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메라 선보이기....
페이지 정보
- 작성자 : 신 정식
- 작성일 : 08-06-23 01:01
관련링크
본문
안사람 몰래 수년간 꿍쳐둔 자금을 다 없애버리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안사람 앞에 그 카메라를 내놓느냐는 것이겠지요.
...
제가 요 몇년사이에 벌인 일 가운데 하나가
강원도로 시골에 다니며 노후 대책으로 농사 일을 벌이고 있는데
가는 길이 멀다 보니 지루함을 달래느라고
이리로 저리로 길을 달리해 가며
때로는 식당, 때로는 카페...때로는 엉뚱한 농가에도 들르곤 합니다.
물론 카메라는 필수이지요.
얼짱이라고 얼러 가며 안사람을 모델로....
지난 주 토요일에도 그간 바꾼 카메라를 배낭안에 잔뜩 감추고
양평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 잠깐...여보...저 집에서 원두를 직접 볶아 내린대요...ㅅㅅㅅ..."
아...순간 제 머리를 스쳐가는 거시키...
차를 급히 돌려 지나친 카페로 들어서며 슬그머니 배낭을 만지니
" 뭐...또 사진...????"
"아니...뭐...그림 좋으면 당신 배경으로 한장 올리려고 그랬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우선은 바르낙 IId 를 주머니에 넣고
안으로 따라 들어섰습니다.
좋은 커피향에 흐믓해하는 안사람 눈치를 살살 보며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는데
그것을 본 안사람의 일성 역시..."어...또 샀어...?"
"아니 이거 뭐...워낙 낡은 것이라 얼마 안해...흑백이 워낙 잘나온대서...
당신 한장 찍어보고 뭐 잘 안나오면 물러도 된다니...
자...이리로 얼짱 얼굴 한번 돌려 보시고... "
"..쯧쯧..." 하는 소리와 약간은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안사람에게
있는 말 없는 말 다 둘러대며 다음 카메라는 언제 어떻게 내미나...를 걱정하는 제게
날아온 다음 말은
" 또 몇개나 바꾸었는데...??? " 였습니다.
자...라이카 라인업을 구성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제게
앞으로 얼마나 이런 일들이 닥치려는지...
그래도 세월이 가니 바가지가 얇아져서 그런지 전보다는 강도가 덜한 장면이었습니다.
바르낙 IId, 니켈엘마 50mm/f3.5
Tmax 400
댓글목록
장충기님의 댓글

ㅎㅎㅎ
부인께서 이해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사진도 잘 받으시는 것 같으니 내 놓고 카메라를 구입하셔도 크게 뭐라할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숨길 단계는 이미 지났지만...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대신 외식같은 걸로 가끔씩 마음을 달래 줍니다. ^^;;;
김종오님의 댓글

위 사진을 필히 인화하셔서 사모님께 보여드리셔야 겠습니다.
새로사신 카메라와 렌즈의 효과를 느끼게 하시면...
다음 지름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봉착해 있을 듯...
--- 며칠전 새로 들인 Rollei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
김복렬님의 댓글

그때의 상황이 눈에 선합니다만,,,
이해심이 많으신 사모님 덕분에 그정도는 부드러운 편이 아닐지요?
더욱 잘 해드리면서 실속을 찾아야지요..
강정태님의 댓글

카메라 구입하고 이런 과정 겪어보지 않으신 분은 재벌급들이나....
사진으로 뵈니 아주 이해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한 번 던져 보는 정도 아닐런지요.^^
안심하시고 열심히 작품활동하셔서 좋은 사진 보여주세요.
기대하겠습니다.
신 정식님의 댓글

어느 샵에 갔더니 카메라 예약해 놓고 안사람에게 딱지 맞아 못사겠다고 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아마 그랬을지도...
답글 달아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무척 고마움을 느낍니다.
충무로에는 제가 다니는 교회가 있어서 일요일엔 자주 가는데
다른 날엔 직장이 서울이 아니다보니 혹시나...하고 커피마시러 갈 겨를이 없는 것이 아쉬움입니다.
모쪼록 즐거운 날들이 되시기를 ...
박종우/TOJA님의 댓글

