잘 안되더군요 ^^;;

또 간혹은 조금 안면 있는 사진인 들을 경기장내에서 가끔 만났는데,
저의 장비를 보더니 (특히 핫셀..) 딱하다는 눈빛과 관심으로 그런 수동으로
어떻게 스포츠 사진을 찍으시려 하시느냐고 혀를 내둘러시고 친절하시게도, 저에게
그걸로 어떻게 이런 스포츠 사진을 찍으시냐고 걱정 아닌 걱정(?)까지 해주시더군요 ^^;;

첫날은 유도 경기와 축구 경기를 찍으러 갔는데..
아무래도 몸이 덜 풀렸는지 촬영에서 순발력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순간적으로 수동은 역시 안 되는가 하고 회의감도 때로 들더군요.

유도는 그래도 그런 대로 찍은 것 같은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축구는 조금 무리이더군요. 사실 준비해간 렌즈도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라이카 R 80-200에 2배 컨버터를 붙였으니 160~400의 망원 줌인 셈인데도
대개 거리가 부족하였습니다. 축구장 평수가 얼마나 넓습니까. ^^;
축구경기에서는 300~400 초 망원 렌즈에 컨버터 하나 추가면 좋은 챤스를 잡겠더군요.
축구는 저의 경우 파인더로 보아도 화면에 5~6명 이상이 그것도 조그맣게 들어가니
일반 취미 식의 촬영은 모르겠으나 작품을 위한 결정적 장면이나 근사한 화면 구성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당연한 판단이었습니다.
게다가 빠르고 넓게 움직이는 축구 선수들의 동작을, 몸도 안 풀렸지 줌 거리 맞추랴..
수동 초점 맞추랴.. 노출 쪽은 오후 늦은 시간에 구름이 많은 날이고 경기장의
지붕 그늘로 인한 운동장의 반이 검은 부분이 되어 노출의 기복과 변화도 심한
형편이라 노출 맞추랴.. 너무 힘들어, 내 사진 실력이 이 정도뿐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고, 가지고 간 렌즈의 초점거리마저도 대개는 안되니..답답하고 초조하여 지기까지
하였읍니다.
아무래도 축구경기는 500~600미리 망원은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겠더군요.
어떤 한 분이 거의 1미터에 가까운 엄청 크고 무거워 보이는 500미리급의 대형
망원과 300미리로 보이는 큰 렌즈 들을 둘씩이나 들고 옆에 계셨는데 절로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쉬 돈이 웬수죠..^^

다음날..농구경기장에 갔는데 아무래도 전날의 고전으로 걱정이 되고, 그날따라
몸이 안 좋아 빠른 농구경기에서는 촬영 시 체력적으로 견디지를 못하리라는
우려도 들고, 이대로 마냥 무리하다가는 필름 값만 하여도 30만원 가량이 들어간
이번 출사에서 좋은 사진을 한 장도 건지지 못할 것 같은 걱정도 들었고
또한, 어제의 수동만의 작업과 AF작업의 차이를 명확하게 비교도 해볼 겸
저녁 내내 고민 끝에, 약간 양보하여 결국 제가 보유한 장비 중..
가장 빠른 자타 인정의, AF속도를 자랑하는 니콘의 AF-S 표준과 망원 줌
두 개와 F5만 가방에 챙겨 달랑 들고, 경기장에 갔습니다.

그 날은 사진은 그런 대로 그럭저럭 찍었습니다 만, 제가 요즘 너무 수동에
치중하여서 오랫동안 작업을 해서인지..최근 AF렌즈들을 너무 안 써서 인지..
아니면 AF에 대한 숙달도가 무디어 진 탓인지..수동에 완전 숙달된 탓인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역쉬 AF로의 촬영은 제 맘에 꼭 들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반은 렌즈를 수동으로 전환하여 찍었는데 공포스러울 정도인
바디 무게와 망원 줌렌즈의 무게..게다가 컨디션은 영..엉망인 날인지라
절실한 마음과는 달리 몸은 마음대로 되지 아니한, 하루였습니다.

이날 역시 절실하게 느낀 것은, 역시 AF는 편한 것은 사실이나 사람에 따라
숙달된 수동보다는 못할 수가 있다는 저의 평소지론을 확인시켜 준,
하루였다는 것입니다.

