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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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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전우현
  • 작성일 : 08-06-2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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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욱이.

거의 20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친구다.

녀석은 막내로 태어났다. 위로 누나가 넷이다.

서울에 있는 녀석은 친한 친구라고 해도 일년에 고작 몇번 보고 술이나 한 잔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던 녀석이 얼마전 전화가 왔다.

"우리 엄마가 백혈병인거 같단다. 어쩌지?"

아픈 사람, 죽어 가는 사람, 그리고 죽는 사람을 하루에도 수없이 보는 의사인 나도 갑자기 눈앞이 핑 돌았다.

"대학 병원으로 모셔 와라"

그렇게 입원하셨다.

급성백혈병. 타입도 좋지 않은 악성이다.

폐렴이 있어 항암제 쓰기도 힘들다. 그리고 무균실에만 있어야 한다.

혼자 찾아가기가 왠지 겁이 났다. 어무이를 한번 보고 싶었지만 선듯 나 혼자 간다는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늘 녀석이 서울에서 내려온다기에 같이 가서 뵈었다.

워낙 힘이 넘치는 건강한 분이셨는데 불과 얼마사이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처음 차갑고 두꺼운 무균실 창너머로 보았을 때에는 어무이인 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내심 내색은 하지 않으려 했다.

"어무이예. 식사 많이 하시이소. 좋아 질 겁니다"

내가 해 줄 말도 없었다.

한켠에서 마음착한 둘째 누나는 울고 있었고

이제 3살인 욱이네 딸 희수는 사탕을 달라며 제수씨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어무이예. 제게 어무이 사진이 없심다."


친구에게 해 줄 말도 별로 없다.

오랜 시간 지나 어무이가 이제는 이 세상에 안계실 쯤, 희수가 자라 어느새 학교에 다니고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삼촌인 나에게 이야기할 때 쯤.

건네 줄만한 사진이라도 찍어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의사 친구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 해 봐야 그 정도가 전부다.

힘내라 친구야. 다 그런거잖나?

우중충한 장마. 사진 찍는 내내 파인더가 얼룩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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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황연님의 댓글

최황연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디 쾌차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강인상님의 댓글

강인상

저 역시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서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천형기님의 댓글

천형기

정말...우현씨..친구분 많이 위로해드리세요....그냥 눈시울이..붉어지네요.......

김복렬님의 댓글

김복렬

쾌차를 빕니다...
미약한 인간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힘 내시길 바랍니다.

김경준님의 댓글

김경준

저역시 쾌차를 빕니다.
인간이기에 나아닌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그 짐을 나누어 질수 있는 것이겠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정태인님의 댓글

정태인

어머님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더불어 마음 고생 많으신 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또한 수년 전에 똑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려그려/전왕수님의 댓글

그려그려/전왕수

빨리
건강해지시길
부처님전에 때써 봅니다

김형배님의 댓글

김형배

저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주위의 친지나 가족이 어려운 병에 걸렸을 때의 충격은..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저도 여러번 겪은 일이긴 합니다만,
지금도 소중한 처제가 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다시 답답해 집니다..

환자분들 모두 용기를 잃지 마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이재유님의 댓글

이재유

참 가슴 아픈글이네요... 쾌차하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이승훈(gershwin)님의 댓글

이승훈(gershwin)

진심으로 쾌차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마음이 웅클해지는 글입니다...

이용훈님의 댓글

이용훈

친구분 어머님의 쾌차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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