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M1 과 M6 의 상념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한완희
  • 작성일 : 02-09-29 16:13

본문

안녕하세요? 수원의 한 완 희 입니다.
많은 분들의 글과 사진을 보며 늘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으며
한 편 그만큼 도움을 드리지 못 해 안달도 하고 있습니다.
멋진 가을을 맞이 하시길 바라며......

제목 : M1 과 M6 의 상념

제가 군에 입대해서 훈병으로 훈련받을 때, 처음 받은 소총은 2차대전때부터 사용하던
M1 모델이었습니다. 훈련받던 당시 군인들이 사용하였던 개인화기로는 주로 카빈소총이었으며,
최전방에서나 기동타격대처럼 특수부대원들만 월남전 때 사용하던 미군용 M16을
일부 사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M16 소총의 실물을 구경하기가 어려웠던 시기인 만큼 환상?적인 M16 에 비해 M1 소총은
시골 촌마을 농촌의 지겟대 같은 그런 볼 품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그 시절은
남루한 훈련복에 덜렁거리는 철모를 움켜잡고, 시커멓고 무거우며 지겟대 처럼 길다란
M1 소총을 들고 뛰거나 총검술을 하며, 어깨에 메고 제식훈련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영화 '콰이강의 다리' 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훈련소 환경에서
얼마나 '여자(엄마와 애인)'가 보고 싶었으면 지칠대로 지친 완전무장 행군도중에도
지나가는 고속버스의 앞좌석 안내양만 보면 가슴이 설래어 모두들 손을 흔들며
뜻 모를 괴성을 지르고 좋아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나..... 그리워..... 나도 남자다....." 했었나?)

어느날
그 놈?(M1)을 갖고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했는데, 9 발의 실탄을 지급 받아 탄착군을 조정하려
처음 3 발을 쏜 후, 사격표지의 탄착군을 확인하니 한 발만 가운데 명중하고 2 발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3 발중 2 발이 어디론가 행방불명 되어 탄착군을 조정할 총의 가늠자를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쏘다가는 영~ 엉터리 사격이 돠겠구나" 하는 생각과
군기가 세기로 첫 번째인 사격장 군기를 생각하니 "오늘 나는 죽었다"고 생각하며
한 편으론 학창시절 전국 공기총 사격대회의 학교 대표였던 내 실력이
사람잡는 실탄을 사용하는 군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용감?해 지려는 군인으로써, 그리고 적을 못 맞추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에 슬펏?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2 발의 흔적이 표적에 있어야 오조준이라도 할 텐데,
그렇치 못 함을 총구가 커져 버린 재수없는 소총을 지급 받은 탓으로 돌리며
나머지 6 발을 모두 쏘았습니다.

"꽝----"
"꾸-왕~앙~"
"뻥---"
"뚱~~~"
"뚜-뚱~~"

수십명이 일시에 쏘아대는 사격의 굉음속에서 전쟁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내가 총구를 조준하고 쏘았는지, 몇 발을 쏘았는지 정신이 없었으며,
방아쇠를 당겨도 아무 느낌이 없어어야 내가 모두 쏘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격이 끝나고 조용해진 뒤에 통제관의 지시대로 사격표지를 떼러 갔습니다.

그런데......
내가 쏜 사격표지는 계속 구멍이 정 가운데 하나만 동그랗게 뚫여 있었습니다.
황당한 생각에 다른 동기들의 표지를 보니 여기 저기 구멍이 뚫여있는데
내 것은 하나만 뚫여 있었습니다.

"으-잉??..... 이게.....어찌 된 거지 ??????....."
"나머지 총알은 다 어데로 갔나....??????????..."
"혹시...... 내가 옆의 놈 표지에다 죄다 쏴 버린거 아닐까 ??????..... "

자신이 사격을 잘 못 한지는 생각지도 않고 스스로 변명하려 엉뚱한 핑계를 생각해 봅니다.
얼른 좌, 우, 옆 놈의 사격표지를 보아도 내 총알이 박혀있는 듯한 '벌집'은 아니었습니다.

요즘의 양궁 같다면 옆 사람의 과녁에 꽂힌 화살을 세어 보아, 쏜 화살보다 꽂힌 화살이 많으면
내가 그쪽에다 잘 못 쏜 것을 알 수 있으련만......(흐~이~)
"꽝- 꽝-" 대고 지나가 버린 총알이라 셀 수도 없고.......

(참고: 군대 사격장에서는 사격표지가 멀고 옆의 사수와 가까이 붙어 사격 할 경우 처음 조준을
조금만 잘못하면 종 종 옆의 놈? 표지에 쏘아대는 경우가 있음. 결국 본인은 옆의 표적에
잘 맞추어 주고 기합은 혼자 다 받고.......)

그런데.....