3일째..다시 핫셀과 라이카로 전환, 좀 멍하기는 하지만 컨디션은 거의 회복..
오전은 주 경기장에서 하는 육상 트랙 경기들과 투포환, 창던지기 등과
휠체어 육상 경기의 촬영을 하였습니다.

접근이 가능한 투포환, 창 던지기 등은 가볍고도 정확하게 나름대로 만족한 촬영,
그 빨랐던 휠체어 계주 등을 핫셀 표준과 라이카 80-200으로 촬영, 물론
결과가 나와보아야 알겠지만 만족한 촬영이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육상경기 중, 좀 빠른100, 400미터 계주, 800미터 릴레이 경기 등은
출발장면, 골인장면은 원하는 대로 촬영이 된 듯한데 빠르게 멀리 뛰어오는 트랙에서
정면의 촬영은 아무래도 줌과 수동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때는 빠른 AF 줌렌즈가 좀더 극적인 장면과 표정을 화면 가득히 잡기에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떤 특정한 거리에 미리 맞추어 놓고, 경기자가 화면에 가득 들어왔을 때,
통상적으로 촬영하는 방법이 수동으로는 최선의 방법이겠으나, 경험이 일천한 저는
그 날의 텅 빈 트랙에서 미리 초점거리를 맞추어 둘 기준점이 거의 없는데다가
저의 출사참여 날이 결승전이라 사전의 촬영에 대한 리허설, 즉 확인이나 연습이
없었던 첫 경험이라 실패한 듯 합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좀더 경험을 쌓은 뒤,
수동으로도 원하는 데로 촬영이 가능할지, 언젠가 다시 한번 확인해볼 참입니다.

오후와 야간에는, 전날과 같이 실내경기가 있는 농구장으로 직행하여
한번 AF로 찍어 본 경험이 있는 휠체어 농구를 핫셀과 라이카로 중무장하여
출사를 갔습니다. 역쉬 경험이 생긴 탓이지, 전날의 AF보다 수동바디와 렌즈들로도
아주 만족스럽게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또 실패하면 안되었기에 다양한
앵글과 다양한 렌즈를 시험보지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4일째..이날은 휠체어 농구의 결승과 3,4위 전이 오전에 치루어 지는 날이었습니다.
다양한 각도와 렌즈, 화각 등을 확인해둘 겸,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하고
경기장에 경기 전, 미리 도착하여 경기시작 전에 각도, 필요 화각렌즈 등을
약 30분 정도 대강 확인해두어 만반에 준비를 갖추고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날은 사진결과물은 둘째치고 역쉬 경험과 완벽한 사전 준비가 얼마나
부드러운 촬영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셈입니다.

수동으로도 그 빠른 농구를 충분히 촬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앵글
다양한 렌즈와 화각, 조금은 이리저리 뛰느라 바빴지만 충분한 사전 리허설과
철저한 준비가, 촬영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용렌즈는 35미리인 라이카 쪽은 M6에 15미리 초 광각, R7에 21미리와 80-200 줌렌즈,
중형인 핫셀에는 표준과 중 망원을 번갈아 가며 단 3종류의 수동장비들로도
아주 정확하고 빠르면서도 다양한 스포츠 촬영과 셔터 챤스를 시험해 본 것입니다.

이날 비록, 결승에 진출한 대한민국 휠체어 농구단이, 며칠 전 예선 때는 연장전까지
가서 아슬아슬하고 통쾌하게 이겼던 호주 팀에 패하여 은메달에 머물러 무척 아쉬웠지만,
저의 개인 촬영은 아주 만족스러운 하루 였습니다.

내일 경에.. 모든 촬영중의 결과물이 현상되어 나옵니다.
언제 기회가 닿으면 요번 촬영 현상결과물에 대한 파악과 총평을 다시 한번
게시판에 정리하여 볼까하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로서, 수동식의 사용기도 경험기도 아닌 어정쩡하기만 한 졸필과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장문의 글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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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재한님의 댓글

박재한

잘 읽었읍니다. 좋은 공부가 되었구요..
무엇보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실수 있었던 상황이 부럽군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찍어 보고싶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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