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카메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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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형배
- 작성일 : 08-07-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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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카메라를 추천해달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여러 분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진지한 충고와 조언을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께서,
저의 작은 모습을 질책도 하셨고,
격려도 해 주셨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조금씩 장비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M8을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사실 어제 M8 사진을 찍어 두고선,
많이 망설였습니다.
고민하다가,
결국 어제 판매글을 올리지 못하고,
오늘 출근을 하여서도 계속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판매글을 올렸고,
라클의 좋으신 회원님 한 분께서 구입을 해 주셨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M8을 떠나 보내는 데 대한 아쉬움과 서운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시 고쳐 먹습니다..
나의 아들에게 물려줄 카메라를 구할 때 까지는,
일단은, 조금 더 정리가 필요하다.. 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에 MP 와 Summilux ASPH 현행 렌즈를 판매하였었지요..
게다가 지금은 M8을 판매하였고..
이어저 조금 더 장비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캐논은 조금 간소한 장비만 남기고 다 정리해 볼까 합니다.
콘탁스는.. 고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단 일부라도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네요..
니콘은 이미 정리를 끝냈었습니다..
라이카-R은.. 조금 후에 일부만 남기고 정리해 볼까 합니다.
라이카-M은.. 남겨두고 싶은 생각입니다..
아들에게 물려 줄 카메라가,
결국 라이카M 과 콘탁스의 일부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라이카 M의 바디입니다..
아들에게 물려 줄 바디는
저의 손때가 묻어 있고,
아들과 저의 추억이 함께 해야 하며,
그 바디로 만든 사진이 기록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제 아들의 손에서 또 다른 사진을 만들어 줄 수도
물론 있어야 합니다.. 너무 욕심만 부리고 있는 걸까요?
아직 어리기만 한 우리 늦둥이..
이 놈에게 물려 줄 바디를
제가 이토록 고민하면서 고르고 골랐다는 사실을,
이 놈이 알아 주지 않더라도,
이 놈에게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면서
나름대로 자기 만족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목적지 근처에 도달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좀 더 신중하고 싶습니다..
A La Carte를 권해 주신 회원님의 조언에도 사실 아주 많이 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MP 나 M7 보다는 조금 더 제 마음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는 바디를..
찾아 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M3J 와 MP3에 대한 회원님의 의견도 귀기울여 들었습니다.
서두를 일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일 만도 아니라는 것..
제가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을
남자의 허영심에 근거한 사치라고만 치부해 버리시지 않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게 조언을 주실 회원님들,
그 고견을 조금 더 귀담아 들어 보고 싶습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2008년 7월 21일 (월요일) 에
울산에서 초월명상이 올립니다..
댓글목록
강인상님의 댓글

김형배 선배님의 진심으로 아들을 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저에게까지 전해집니다.
아버지의 마음.
선배님이 이토록 고민하고 고민했던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시겠지만, 결국 의미있는 아버지의 카메라가 아들의 손에 쥐어질 거라 확신합니다.
선배님 건투를 빌어드립니다.
追伸.
때로는 그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 믿고 살아왔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문성호님의 댓글

전 아직 초짜이기에 무엇을 권해 드리고싶어도 아는게 없는지라 ㅠㅠ
라클 선배님들이 좋은 조언을 해주실거라 믿구 다음 글에는 무엇을 물려주기로
했는지에 대한 글이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
아버지에 사랑... 이계기로 오랜만에 저에 아버지에 얼굴이 떠 올라
잠을 못 이룰거같습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좋은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지금 이 마음이 비록 허영에 기초한 것이라 할지라도,
제 아들놈에게 이 허영심이 아닌,
정말 아빠의 혼이 깃들어 있는 카메라 하나 쯤은 물려 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블랙 페인트 MP3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고 있습니다.
비트와 렌즈 박스 세트를 (신품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꼭 한 세트를 장만하여 오래 오래 쓰고 나의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요즘 주위에 암으로 죽어가는 지인들이 많습니다.
제 주위에도 벌써 다섯명이나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군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습니다..
김기환★님의 댓글