내 사격표지의 정 중앙에 난 구멍을 자세히 보니 총알 하나가 지나간 흔적이 아니고,
그 하나의 구멍으로 여러 발이 모두 지나간 모양으로 구멍 주변이 너덜너덜 한 상태이었습니다.

"혹시 9 발이 모두........"
"아....... 그럴 수가 있을까?...."

나는 스스로 반신반의 하면서 교관에게 사격표지를 제출 했습니다.

쭈-욱 점검을 하던 교관은

"으 잉??......이게....????? 누구야 ??????......손 들어 봐 !!!!!!!"

내 가슴은 "덜커덩" 내려 앉는 듯 했습니다.

장난 친다고 호되게 기합을 줄 듯한 표정의 교관은 이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더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 .................

나는 그 날 죽었다 살았다는 안도의 한 숨을 쉬며
하나의 새로운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 지겟대 같이 길고 무거우며 순 기계식인, 탄알도 우악스럽게 장전하는 수동의 M1 소총은
나의 정확한 조준에 1 발 같은 9 발을 두렵고 경외스러울 정도로 한 구멍에 날렸던 것입니다.

그 후
기종이 바뀌어 카빈소총을 들고 마무리 훈련을 거친 다음, 자대에 배치 되어 얼마 후
기름종이에 쌓여있는 신품 M16 소총으로 또 기종? 변경 한 후, 여러차례 사격을 했었습니다.
(저처럼 기종?을 바꾸어 가며 군 생활한 사람은 많지 않을 듯......)

그런데
아무리 성능이 좋고 자동이며 환상?적인 M16 을 갖고는 M1 처럼 9 발을 1 발과 같이
날려 본 적이 없으며, 오히려 툭 하면 점수 미달로 밤 하늘에 불똥이 떨어지는 듯 한 기합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뭐 총알이 상하로 S 자 커브를 그리며 날아 간다니 그거 생각해 표적을 맞추기란......)

그럴수록 나는 M1 을 생각했었습니다.

M1 소총처럼

자동이 아니며
비록 지겟대 처럼 투박하고
무겁고, 볼 품 없고, 순 기계식인
그러나 기본을 충실하게 지향한
고장나지 않고 튼튼하며
조준 한 그대로 9 발을 1 발과 같이 날리는
그런 놈?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점이 나의 신념?으로 되었습니다.

20 년전부터 사용해 오던 전자회로로 콘트롤 되는 나의 전 카메라는
어느 날 고장이 났으며, 오래된 카메라라 부품이 생산 중단되어 수리가 불가능 하였을 때
저는 그동안 쌓아왔던 그 카메라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한 순간에 허물어 짐을 느꼈습니다.
(저도 전자공학이 전공이라 전자에 의해 동작되는 소자나 기기들은 수명이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나.......쩝....하기야 20 년씩 사용했으면 되었지만.....)

요즘 제손에서 놀고 있는 M6 을 보면 훈병때 사격장에서의 일이 생각나며
M1의 신념?이 그대로 M6 으로 이어짐을 느낍니다.

저는 이즈음 M1 대신 M6 을 들고 정조준을 하기 위해 부단히 표적을 보고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앉아쏴, 서서쏴, 엎드려쏴 자세를 연습하는 게 "PRI"라고 하던가요?
거기에 엉거주춤쏴를 정립하기 위해 많은 선배 저격수?들의 자세와 정신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M6 으로 9 발을 1 발과 같이 날리기 위해 "상념"인지 "신념"인지를 적어 보았습니다.

추신: 아래 문 답식 글을 읽고 재미있어 저도 한 번 적었습니다.
끝. 감사합니다.
추천 0

댓글목록

박재한님의 댓글

박재한

M1을 쏜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전 교련시간에 그걸들고 제식훈련을 했읍니다. 물론 카빈도 만져 볼수 있었고..
M1 분해 결합도 배웠고 총기 보수에 자원해서 그 즐거운 노동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 논산 훈련소에 가서야 드뎌 M16을 쏠 기회가 주어졌구.... 3년여의 군생활동안
지겹게 따라 다닌 애물 단지가 되었읍니다. M1은 자대에 배치되어
역시 예비군 성님들 "영점"잡는일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열심히
쏘았던 기억이 있읍니다만.. 명중율은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정교함이랄까???
역시M1이 훨 정확하다는 믿음을 갖을수 있었읍니다.
어른들의 장난감에 자동차,O, X, 사진기....대충 그런것들이 있다고 하긴 하더만..
좋은 놀이감에 손색이 없는것이 사진기인듯 합니다.
그중 전자식이 아닌것을 고르는 취향도 사뭇 특이하지만 이유있는 선택임에 확신이 서는건 왜일까...
과연 구닥다리 총을 쏘아본 경험에서 갖게되는 막연한 맹신에 가까운 환상은 아니겠지요???