아하~ 신선생님의 글에 적잖이 위로가 됩니다(^^).
전 아내의 옷과 핸드백, 구두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을 안하는 것으로 모면하고 있지만 그래도 바뀌게 되는 카메라와 렌즈를 살포시 꺼내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15년 후에도 신선생님처럼 지금의 모습이 변하지 않겠지요?
다소 우울해 지는데요(TT).
박경복님의 댓글

제 집사람은 지금까지 수 없이 바꾸었어도 무관심입니다.
기종이 바뀌어질 때마다 알아보시는 것은 관심이 아닐런지요.
하효명님의 댓글

사람 중에 길눈이 어두운 분이 계시지요.
그런 분은 대부분 사람 식별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습니다.
길눈과 사람 눈이 어두운 분은 카메라도 마냥 같은 걸로 보일 수 있겠지요.
길눈 어두운 분을 배우자로 두신 분은 좀 편한 카메라 여행을 하실 수 있을까요.?
이용훈님의 댓글

사모님 인품으로 보아 더 추가해도 될듯 싶습니다.
사진 좋아 보입니다.
저도 요사이 M8 사고 싶어 안사람 눈치 살피는 중입니다.
김현산님의 댓글

엊그제 렌즈 직거래를 했는데, 파시는 분 말씀하시길.."집사람이 있으니까 가격 얘기는 절대하지 마세요!!" 하고 하시더군요. 저랑 상황이 똑 같아서 진한 동료의식을 많이 느꼈습니다. 집에 와서 90mm Summicron APO ASPH를 15만원에 샀다고 집사람한테 얘기했더니 "머가 그렇게 비싸!!" 하더군요..실제 금액을 알면 아마 기절하겠죠?? 다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김동현®님의 댓글

기혼자의 지름은 언제나 후폭풍을 예고하지요.
너무 애교스럽게 잘 처신하신 것 같아요.
이런 좋은 사진이면 넘어가 주실 듯 합니다.
이병선님의 댓글
급하면 언젠가는 다시 팔 것을 알기에
아내는 가만 있는 것 같습니다. ^^
박명균님의 댓글
오디오 바꿈질에 비하면
카메라는 일도 아닙니다.
탄노이라는 옷장 만큼 큰
스피커를 첫애 출산하러 병원 간 사이에
바꿔 놓았는데 다행이 아들 낳은 덕에
화를 모면 한적도 있습니다.
카메라는 아무리 바꾸어도 뭐라 말을 않더군요.
"흥 지가 비싸 봤자 얼마나 할라구?"
김형배님의 댓글

저도 최근에
실버 MP와 50mm Summilux ASPH 현행 렌즈를 장터에 팔았는데..
둘 다 마눌님이 잘 알고 있는 장비라서..
목하 고민중입니다..
일단은 시간을 충분히 보낸 다음에..
적당한 시점에 슬그머니 이야기 하는 방법을 택하려 합니다..
일단 그 자금은
장터에 올라 온 MP3를 보고 손이 꿈틀거려서
참지 못하고 질러버릴까봐..
일단 펀드에 좀 넣어두었는데..
펀드가 좀 올라 주면 다행일텐데 말입니다..
요즘은 펀드 실적만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펀드가 좀 올라 주면..
MP3 블랙페인트를 세트로 질러버릴까.. 생각중입니다만.. ㅋㅋㅋ
김기현님의 댓글

이러니 저리니 해도 고만고만한 고민을 안고서 라이카를 만지는것..
그것이 바로 작지 않은 행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모님이 후덕해 보이셔서 아마 알고도 모른척 하시는것 같습니다. ^ ^
.
오 민재님의 댓글

앞으로 결혼하게 되면 저도 똑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참 행복해 보이십니다.^^
박형문님의 댓글

솔로지만 공감 합니다....
김환수님의 댓글

글에서 흐믓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먼 훗날 제 모습이 아닐까 기약해 봅니다.
더 구매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은상철님의 댓글

