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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도 피사체로 여기는 사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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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박삼정
  • 작성일 : 11-09-28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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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6월 5일 3년만에 집사람과 함께 해외여행이라고,
중국의 황산엘 깃발관광으로 따라가서 즐겁게 잘 놀다 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면서, 저희들의 부부싸움이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황산여행 4일째 일행중 인천에서 오셨다는 4명의 5십대 부인들이 있었는데,
이중 한분이 절더러 새로 이사갈 집의 거실에 걸 벽걸이용 인물사진을 찍어 달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스스로 모델이 되어 주시겠다는 분,
더구나 1미터크기로 확대하여 달라는 분이 계시면,
저도 모르게 눈이 반짝해지면서,
사람을 피사체로 여겨서 제가 만족할 사진이 나올 때 까지 모델을 괴롭히는 묘한 버릇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부인이 그만 찍겠다고 하시는 걸 억지로 필름 한롤인 37컷을 다 찍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떠나기전에,
집사람으로부터 주의를 충분히 들었건만,
또 병이 도졌는지 상대방이나 이 광경을 지켜보시는 분들이 이해를 못하는 수준까지의
이상한 사람처럼 행동하였습니다.
집사람도 나이들어 창피한 줄 알라고 하면서 그냥 핀잔하는 선에서 넘어갔으나,
집에 온지 5일째 되는 저녁,
평소의 귀가시각인 22시 이전과는 달리,
이날은 친구겸 거래처사장을 만나서 술을 마시다 보니 새벽 2시를 넘겼습니다.
한동네 친구이자 중학교동문이었던 이 친구는 어릴적,
조실부모하고 할머님슬하에서 외롭게 자랐으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어 가면서 사장직을 수행하다보니 너무 힘이 든다며,
나를 3차까지 끌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제 아내는 인천의 그 부인이 부산엘 와서 저를 만난 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였나 봅니다.
즉, 결혼후 한번도 외도나 자정을 넘겨가면서 술을 마시고 다니지 않았던 남편이었기에
더 수상하게 여겼고,
그 당시에는 예사로 보았던,
인천의 그 부인께서 저를 유혹하는 듯한 눈웃음 쳤으며,
또 제가 지나치게 친절을 보였던 걸로 보아서,
이는 분명히 둘이 눈이 맞아서 만나고 있질 않을까? 하는 의심을 품었나 봅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제가 갑자기 서울로 출장을 떠나는게,
마치 둘이서 다정히 손잡고 기차를 탔을 수 있다고 상상하였나 봅니다.
출장후 제가 서울의 류상무가 갑자기 김포의 거래처방문 요청이 있었다고 말씀을 드려도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리고는 제 휴대폰을 검색하였습니다.

아무튼, 사진을 보냈는데 상대방의 메일함이 가득차서 사진전송이 되돌아 왔고,
그래서 제가 메일함을 비워 달라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고,
며칠후, 하필이면 KTX로 서울출장중에 메일함을 비웠다는 문자를 받았고,
또, 제가 문자로 답장을 보낸게 모두 였습니다.

그리고는 700 x 1000미리로 확대인화한 그 부인의 사진을 다 찢어도 성이 풀리지 않았던지 저를 마구 때렸습니다.
이로부터 110일이 지난,
오늘도 하루의 일과에 지친몸으로 집에 들어오자
곧장 침대로 가 잠에 곯아 떨어진 나를 흔들어 깨우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어딜 다니다 왔길래 그렇게도 지쳤느냐?’ 면서 또 나를 심문합니다.
아내의 평소 불면증과 우울증세가 더 심해지기에 나는 참고 또 참아야 했습니다.
어떻게 일이 꼬여도 이렇게나 오해를 살 수 있습니까?
정말 억울해도,
진실이 밝혀 질때 까지 꾹 참고 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하길 집사람과 함께 여행을 다닐 때는 카메라를 소지 않던가,
또는 광각렌즈만 들고 다니면서 인물사진의 청탁은 망원렌즈가 없다는 핑계로 거절키로
굳게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33년지기의 이해심 많은 내자라고 마음놓고 행동하시다가는
이렇게 봉변을 당하는 수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추천 0

댓글목록

심회갑님의 댓글

심회갑

ㅋㅋㅋ 박선생님. 그정도는 당해야 될것 같습니다.

저같으면 그렇게 부인이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분에게 친절을 베푼다는게

꿈에도 실현하기 어려운 모험이지요.

그랬다가는 당장 쫓겨나갈 겁니다.

나이들수록 마누라가 점점 무서워서 요즈음은 마느라 비위 맟추느라

자세를 낯추고 산답니다...

재미있는 글 잘 읽었읍니다.

부인한테 점수딸수 있는 이벤트를 한번 하셔야 겠읍니다. ㅎㅎㅎ

박삼정님의 댓글

박삼정

선배님!!!
제가 아내를 너무 믿다보니, 곁에 아내라는 여자의 존재를 망각하였던가 봅니다.
그래도 33년을 함께 하였는데,
남편의 취미와 이성인 여자를 단순히 피사체로 여기는 고질병을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가 야속하고,
서글픕니다. 위로의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송안호님의 댓글

송안호

주제넘은 제 생각으론 夫婦란 1+1= 1이 아니고 2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면 발생하는 극히 자연스런 현상

이라고 봅니다. 세월도 2를 1로 변화시키지는 못하는어쩔수 없는 물리적인 현상이 아닙니까? 저도

평생을 살아오면서 때때로 2를 1로 착각하고 행동하는 경우는 예외없이 현재 박선생님과 같은 경우를

당합니다. 방법은 앞으로도 1+1= 2 다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됩니다. 아무리 夫婦一身 이라고 해도

그것은 1이 아니고 2입니다. 주제넘게 쓴글을 너그럽게 보아 주세요.

박삼정님의 댓글

박삼정

송안호님의 충고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항상 1+1=부부일신이라는 종전의 사고방식에서
이제는 2라는 틀롸 과감히 바꾸겠습니다.
중년의 나이테가 많이 나는 여성을 이성이 아닌 피사체로 여겼던 사진인의 고질병과
저의 반쪽께서도 제 마음 같은 줄 알고 촬영이라는 작업에 열중을 하였던게 제 크나큰 착오였음을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박삼정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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