제생각엔 아드님께 아버지의 손때가 왕창(?) 묻은 카메라를 선물함이 좋을듯합니다..
저같아도 저희아버지께 뭔가를 받게된다면 평생을 아버지손에 머물렀던 물건이
가장 기억에 깊게 남고 아버지를 추억할수 있을것같습니다.. 물론 저희 아버지는
아직도 한 50년은 더사실듯하게 건강하십니다
저라면 기념바디보다는 알라카르테 편을 들어주겠습니다..
어짜피 팔 생각이 없으시다면 아드님께 해주고싶은 짧은 말등을 새겨서
세상에 하나밖에없는 카메라를 만드심은 어떠실지요?
어짜피 기념바디고 올드바디고 엄청난 마력(?)을 지닐정도의 바디를
고이고이 아껴쓰시다 물려주실경우... 이건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재산의
의미로 변질되어 금전으로 교환될 수도 있을듯 합니다..
아무리 기념바디라지만 수십수백대 나온 바디들보다는 아버님이 만들어주신
하나의 바디가 (물론 금전적으로의 가치야 크게없겠습니다만..) 아드님께는
훨씬 기억에 남을듯하여 적고갑니다...
좋은결정하시길 ^^
김형배님의 댓글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MP3를
A La Carte로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게다가 Black Paint는 A La Carte로 만들 방법도 없으니..
저의 취향과.. 선호도..
그리고.. 물려주는 의미를 담는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 혹시라도 있을지..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겠군요..
이래 저래 고민이 많아집니다..
^^;;;;
박희경2052님의 댓글

제 친정어머니는 사진찍는 취미를 무척 갖고 싶어하셨습니다. 80년대 초반,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시절,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일본에서 니콘 fe2를 구입하셔서 저와 제 동생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습니다. 사진을 배우신적도 없고, 그냥 딸 둘의 모습을 담아 앨범 꾸미는 것 정도셨죠. fe2... 최고급은 아니었지만 엄마에게는 최고의 명품이었습니다. 제가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는 사진을 찍지 않았고, fe2는 기억속에 사라졌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다니면서 사진을 취미로 갖게 되었습니다. 전 니콘, 로모, 디카를 거쳐 라이카에 매료됐죠. 아이 낳고 라이카로 아이 찍으면서 갑자기 엄마의 fe2가 생각났습니다. 정말 친정장농 깊숙이에서 나온 fe2. 엄마에게 왜 이것을 샀냐고 했더니 "니 아들한테 물려주려고 샀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좀 좋은 것으로 사면 지금 값어치도 되고 좋을텐데"라고 엄마에게 아쉬움을 표하고(아주 못된 딸이죠. ㅋㅋ) 집에 가져와 수리, 정검하고 장식장에 넣었습니다. 막 필카에 취미를 들인 동생에게 써보라고 하니 동생은 모 동호회에서는 니콘fm2를 다 추천한다며 거절하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fe2, 저는 니콘보다 라이카가 좋습니다. 라이카만 가지고 다니면서 아이 사진 찍습니다. 활용도가 전혀 없는 카메라죠. 처음에는 장터에 내놓으려고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막상 그럴 수 없었습니다. 카메라의 좋고 나쁨, 비싸고 싸고를 떠나서, 활용빈도를 떠나서... 어렸을 적 엄마가 찍어준 사진과 그 사진을 찍을 적의 추억과 에피소드를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fe2... 당시 친정엄마가 가진 물건중에서 최고가였고, 소중한 물건이었지만...
fe2를 물려받은...라이카가 마냥 좋은 저에게는 장식장 카메라고, 손이 안가는 카메라입니다.
장식장에 둔 카메라이지만, 지금은 값어치도 별로 없는 카메라이지만...
그래도 fe2를 보면, 엄마가 못타는 스케이트 타고 저 찍어준다고 스케이트 장에 들어와 카메라와 꽈당 한 일, 어디서 드레스 빌려와서 찍어준다고 아파트 잔디밭에 들어가 동생하고 포즈 억지로 취하게 한 것 등등... 기억들이 fe2를 붙잡아 둡니다.
카메라를 물려받아 본 딸로서 감히 조언을 드리자면, 카메라 기기 자체보다는 그 카메라로 생긴 추억들과 사진이 카메라에 더욱 애착을 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알라카르테와 기념바디 중에서 고민하신다면 위의 김기환 선생님 말씀처럼 알라카르테에 남기시고 싶은 말이나 이니셜 등을 남겨서 정말 아드님이 카메라와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도록 마르고 닳토록 사진 찍어주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라이카기념바디보다는 아버지의 기념바디가 더 소중할 것 같습니다.
전 큰아이 낳고 m6중고를 작은아이 임신확인후 앞으로의 고생을 보상받는다는 차원에서 mp를 그냥 질러버렸습니다. 큰아이에게는 m6를 작은아이에게는 mp를 물려주려고 카메라를 마구 굴리고 있습니다. 엄마가 fe2로 저를 찍어주신 것처럼, 아이들도 나중에 크면 저를 기억해주기 바라는 그런 마음에서요. 김형배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그 마음이 공감이 가서 라이카 초보이지만 몇자 적어봅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좋은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님의 Fe2.. 제 가슴에 깊이 와닿습니다..
저 역시
허영심보다는..
그런 추억이 함께 하는 카메라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용중인 카메라가 라이카 이니..
조금 더, 저의 허영으로 가득찬 가슴을 비우고..
마음을 가다듬게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방수영님의 댓글

