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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의 아득한 추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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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서 현
  • 작성일 : 02-06-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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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산악동호회 활동시 설악산 동계산행때의 모습으로 사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이 아직은 없을 때 이며 오로지 산에 다니는 것만을 최고로 알았던 결혼전 사진이다.

당시 백담사에서 출발하여 뒤쪽보이는 건물 수렴동 산장에서 일박 후 가야동 계곡을 거쳐 희운각 에서 하루 더 묵은 후 천불동 계곡으로 아이젠 을 차고 겨울 얼음계곡을 하산했던 당시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검은색 플라스틱 등산화를 신은 놈은 나보다 몇살 아래후배로 바위 실력이 좋아 항상 선등에 섰고 같이 동행했었던 설악산의 천화대 길과 또한 인수봉의 여러 어려운 길을 곳잘 리딩하던 후배놈이며 리더쉽도 좋아 항상 산에서 일행을 앞장서서 이끌던 놈인데 이놈도 결국 장가 가더니만 방콕맨이 되어 가끔 워킹산행만을 즐기며 예전에 다녔던 천화대길을 얘기할라치면 맨 먼저 입에 거품 무는 놈이다.

그 옆에 역시 푸른색의 플라스틱 등산화를 신은 분은 나보다 한 살 위의 선배로 비록 한 살 차이 이지만 산악선배로는 하늘 같은 존재이기에 난 가끔 북한산 야영장에서 야영하다가 술 떨어지면 밑에 가게 까지 술 사러 가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정도로(?)무서웠던 선배이지만 바위할때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후배가 리딩하다가 길을 잃고 허둥댈때면 바위 중간에서 위를 보지않고도 홀드위치까지도 정확히 얘기해주어 후배로 하여 자신감을 잃지않도록 배려해줄 때면 역시 선배다! 라며 탄복했던 분이며 항상 강조했던 사항은 확인과 안전 이었을 만큼 철저한 암벽타기를 즐기는 분이었다.
이분도 역시 결혼하여 일반인(?)이 되어버렸다.

그옆은 잘 아시다시피 저구요 산악회 활동하기전 솔로산행을 즐기며 혼자 죽어라 야영산행을 즐기다가 이 산악회를 만나 바위와 빙벽에 입문한 겁많은 넘 입니다.

그 옆은 역시 한참 후배로 좀 많이 삭았죠? 경북 안동이 고향이라 고향 내려갔
다 올 때면 꼭 안동소주를 사오곤 하던 놈이며 이놈 역시 바위맛을 알고부터는 아예 북한산 야영장에 일주일씩 텐트를 치고 바위만 하였고 후배다 보니 선배들한테 구박좀 많이 받았죠.

하지만 선배들이 물려주는 이름있는 장비는 제일 막내이다 보니 이놈이 다 독차지 했답니다.

당시 이놈은 공사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로써 목수가 자기 전공이었고 그래서 인지 힘은 장사였답니다 적어도 우리 산악회 에서 만큼은……..

아직도 장가를 못갔고 가끔 연락은 오는데 이놈 역시 바위에 대한 열정은 다 식고 그저 산에만 가끔 식 다닌다고 하는군요.

12명의 조촐한 산악회였지만 내가 결혼전 수유리에서 빌라를 얻어 자취할 때 토요일 저녁만 되면 우리집에 모여 같이 산행준비하고 북한산으로 출발했으며 그중 여자 회원도 있었는데 이놈들은 우리집에 와서 밀린 빨래며 반찬까지 만들어 주고가는 수고를 아끼지않을 만큼 산악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였다.

얼마후에는 아예 우리집으로 남자 후배들이 짐을 싸들고 들어오는 바람에 항상 우리집은 사람들로 넘쳐 났으며 같이 식사를 할때면 전쟁터가 따로없을 만큼 치열한 약육강식이 적용되는 현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쌀은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지기 일쑤여서 가끔은 선배들이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빈 쌀통을 보고 쌀을 몇 푸대씩 들여주곤 했었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후면 바닥을 들어내곤 하였다.

12명의 조촐한 산악회 식구였지만 그래도 사람사는 곳이었는지 2쌍의 커플이 나왔고 지금은 각자 생업전선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결혼후 이모양이 되었지만 가끔 집사람에게 그때의 일을 무용담처럼 조금은 과장시켜 입에 거품물고 얘기해줄 때면 나도 모르게 그때 그 추억속으로 아득히 빠져 들어가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난 내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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