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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안개를 뚫고 반야봉에 서다!(촬영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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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서 현
  • 작성일 : 02-07-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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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차를 몰아 비를 뚫고 노고단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2시를 넘고있었다.

올라오는 도로에는 태풍의 흔적으로 쓰러져있는 나무와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지천을 이루고있어 무척 조심스레 차를 몰아 노고단에 도착하니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있어 날이 개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천은사 부근에 있는 민박집 으로가 주인을 깨운 시간이3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주인은 싫은 기색 없이 반가이 맞아주어 졸음방지 커피로 잠이 달아난 나는 몇잔의 양주에 잠을 청할수가 있었고 아침 촬영에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의 비가 내리기에 늦잠을 예상하며 잠에 들었다.

점심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저녁무렵에는 태풍이 지나갈 것의 기대에 부풀어 이천의 서 용수님께 뽐뿌질을 한결과 조금후 전화내용이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있단다(ㅎㅎㅎ).

강 병규님을 민박집에서 만난 후 차를 몰아 다시 노고단에 올라섰고 간간히 내리는 비와 주변사위를 감싸는 운무를 헤치며 산장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도착하여 미리한 예약의 결과로 자리배정을 바로받고 일찍도착의 여유와 잔뜩 흐린 운무가 걷히기를 기다리며 간단한 쓴물과 안주로 저녁을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산장에는 태풍 통제의 영향인지 15명여의 산행객들만 있어 넓은 산장의 분위기가 내린 비로 인해 조금 썰렁해 보였다.

이천의 서 용수님은 지리산에 점점 가까워 지고있다는 내용을 수차례 전화통화로 알려왔기에 늦은 도착을 예상하고 몇시간 후 조우를 기다리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밖은 아직 심한 운무와 바람으로 태풍의 위력을 간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는 밤이었다.

하지만 비는 내리고 있지않고 태풍도 거의 소멸되고있다는 방송뉴스에 관리소직원은 산행통제가 내일아침에 풀릴것 이라며 기대에 부푼 우리일행에 기쁜 자극을 주었다.

이른아침 다 모인 우리일행은 결전을 다지는 용사들처럼 머리에 등을 밝히며 아주심한 운무속으로 하나 둘씩 천천히 그렇게5명이 빨려들어 가고있었다.

일행의 선두는 서당개3년 실력으로 내가 선두에 섰고 제 뒤는 박 종훈님 그리고 강 병규님, 서용수님과 같이오신 이 충래님 그리고 후미는 주능선 종주를 한 경험이 있는 서 용수님이 후미를 맡았으며 심한 운무였기에 일행의 대오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당부를 드렸고 주능선이 시작되는 마루치에 올라서니 정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심한 운무였다.

나름대로 산행경력이 있다고 자랑할 만큼 자주 다녔었지만 이런 안개는 처음이었으며 일행중 랜턴의 불빛이 제일 밝은 나의 랜턴 불빛도 겨우1~2미터를 비출 만큼의 심한 안개였고 그러다 보니 불빛이 비추는 범위가 극히 좁아 늘 보아왔던 지형지물도 판단하기 어려워 비교적 순탄한 등산로였는데도 불구하고 산행속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었다.

일행이 많은 관계로 서로가 힘이되고 의지하며 어려운 산행을 계속하였고 선두에 선 나는 기억을 더듬어 가며 보이지않는 안개 속에서 길을 겨우겨우 잡아가며 앞으로 전진하다가 당초계획에 식수를 보충하려던 임걸령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식수 안내판은 어디에도 없었고 경험에 의지하여 식수터를 찾아 식수를 보충하고 공단의 무성의에 혀를 차곤 다시 출발하였다.

해가 중천에 뜬 나중에 이곳을 보니 한눈에도 찾기 쉬운 식수터 였지만 심한 안개속에서 식수터를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애로사항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어진다.

등산의 기본 사항중 “체력이 있을 때 먹어둬라!” 라는 말을 상기하며 맛으로 먹기보다는 의무적으로 초콜릿을 입속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억지로 뱃속으로 밀어 넣는다.

저의 경우는 일반적인 생활 때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초콜릿이나 영양갱을 전혀 먹지 않으나 산행할 때 만큼은 배낭에 꼭 챙겨둔다.
지금도 내 배낭 안 구석 어딘가에는 오래된 사탕이나 조그만 싸이즈의 초콜릿이 떡(?)이 되어 빛(?)을 볼 날만 기다리고있다.

다시 시작된 발길에는 더욱 무거워진 듯한 배낭이 어깨를 누르고있었으며 산행시작때의 심한 안개는 전혀 걷힐 여유조차 없고 오히려 숨을 고르기 위해 앉아 쉴 때 전지를 아끼려 랜턴을 끄면 바로 앞의 일행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에 다시 랜턴을 켜고 쉴 정도로 안개는 여전하다.

이윽고 반야봉 올라가는 노루목 삼거리에 도착 다시 숨을 고르고, 안개에 지쳐 한참 전부터 무거워진 다리를 달래며 그냥 앞으로만 가야하는 기계적인 반복으로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1730미터의 높은 반야봉 봉우리 덕인지 비로소 사위가 밝아지며 발 아래로 우리가 지나왔던 능선위로 운무가 흐르는게 어렴풋이 보인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이마에 흐른 땀을 식히며 발 아래를 바라보니 조금전 까지의 악전고투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게 정말 힘들었나보다.

서 용수님의 꼬임(?)에 무작정 따라나선, 처음 산행이라는 이천의 이 충래님이 상당히 힘들어하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뚝심으로 잘 따라오고 계신다.

반야봉 정상에 도착하여 산정에서의 푸짐한 음식을 꺼내놓고 지나온 산행을 떠올리며 약간의 쓴이슬과 얘기가 한참이었지만 정상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잔뜩흐린 하늘사이로 간간히 보여주는 파란 하늘에 야호를 외쳐보지만 끝내 하늘은 묵묵 부답, 안개만 자욱히 몰려온다.
잠깐의 한가로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하여 왔던길을 되돌아가다가 잠시 보여준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에 피곤함을 잠시잊고 촬영의 즐거움을 맞볼수있었다.

높은(?)연세에도 불구하고 박 종훈님은 무거운 배낭과 장거리 산행이지만 오래전 산행경험이 힘이 되어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하며 줄곳 내 뒤에 따라오시며 후미와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지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하신다.

이제는 산악인이 다 되어버린 강 병규님! 일찍 떨어져버린 건전지와 미쳐 여분 건전지를 준비하지 못하여 많은 고생을 하셨으리라 생각되어지는데 다음 부터는 챙겨다니실꺼죠?

한 동안 산행이 없어서인지 산행리듬이 돌아오지않아 초반 고생하셨지만 겨울 단독지리종주의 경험이 밑천이 되었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잠깐이면 간다는 꼬임에 빠져 어떨결에 반야봉까지 오른 이천의 이 충래님! 그래도 처음 치고는 산행잘 하시더군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서로가 힘이 되어 어려운 조건의 산행을 아무 사고 없이 마친 여러분들께 수고하셨다는 이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군요.
추천 0

댓글목록

이민아님의 댓글

이민아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서현님의 산행기를 읽고 나니
산행 장면이 눈에 선하며...
숨이 딱 막히는 듯 합니다....

정말 모두 고생 많이 하셨구요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오셔서 더욱 기쁨니다...

촬영하러 다니시는 건 좋지만....
넘 무리한 산행은 안 하셨음 합니다
늘 곁엔 따뜻한 가족이 있다는거 잊지 마시구요

힘들게 다녀 온 지리산 작품 빨리 봤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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