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뭐길래...
줄기차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박종훈님과 서현님이 내가 있는 대전에 도착한 시간은 20시50분, 강병규님은 나중에 추부 톨게이트에서 합류하기로 하였고 서용수님은 급한 일이 생겨 동행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우선 오랫만에 만나보니 반가웠고, 21시가 다되도록 굶고 있다보니 무지 배가 고프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차속에서 부터 아구찜 노래를 부른 박종훈님 때문에 이곳에서 꽤 유명한 "아구타운"에 가서 아구찜에 소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는데 모두 맛있게 먹는 걸 보니 무척 기분이 좋다.

술이 몇순배 돌아가고 약간의 취기가 올라올 무렵 서현님이 박종훈님이 주문한 렌즈라며 보여주는데 콘탁스645의 45~90mm 줌렌즈가 아닌가. 우리나라에 아직 몇개밖에 들어오지 않은 귀한 렌즈라며 서현님이 입에 거품을 품으며 신나게 설명을 한다. 이번에 산에 올라가 잘하면 이걸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박종훈님의 각오가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창밖을 보니계속 비만 내리고, 약간 취기가 있는 서현님이 대전에서 자고 내일 새벽에 출발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나보고 대전의 좋은곳으로 안내를 하라고 하여 잠시 후 밖에 나가보니 빗방울이 약해지고 하늘의 구름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하늘 쳐다본 두분의 얼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전에서 자는 것 취소! 즉시 지리산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급하게 주차장으로 가서 서현님은 근무시 입었던 양복을 벗고 등산복으로 잽싸게 갈아입는다. 아마 회사에서 집에 들리지도 않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온듯....
나도 같이 가고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못 가는줄 알면서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는 두사람을 보니 괜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가는길을 알으켜 준 다음 지리산으로 향하는 두분의 뒷 모습을 보니 지난 1995년 여름에 휴가를 내어 지리산을 종주를 한 일이 떠오른다. 그 때도 산에서 나흘동안 태풍때문에 엄청난 고생을 한 기억이 새롭다. 계속되는 폭우때문에 카메라를 꺼내보지도 못하고 휴가일정 때문에 하산하고 말았지만 지금 되돌아 보면 무척 위험한 일도 겪으면서 힘들게 산행을 한 기억들이 지나고 보니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때의 산행이 지리산 종주산행으로는 마지막이 되었지만...

일기예보에 의하면 토요일 오후에는 태풍이 우리나라를 빠져 나간다고 하니 이번산행에서는 아마 극적인 장면을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들어 올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필사모 박종훈님, 강병규님, 서현님의 안전산행과 좋은 작품의 탄생을 기원하며 몇자 적어봤습니다.
같이 못간 나와 서용수님에게 나중에 술한잔 사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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