같은 취미를 가진다면 참 좋을 듯하네요
김형배님의 댓글

회원님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이면서,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사실 실탄을 (한 장.. ^^;; ) 만들어 두고선,
많은 갈등과 충동을 느끼고 있었습니다만..
자신의 허영심의 발로에서인지,
혹은 다른 무엇이 이끌어 내는 충동인지..
쉽게 판단하기가 어려워서
일단 펀드에 입금을 해 버렸습니다..
문제는 펀드에 입금하고 나서
계속 원금을 까 먹고 있다는 것.. ^^;;;
하지만,
조금 더 오랫동안 고민하여도 좋을만한 주제인 것 같아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흥분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홍성봉님의 댓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전 아들은 없지만 동감이 많이 갑니다
딸들에게도 그렇게 물려줄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구석에 쳐박아놓구 전혀 관심이 없을것 같이서리............
그렇다면 사위에게??
글세요 아직까지 아들 있는거 부러워한적 없었는데 마음이 바뀔려고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냥 사위에게라도 물려줄 장비라도 준비 해둬야겠네요
최석환님의 댓글

저 역시 아직 많이 초보라서 무엇을 추천하거나 말씀드릴게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선배님과 같은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역시
아들에게 물려줄 카메라를 항상 마음속에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 한구석에 울 아들에게 내가 평생 쓰던 카메라를 줘야지~! 라고 다짐하곤 합니다.
그럴때마다 저역시 라이카가 제일 먼저 떠오르더군요.. ^^:;
아직 기종을 정하진 않았지만...
무엇이 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을꺼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결정하게 될때는 저 역시도 선배님처럼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것 같습니다
부모의 마음이란게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왕이면... 조금 더.. 조금 더.. 조금 더...
이런 마음과 마음이 모이고 또 기뻐할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더불어
먼 시간이 지나서 아들이 느끼게 될 그 무언가를 상상하면서 여러 고민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것은 내가 아들에게 무엇인가를 남기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허영심의 발로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ㅎㅎㅎ
그래도 전 좋습니다..
왜냐면.. 제가 좋아하는것을 아들도 좋아할거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양나라님의 댓글

역시 디지털바디보다는 필름카메라가 좋은 이유가 이런 것이겠군요....
김형배님의 댓글

포스팅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글인데.
꾸준히 리플을 달아 주시는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동안 말이죠..
아들에게 몰려줄 카메라 살려고 장비를 정리해서 자금을 마련한 후에,
그냥 보통예금에 넣어두기는 조금 큰 금액이라서..
펀드에 넣어두었었는데..
원금의 30% 정도..
결국 M8 + 50mm Summilux ASPH 를 합한 금액 정도가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
조금 진득하게 기다리라는 계시를 받은 듯하여..
참을성있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펀드가 회복되려면
아무래도 세월이 필요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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