좀 두렵기도 하네요^^ 며칠전 가입하고 가입인사했는데 환영글 써주신 분중에 앞으로 지름신이 오실일이 많을 거라고 걱정(?)투로 말씀하셨는데......일단 비자금은 좀 챙겨두어야고....... 한 10년쯤 뒤에 제가 이런글을 썼으면 합니다~~
하상길님의 댓글

<강원도로 시골에 다니며 노후 대책으로 농사 일을 벌이고 >
카메라 규입보다 이 말이 더 부럽군요.
황순용님의 댓글

처음 국내 수입시 1000만원 가까이 되는 나그라 프리앰프를 구입하고 나서
(사실 기존의 첼로앙코르 일메가옴 프리에 웃돈주고 신품 구입했는데...)
너무 사이즈가 작은 기기라 집사람도 하찮게 보더군요.
양은 도시락 같아서 그런지 방청소 않하면 다 갖다 버리겠다고 하길래
사실대로 가격을 고백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첼로와 웃돈을 좀 받고 교환했다고 말했었거든요....
사실 알면서도 눈감아 주었던 적이 많지요.
처남은 더 오디오매니어라.....
그친구와 나 둘만의 비밀도 많지요...히히히
이효성님의 댓글

알콩 달콩 선배님들이 살아 가시는 부부의 애틋한 정을 엿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희도 선배님들 만들어 놓으신 그 길로 그냥 따라 가려 합니다.
사진 속의 사모님이 참으로 덕스러워 보이시니 보기 좋습니다. 아마도 다 아시면서
그 너그러움으로 눈감아 주시는 것이려니 생각됩니다만....
김경준님의 댓글

저에게도 언젠가 저런 날이 오겠지요...
지금 제 옆에 있는 제 반쪽은 교환을 자꾸 하는 걸 싫어하네요...
언젠가는 이해해줄 날이 오겠죠...ㅎㅎㅎ
강인상님의 댓글

와...정말 미래의 제 모습이 아닌지 잠깐 상상해 봅니다..^^
사실 저도 며칠 전 애인에게 어렵사리 렌즈를 하나 샀다고 고백하는 찰라.
순간 아무 말없이 구매를 했다고 약간의 서운함을 들어내는 모습에서..
미안한 마음이 더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정말 좋은 가격에 라클 선배님께 렌즈를 양도 받았지만.
가격 이야기는 말도 꺼내지 못했습니다...-_-;;
저도 신 정식 선생님처럼 미래의 제 아내가 비교적(?) 너그러히 이해해주는
사람이면 참 좋겠습니다.^^
신 정식님의 댓글

아직 제 안사람은 이 글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실은 여러분께서 올려주신 답글이 제게 좀 불리하거든요...ㅋㅋㅋ
제 안사람 평이 너무 좋아지는 것 같아서...(안보여 주었지요)
다행스럽게도 요즈음 안사람 심사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진 찍어 보라고 살살 꼬득이고 있답니다.
목적이야 뻔하지요 뭐...(이런 "말"을 써야하는지 불안하지만...)
오늘은 그런 사람이 나가다 말고 갑자기 작년에 사준 디카를 찾고 있습니다.
산에 가는데 가져가려 한다나요...
아...점점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다 라클 여러분 성원 때문입니다.
조만간 M3 와 M6 도 햇볕을 볼 날이 오겠군요...
박세욱님의 댓글

다시 내다 팔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면 됩니다.
박승희님의 댓글

너무 카메라에 도취되다 보면 수중에 들어와야 직성이 풀리죠...그 직후 또다른 뭔가가 눈앞에 얼른거리고...마누라한테 걸리며는 죽는(?) 일이 아닙니까? 몇개 사거나 바뀌면 함구할 수 있는 보석 또는 반지가 절대 필요합니다. 카메라야 없는 돈에 겨우 마련하는 상황이라 하지 마시고 조금더 빚내(?) 목에 다이야!!
(허~걱)걸어주면 약발 오래가~~~요. 말돼죠?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이메일주소 무단수집을 거부합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