한완희님의 댓글

한완희

안녕하세요? 박재한님~ 그리고 수고 많-으십니다.~
저보다 M1 때문에 고생?많이 하셨군요.
마시지 말라는 술 마시고 '고성방뇨?' 하는 "예비군성님'들 비위 맞추랴,
영점조정 하랴....(흐- )
또한 클럽의 영점도 조정하시랴......(히- )
저는 날리고 옆으로 튄 탄피라도 열심히 줏어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거 하나 부족하면 '난리'나는거 아는사람은 다 아니께....
"조수는 철모를 탄피가 튀지 않도록 탄피출구에 바짝댄다. 알긋나!!!"
-통제관의 핸드스피커 말씀-
"녜-으이~" "복창소리봐라- "
자주 뵙기를..... 감사합니다.

복정훈님의 댓글

복정훈

전 M16세대입니다.
군시절 스나이퍼 스쿨에서 한달간 교육받은적 있습니다. M1은 월남전에서 스나이퍼들이 즐겨썼다는 명품이라고 하더군요. 성과가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지게대 같은 이게? 님의 글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군요. 임자 만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는구나 하고요.
부대서 지급받아 가지고 간 총이 M21입니다. 요건 좀 깁니다. 지게대처럼 보이는건 같습니다. 좀 큰 지게를 위한것 같다는 느낌. 총알 제법 실합니다..
과정중에 하나는 먼거리 과녁을 맞추기 위해 바람계산(windage)을 공부해야합니다. 요게 사진으론 노출 결정하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그외 많은걸 배웠는데 그땐 재미있게 배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수고 죽이는 기술만 배웠네요. 부비트랩이니...스나이퍼는 총만 쏘는게 아니라 별의별거 다합니다.
가끔 5mm공기총으로 깡통만 올려놓고 쏩니다. 첨으로 까마귀 한마리 잡았는데 헐떡이는 모습보고 그게 첨이자 마지막으로 되었습니다.
어째거나 사진이나 총이나 영어로 다 shoot한다고 하는게 아마 무슨 공통점이 있나보네요.

M6로 살리는걸 공부해 볼랍니다.

염민석님의 댓글

염민석

군복무를 미군에서 하셨나봐여...
M21 미군에서 쓰던 M14 개조한 소총 아닌가여 ^^a

저는 K-2 세대라 여기서는 영 밀리네여 ^^
게다가 지원업무라 총은 쏴보지도 못했거든요
지겨운 이야기지만 군대얘기가 나와서
그냥 한마디 써봤습니다.

복정훈님의 댓글

복정훈

맞습니다. M1에서 곧장 온줄 알았는데...

판문점에 있었습니다.
근무복 빼곤 다 미군장비인데 미군에 근무한 느낌은 없어서... 늘 롹 숄져(R.O.K. )로 불리었거든요. 그게 그건가요?^^

염민석님의 댓글

염민석

아 영화 JSA에 나왔던 그곳에서 근무하셨군요
고등학교때 선배 한분도 그곳에서 근무했다고 하던데...

영화에 나온대로 장비가 다 미군것을 사용하나봐요
전 영화에서 그냥 그렇게 설정한줄 알았는데 ^^a

M14는 M1 소총을 연발로 나갈수 있도록 개량한 총이라
하더라구요 그래서 대충보면 M1 하고 많이 닮았다고 하던데
M21은 가난한( ? ) 미군에서 재활용 차원으로 개발했다는 말이....

물론 실물은 구경도 못해 봤지만 카투사를 나오신 아버님 말씀이
그넘은 쏘면 쏘는대로 다 맞는다고 하시더군요
1키로 전방의 모기 뒷다리를 맞출수 있다나 ^^

사진이야기가 아니라 죄송합니다 ........ ^^;

박재한님의 댓글

박재한

잘아는 회원 한분이 M3화인다를 M6J화인다로 대체하신걸 봤읍니다. M1을 개조하는건 어려워두 우린 ㅁ아가진 M3화인다를 M6J 화인다로 교체하는 멋있는발상을 보고 감탄을 하곤합니다. 원래의 가치도 소중하지만 필요에의한 개조는 언제나 그값어치를 뛰어넘을수 있는것 같읍니다...JSA에 장병장 기념막사가 아직도 있는지 궁금하군요...걍..^^;;

복정훈님의 댓글

복정훈

아마 아직 있을겁니다. 저 있을땐 일소대 막사가 그 막사였는데.
전우회에서 일년에 한번씩 방문하던데 저는 못가고 잇습니다.
내년이나 가능할꺼 같네요. 브리핑룸에 내사진도 있나 확인도 할겸..

파주하니 금촌 선유리 법원리 월롱등...생각납니다. 특히 문산 터미널 앞에 지하다방등... 특히 대성동 동동주 예술였는데..드셔보셨겠죠?

비가 주룩주룩옵니다. 제주는..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