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질문모음
  • TOP50
  • 최신글 모음
  • 검색

Forum

HOME  >  Forum

Community

어서들 오세요.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강태훈
  • 작성일 : 02-10-01 19:47

본문

* 이 글은 처음엔 하석준님의 글에 댓글로 쓰다가
양이 너무 많아 따로 올리는 겁니다.

............

경주에서 근무하는 강태훈입니다.
제가 먼저 알려 드려야 할 사항을 하석준님께서 올리셨군요.

작년에는 한글날에 타종을 하였는데
올해는 개천절에 종을 치는군요.

저는 작년 타종행사에 참석을 했었는데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그당시 종을 18번 쳤는데
종이 처음 울리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많은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아-'하는 탄성의 소리를 냈습니다.

종이 울리는 동안 신세대들은
그들의 강력한 무기인 핸드폰을 열고는 누군가에게 '중계'를 하더군요.

...............

성덕대왕신종은 혜공와 7년(771년 12월)에 만들어 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높이는 3.33m, 입지름은 2.27m, 무게는 18.9톤(12만근)입니다.
이 종은 당초에 봉덕사에 봉헌되었다가 고려시대 홍수로 절이 없어진 후 한동안 방치되다가 조선 세조6년(1460년) 영묘사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중종원년 (1506년) 봉황대 앞으로 이전되었다가 1915년 8월 경주박물관 (동부동)으로 이전 전시되었고 1975년 5월 박물관이 새로 건립되자 현재의 위치로 옮겨 전시하게 된 것이랍니다.

1935년부터 제야의 종으로 타종을 시작하였는데 1993년 안전의 우려 때문에 타종을 중지하였다가 작년에 다시 치게 된 것입니다.

이병호교수가 Frequency Spectrum Analysis를 이용하여 화음상의 평점을 계산하여 종소리를 비교평가하였는데 그 평가에 따른 각 종의 음질평가치는 성덕대왕신종은 86.6/100, 상원사의 종소리는 71.5/100, 보신각종의 종소리는 58.2/100으로 성덕대왕신종이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습니다.

이 종은 아랫부분의 외경과 하단부에서 천판까지의 높이의 비율은 1.36으로 황금분할비(1:1.618)에 근접하고 있고 있답니다.

최응천 국립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불교에서 종을 치는 일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까지 제도하는 '대승적 자비심'의 발로이므로 이런 범종을 만들면서 어린 생명을 희생시키지는 않았을 것이고 문화재의 본래가치 보다 설화나 전설이 더 알려져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종 몸체에 기록된 어엿한 본명인 '성덕대왕신종'이라고 부르자면서 이 종소리는 어미를 부르는 아기의 '에밀레'소리라기 보다는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하려는 부처의 진리의 말씀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성덕대왕신종에는 그 둥근 배부분(鐘腹)에 명문이 도드라지게 주조되어 있습니다. 명문은 '서(序)'와 '사(詞)'의 두 부분으로 이루져 있는데 '서(序)'에는 주종발원의 추지, 서원의 내력, 주조시기, 소요재료, 서명의 기안자 등이 기록되어 있고 '사'에는 종교적 의미, 종을 바치는 자의 공덕, 주조기술자들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서'부분을 추려,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에는 해와 달이 걸려 있고 별들이 가득 차 반짝이는데
땅에는 방향마다 길이 열려 사방이 틔어있네

산들은 땅을 눌러 드높게 솟아있고
강물들은 갈래갈래로 퍼져 흐르니
벌려진 지역들은 지경이 분명하구나

동해 위에 떠 있다는 신선들의 나라도
땅위에 숨어 있다는 무릉도원도
해뜨는 나라 부상까지도
이제 우리나라와 이웃하였네

흩어진 세 나라가 하나로 합쳤으니
역대 임금님들의 성덕은
대를 이으며 더욱 새로워졌네

묘하고 맑은 다스림은 멀리까지 빛나고
크신 은혜 만물 위에 비 뿌리듯 고르게 입히시니
무성하다 천대자손들 길이길이 웃음짓더라

근심 구름이 하늘을 가려 문득 슬프니
밝은 해는 빛을 거두고 따스한 봄은 가버리더라
다스리는 그 풍속 예와 다름없어라
임금이 바뀐들 성스러운 그 풍속이야 어찌 어기리요

날마다 아버님의 엄한 훈계를 생각하옵고
항상 어머님의 크신 사랑 그리워하매
또 다시 부모님 명복을 위해 하늘 종에 비옵니다.

거룩하셔라 우리 태후시여
그 성덕 감응하심이 가볍지 않아
보배로운 상서가 자주 비치고
성스러운 보람이 매양 일더라
임금이 어지시니 하늘이 도우시고
때가 평안하니 나라가 평안하더라

선대를 사모하는 꾸준한 그 정성
그 마음 좇아서 소우너이 이루어졌네
남기시고 가신 말씀 돌아보 종 만들기 시작하니
신령이 도우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보배그릇 모양이 이루어졌네

능히 마귀들의 항복을 받고 오룡을 얻으리로다
그 위엄은 누리의 동쪽 끝 해 뜨는 곳까지 떨치고
그 소리는 누리의 북쪽 끝 북극에 까지 울려퍼지네
듣는 이 보는 이 모두 부처님과 한마음되니
꽃다운 인연을 바르게 심어 놓았네

둥글고 빈 몸은 바야흐로 부처님 몸이시라
크나큰 복 누리에 변치 말고
길이길이 무궁토록 이어져 가게 하시옵소서

(함인영 저, 신라과학기술의 비밀 중 54, 55면에서)


어떻습니까?
이종을 성덕대왕신종으로 불러야 할 이유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


하여튼 이 하늘 종의 귀한 소리는 일년에 한번 들릴까 말까, 안전진단결과가 좋지 않으면 또 앞으로 상당기간 내지는 영원히 듣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많이들 오셔서 듣고 가십시요.
저도 이날은 대구에 있는 가족들을 끌고 올 생각입니다.


* 얼마전에 박물관에 가보았더니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계속 그 자리에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지난번 금동불 전시를 주관했던 학예사 말씀을 들어보니 유리관 없이 노출된 상태로 전시하는데는 상당히 용기도 필요하고 걱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이 불상, 그리고 감은사지 삼층석탑에서 나온 사리장엄구(사천왕의 방향 확인을 위해서는 나침반이, 그리고 안쪽 부분을 속속들이 살피려면 후래쉬가 필요합니다), 성덕대왕 신종의 소리 - 너무 너무 좋지 않은가요?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
닫기
Forum
Gallery
Exhibition
Collection
회원목록
잦은질문모음
닫기

쪽지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